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분양가상한제 두고 김현미와 정면충돌?

홍남기 “공급 위축”, 김현미 “사실과 달라”… 정부 부처 수장간 다른 목소리

등록 2019.10.07 15:55수정 2019.10.07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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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연합뉴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기획재정부에서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연합뉴스

 
"건설 경제와 관련해서는 물량 위축 가능성이 있습니다."(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10월 2일 국회 국정감사)
"공급과 바로 직결해서 연결시키는 건 사실과 다르지 않나 생각합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10월 2일 국회 국정감사)


아파트 분양가상한제를 두고 기획재정부 장관과 국토교통부 장관의 의견이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홍남기 기획재정부 장관은 분양가상한제에 따른 아파트 공급 위축을 우려하는 반면,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부작용이 없다고 맞서고 있다.

이상 기류가 본격 감지된 것은 지난달 30일 국회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에서였다. 이 자리에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아래 부총리)은 분양가상한제 부작용에 대해 수차례 언급했다.

홍남기 "분양가상한제 하면 공급 위축"

그는 '상한제를 하면 민간 아파트 분양 수익이 줄고, 민간업자들이 사업을 미루면서 주택 공급이 위축될 것'이라는 부동산업자들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아래는 당시 홍 부총리가 공급 우려를 언급한 말들이다.

"분양가상한제에 따른 민간 건축 수요라든가 주택수요, 공급수요에 대한 위축을 우려하는 측면에서 언급했던 것입니다."
"분양가상한제가 도입되면 민간부분에서 주택공급 영향을 미칠 것이라 생각을 하고 있고요."
"아파트 공급 위축 영향을 최소화하면서…"


그런데 이런 주장은 국토교통부의 입장과는 다르다. 국토교통부가 지난 8월 13일 낸 참고자료를 통해, "분양가상한제 확대 시행에 따른 공급 위축 가능성은 적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연합뉴스

 
국토교통부는 민간택지에 대한 분양가상한제가 실시된 직후인 2008년 정비사업 인허가 물량(1만 9000호)이 상한제 시행 전인 2006년 물량(1만 5000호)보다 4000호 가량 많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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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교통부가 낸 입장을 경제부총리가 정면 반박하는 모양새가 된 것이다.

국회 대정부질문 다음날인 10월 1일 기획재정부와 국토교통부, 금융위원회는 민간택지에 대한 분양가상한제 시행을 사실상 내년 총선 이후로 미루는 방안을 발표한다.

개정된 주택법 시행령이 10월말 시행되고, 6개월 이내 입주자모집 공고를 한 정비사업장에 대해서는 '상한제 적용'을 면제해주기로 한 것. 아울러 현재 관리처분인가를 받은 정비사업장 역시 분양가상한제를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분양가상한제의 시행 시기와 대상이 대폭 후퇴한 것. '시행령 개정 시점인 10월부터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시행'이라는 국토교통부의 구상도 물거품이 됐다. 이를 두고 분양가상한제의 부작용을 우려하는 홍남기 부총리의 영향이 컸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날 브리핑 자리에서 <오마이뉴스>는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에게 분양가상한제를 두고, 부처간 이견이 표출되고 있지 않느냐는 질문을 던졌다. 김 차관은 "이것(대책)이 정부의 단일 의견"이라며 "정부 내에서 분양가상한제 관련해서 이견은 없다"고 밝혔다.

기재부는 "이견 없다", 하루 뒤 김현미는...

그런데 하루 뒤인 2일, 기획재정부와 국토교통부 두 부처의 장관은 또 다시 이견을 확인했다. 국회 국정감사라는 공식적인 자리에서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분양가상한제 시행으로 주택 공급 감소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김 장관은 그동안의 통계를 거론하면서, 공급 감소는 없었다고 답했다.
 
"2007년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를 시행하고 난 후에, 2008년부터 2010년 통계를 여러번 말씀드렸습니다. 공급이 줄지 않았다는 거고요."


그는 최근 시장에서 나타난 경향도 이와 유사하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8월 분양가상한제(대책)를 발표하고 난 이후 9월, 10월에도 예년과 비교할 수 없을만큼 많은 분양이 이뤄졌기 때문에, 공급과 바로 직결해서 연결시키는 건 조금 사실과 다르지 않나 생각합니다"


"기재부 간섭 지나치다" 목소리

분명히 김 장관은 "공급 위축 우려는 사실과 다르다"고 못박았다. 그런데 같은 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홍남기 부총리는 '사실과 다른' 이야기를 한다. 홍 부총리는 분양가상한제 효과와 관련한 질문을 받고 이렇게 답한다.
 
"유용한 것도 있지만, 부작용도 없지 않습니다. 건설 경제와 관련해서는 물량 위축 가능성이 있습니다."


홍 부총리는 지난해 11월 경제부총리에 취임하면서 "내부적으로는 치열하게 토론하고 의견 수렴을 하되, 바깥으로 표출되는 건 통일된 의견이 나오도록 책임지고 하겠다"고 했다. 그런데 홍 부총리는 분양가상한제와 관련해, 국토교통부 장관과 수차례 '이견'을 보였다.

"부처간 통일된 의견이 나오도록 하겠다"는 홍남기 부총리의 구상과는 다른 그림이기도 하다. 일각에서는 기획재정부가 지나치게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정부 부처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분양가상한제를 비롯해 종부세와 주거급여 등 여러 현안을 논의할 때도, 기획재정부의 간섭이 지나치다는 말이 나왔었다"면서 "정부 부처에서 공개석상에서 이견이 나오는 것도 그런 이유가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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