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강점 야욕 언제 시작되었을까

제 70회 조선학회 대회 참가기

등록 2019.10.07 09:23수정 2019.10.07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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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회 조선학회 대회에서 초청강연을 하신 오고시 교수님(사진 위 왼쪽)과 이태진 교수님(사진 위 오른쪽)입니다. ⓒ 박현국


지난 5일과 6일 일본 나라현 텐리시 텐리대학에서 제70회 조선학회 대회가 열렸습니다. 일본 등 여러 곳에서 참가한 회원 150여 명이 초청강연을 듣고, 총회를 하고, 어학, 문학, 역사 분야로 나누어서 발표(31 명)를 이어갔습니다.
첫날 초청 강연은 도쿄대학 오고시(生越直樹) 선생님과 서울대학교 이태진 선생님께서 맡아주셨습니다. 이태진 선생님께서는 일본 제국주의가 1800년대 말 어떤 역사 인식을 가졌고, 그것이 일본 국내외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말씀해 주셨습니다.

일제가 한반도 강제 점령에 집착한 이유를 말할 때 일본 역사학에서 빼놓을 수 없는 사람이 요시다 쇼인(吉田松陰,1830.8-1859.11)입니다. 그는 서구 열강의 해상 지배와 식민지 개척을 보면서  일본을 서양 세력에서 지키는 방법으로 1854년 유수록(幽囚錄)에서 인국선점론을 주장했습니다.

요시다는 이 책에서 북해도 개척, 캄차카반도, 오츠크 섬 탈취, 오키나와 제후 책봉, 한반도 조공 회복, 만주, 대만, 중국 진취, 오스레일리아, 미국 캘리포니아 선점 등을 주장했습니다.

나가미치요가 주장한 내용들은 초대 수상을 지낸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1841.10-1909.10)나 일본 제국주의 군부에 의해서 그대로 추진되었습니다. 대동아전쟁을 명분으로 아시아 여러 지역과 하와이 진주만 공격까지 이어졌습니다. 나가미치요의 말대로 캘리포니아 선점을 앞두고 좌절되었습니다.

일본의 근대적인 역사 연구와 역사교과서의 시작은 요시다 쇼인에서 시작되어 나가미치요(那瑕通世, 1851.1-1908.3)로 이어집니다. 나가미치요는 일본에서 일본사, 동양사, 서양사를 처음으로 나누어서 가르쳐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렇다면 한국사는 어떻게 했을까요? 한국사는 존재하지 않고 일본에 조공하는 부속 지역으로 여겼습니다. 나가미치요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그는 역사 연구 시작부터 한반도와 조선은 동양사의 한 부분이 아니었습니다. 한반도의 고대사 전체가  일본의 복속 지역이었고, 조공을 바치고, 조아렸다고 주장했습니다. 일본의 역사 왜곡과 교과서 문제의 시작은 1800년대 이후 요시다 쇼인이나 나가미치요에서 출발합니다.

1902년 일본 역사학은 본방사(本邦史), 서양사, 동양사로 나누어졌습니다. 본방사는 일본사를 말합니다. 일본이 말하는 동양사는 일왕이 지배하는 동양 역사를 말합니다. 그 실현 방법이 한반도 강점이나 대동아전쟁이고, 중국에서 1937년 일어난 난징대학살이었습니다.


오고시 선생님의 초청 강연은 우리말과 일본말에서 흔히 쓰이는 생략 표현을 발표하셨습니다. 생략 표현은 우리말과 일본말에서 다르게 나타납니다. 이것은 우리말이 동사 형용사 문장이 많고, 일본 말은 명사 문장이 많기 때문이라고 결론내렸습니다.

이번 제 70회 조선학회 대회는 여러 가지 변화도 있었습니다. 새롭게 조선학회 홈피도 개설하고, 그 동안 발간해온 학회지 250 회 목록을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해외에서 한국말을 중심으로 문학, 역사를 연구하는 학회 대회를 열고, 꾸준히 250여 권에 이르는 학회지를 만드는 곳은 거의 없습니다. 내년 71회 조선학화 대회를 2020년 10월 3-4일 열기로 하고 막을 내렸습니다.
 

제70회 조선학회 대회 어학 분야별 발표장입니다. ⓒ 박현국



참고누리집> 조선학회, https://chosengakkai.sakura.ne.jp/, 2019.10.7
덧붙이는 글 박현국 기자는 교토에 있는 류코쿠대학에서 한국말과 민속학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조선학회 #텐리대학 #일제강점기 #나가미치요(那瑕通世) #요시다 쇼인(吉田松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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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일본에서 생활한지 20년이 되어갑니다. 이제 서서히 일본인의 문화와 삶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지금부터라도 한국과 일본의 문화 이해와 상호 교류를 위해 뭔가를 해보고 싶습니다. 한국의 발달되 인터넷망과 일본의 보존된 자연을 조화시켜 서로 보듬어 안을 수 있는 교류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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