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복면금지법' 반대 시위 격화... 수만 명 '마스크 행진'

홍콩 야당 의원들 "긴급법 발동은 위헌... 청문회 요청"

등록 2019.10.07 09:35수정 2019.10.07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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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시민들의 '복면금지법' 반대 시위를 보도하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갈무리. ⓒ SCMP

홍콩 정부의 '복면 금지법' 시행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열려 경찰과 충돌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6일 수만 명의 시위대가 홍콩 주요 도심에서 가두 행진을 벌였다.

시위대는 홍콩 정부가 지난 5일부터 공공 집회에서 마스크나 가면으로 얼굴을 가리는 것을 전면 금지하기 위해 긴급법을 발동해 시행한 복면 금지법에 항의하는 의미로 마스크를 착용하고 나왔다.

한 시위 참가자는 "우리는 거리에서 싸우고 싶지 않지만, 긴급법은 민주적이지 않다"라며 "정부의 긴급법 발동을 막을 수 없기 때문에 시민들이 더욱 폭력적으로 변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참가자는 "복면 금지법은 시민들을 시험해보려는 것"이라며 "우리가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홍콩 정부는 긴급법을 앞세워 앞으로 치러질 선거에 개입하는 등 무엇이든 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시위대가 벽돌과 화염병을 던지고 경찰도 최루탄을 발사하면서 격렬한 충돌이 벌어졌다. 

시위대는 주요 도로에 바리케이드를 치고 점거하면서 홍콩은 극심한 교통 체증에 시달렸으며, 시위가 예상되는 지역의 전철 운행을 중단하면서 홍콩 내 전체 91개 지하철역 중 절반이 폐쇄됐다.


또한 중국건설은행, 샤오미, 화웨이 등 중국계 기업 상점에 시위대의 공격이 집중됐으며 다른 주요 쇼핑몰과 상점들도 시위로 인한 피해를 우려해 문을 닫았다. 

일부 시위대는 중국 인민해방군 막사 벽에 레이저 불빛을 비추며 자극했고, 그러자 한 중국군 병사가 지붕 위로 나와 "당신들은 법을 위반하고 있으며, 기소될 수 있다"라고 적힌 경고문을 들어 보이기도 했다.

지난 4일 시위에서는 위안랑 지역에서 시위에 참가한 14세 소년이, 그보다 앞선 1일에는 18세 고등학교 남학생이 경찰이 쏜 실탄에 각각 허벅지와 가슴을 맞아 중상을 입어 분노 여론이 확산됐다. 시민들의 반발은 더욱 격렬해졌다.

그러나 홍콩 행정 수반 캐리 람 행정장관은 전날 발표한 성명에서 경찰들이 시위대의 폭력에 위협을 느껴 자신을 방어한 것이라고 반박하며 폭력 시위를 비난했다.

홍콩 야당 의원 24명은 복면 금지법이 홍콩의 실질적인 헌법인 '기본법'에 위배된다며 홍콩 고등법원에 시행을 금지해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으나, 두 차례 연거푸 기각당하기도 했다.

홍콩 공민당의 데니스 궉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고 "람 행정장관이 입법회 승인 없이 긴급법을 발동한 것은 위헌"이라며 "이는 권위주의와 법치 사이의 싸움"이라고 주장했다. 야당 의원들은 복면금지법에 관한 긴급 청문회를 요청했다.

반면 중국 관영 인민일보는 "복면 금지법으로 모든 폭도를 잡을 수는 없겠지만, 시위대에 큰 타격을 줄 것"이라며 지지했다.
#홍콩 #복면금지법 #캐리 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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