"이재명 당선 무효 되면 토론회는 후보자 무덤 될 것"

'허위사실공표죄 제도' 개선 국회 토론회 열려... “무지로부터 온 심각한 오판"

등록 2019.10.01 18:17수정 2019.10.01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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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심 재판에서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죄로 당선무효형인 벌금 300만 원을 선고받은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정성호·김한정 의원과 인권연대가 1일 국회에서 '허위사실공표죄 제도, 이대로 좋은가' 토론회를 개최, 2심 판결의 문제점을 논의했다. ⓒ .

 
"(이재명 경기도지사에 대한) 2심 판결이 (대법원에서) 확정된다면 TV토론회는 후보자들의 무덤이 되지 않을까, 염려된다."

시사평론가 김용민씨의 말이다. 더불어민주당 정성호·김한정 의원과 인권연대가 1일 국회에서 개최한 '허위사실공표죄 제도, 이대로 좋은가' 토론회에 패널로 참석한 김용민씨는 "권력은 국민들에게서 나오지만, 박탈은 법원·검찰에서 나온다"라며 이같이 지적했다.

김용민씨는 이어 "방송 중 어떤 발언을 했는지 검.경찰이 보고, 특수한 상황에서 한 발언 자체를 판단하게 될 경우 선거민주주의는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당선되더라도 검찰에 의해 기소가 되면 관대한 처분을 기다려야 한다. 재판 기간 정신적, 시간적 비용 등의 소진들이 결국 풀뿌리 민주주의에 위협을 가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피선거권자의 정치적 표현의 자유 지나치게 제한"

앞서 이날 토론회 기조 발제를 맡은 류석준 영산대 법학과 교수도 지난달 6일 이재명 경기도지사에게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죄를 적용해 당선무효형을 선고한 2심 재판부의 판결을 조목조목 비판했다.

류석준 교수는 '표현의 자유 제한의 한계와 허위사실 공표 행위의 처벌범위'라는 제목의 발제를 통해 "공정선거라는 미명 하에 피선거권자의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지나치게 제한해 그 가능 한계를 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라며 대표적인 근거로 독일 형법을 제시했다.

선거와 관련한 범죄행위를 망라해 규정하고 있는 독일형법조차도 공익을 해할 '명백한' 목적이 아닌 스스로에 대한 허위사실 표현행위를 자유로운 영역으로 파악해 비범죄화한다는 것이다. 류 교수는 "허위사실공표죄는 그 해석과 적용에 있어 엄격한 태도의 유지가 필요하다"고 강조한 뒤, 이 지사에 대한 2심 재판부의 판결에 대해 "무지로부터 온 심각한 오판"이라고 규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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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심 재판에서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죄로 당선무효형인 벌금 300만 원을 선고받은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정성호·김한정 의원과 인권연대가 1일 국회에서 '허위사실공표죄 제도, 이대로 좋은가' 토론회를 개최, 2심 판결의 문제점을 논의했다. ⓒ .

  
기조발표에 이어 진행된 패널들의 토론에서도 '허위사실공표죄 제도'의 한계점과 이재명 지사의 항소심 판결에 대한 모순점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김희수 변호사는 "국민으로부터 선출되지 아니한 검찰과 법원이 권력을 오남용해 국민으로부터 선출된 권력을 위협하고, 국민을 고통스럽게 하고 겁박하는 일까지 발생하고 있다"라며 "상대의 공격 의도가 분명한 질문에 '그런 일 없습니다'라는 답변을 했다는 이유로 유죄로 판결한 것은 피고인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해석하는 확장해석 금지를 위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김용민씨는 과거 선출직 공무원들이 선거법 위반으로 기소된 사례들을 열거하며, 허위사실공표죄 제도의 개선 필요성과 이재명 지사 항소심 판결의 부당성에 대해 역설했다.

조성대 한신대 교수도 "다소 과장되거나 왜곡된 진술이 있다고 해도 이를 허용하는 방향으로 법 해석이 이뤄져야 한다"면서 "현재 한국은 정치 위에 사법부가 있는 사법국가 행태를 보인다. 유권자와 정치인에게는 광범위한 표현의 자유를 허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범석 변호사는 "토론회는 일반적인 질의응답이 이뤄지는 자리가 아니다. 부정적 의혹 제기, 공격적 질문이 이어진다"며 "그런 상황에서 (이재명 지사의) '그런 일 없다'는 답변은 전략적이었는데, 재판부가 너무 확대해석했다"고 비판했다.

백주선 변호사는 "이재명 지사에게 '형 강제입원 의혹'을 물은 질문자의 의도는 직권 남용이 있었냐는 것"이라면서 "이재명 지사는 '성남시장 지위를 남용해 위법 행위를 한 적이 없다'는 취지의 답변을 한 거다. 이 답변은 허위사실공표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백 변호사는 또 "이번 지방선거에서 투표자 50% 이상이 이재명 지사를 선택했다"면서 "이재명 지사의 직을 박탈하려면 그 이상의 위법성을 입증해야 한다. 그런데 합동 토론회에서 나온 순간적이고 단편적인 이야기가 도지사 직위를 떨어뜨릴 만큼의 무게를 가진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표현의 자유 반대편에 서 있는 허위사실공표죄, 개선 해야"

정성호 의원은 토론회에 앞서 인사말을 통해 "공직선거법은 포지티브 규제(허용된다고 열거하는 것 이외에는 규제) 방식을 취하고 있어 선거권과 피선거권을 온전히 보장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이어 "과도한 규제 조항 때문에 국민의 지지를 받는 선출직 공직자가 불합리하게 공직에서 배제되는 경우가 적지 않은 상황인 만큼 현행 선거법을 과감히 개정해 민주주의가 한층 더 성숙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한정 의원도 "유권자, 후보자 모두에게 공정한 선거법, 선거제도가 필요하다"라며 "그러나 일부 구시대적 조항과 미비한 제도는 유권자의 알 권리와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고 후보자에게 불합리하게 작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해찬 대표는 축사에서 "표현의 자유 반대편에 서 있는 허위사실공표죄 제도에는 아직 군사독재정권 시절 당시에 횡행했던 관건, 조작 선거를 막기 위한 흔적들이 곳곳에 남아 있다"라며 "성숙한 민주주의 시대를 열어나가기 위해서는 허위사실 공표가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수단이 아닌 허위사실로부터 유권자를 보호하는 새로운 법제로 기능할 수 있도록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재명 지사에게 당선무효형인 벌금 300만 원을 선고한 2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친형인) 고 이재선 씨에 대한 강제입원 절차를 지시했고, 이런 절차는 일부 진행되기도 했다"며 "피고인이 경기도지사 후보자로서 TV 합동토론회에 나와 이런 사실을 숨긴 채 (나는) 관여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은 선거인의 공정한 판단을 오도할 정도로 사실을 왜곡, 허위사실을 공표한 것"이라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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