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12일 대규모 장외집회 취소, 왜?

"9일 보수단체 집회와 겹쳐" 공지... 서초동 맞불 집회 부담·재정적 문제도

등록 2019.10.07 19:05수정 2019.10.07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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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오후 서울 시청앞에서부터 광화문광장까지 한국교회기도연합 주최 '한국교회 기도의 날', 문재인하야 범국민투쟁본부(총괄대표 한기총 전광훈 목사. 총괄본부장 이재오 전 장관) 주최 '문재인 하야 범국민투쟁대회', 자유한국당 주최 '문재인 정권의 헌정유린 중단과 위선자 조국 파면 촉구 광화문 규탄대회'가 열리고 있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연설 모습이 대형 스크린에 나오고 있다. ⓒ 권우성

 
자유한국당이 오는 12일로 예정돼 있었던 대규모 장외집회를 취소했다.

한국당은 7일 박맹우 사무총장의 이름으로 집회 취소 사실을 알렸다. 박 사무총장은 공보실을 통해 "문 정권의 헌정 유린 중단과 조국 파면을 위한 광화문 집회를 12일에 개최하려고 하였으나, 시민사회단체에서 자발적으로 계획하고 있는 9일 광화문 집회에 많은 국민께서 참여하실 것으로 예상되어 12일 집회는 취소하기로 하였음을 알려드린다"라고 전했다.

표면적인 이유는 오는 9일 집회와 겹친다는 것. 한 주에 두 번의 대규모 집회를 추진할 경우 세가 분산될 수 있다는 계산으로 읽힌다. 문재인 하야 범국민투쟁본부는 오는 9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기로 했다. 투쟁본부의 총괄회장은 전광훈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이 맡고 있다. 한국당은 9일 집회에 공식적으로는 참석하지 않으나, 의원들의 개별 참여는 막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속사정은 따로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TK 지역 한 의원 "당원들 입장에서는 아쉬운 소리 나올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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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자유한국당과 범국민투쟁본부 주최로 문재인 정권 규탄 국민 총궐기가 열린 가운데, 일부 당원들이 한국당 지역 당협위원회가 적시된 손팻말들을 들고 섰다. ⓒ 조혜지

한국당은 지난 3일, 광화문광장에서 '문재인 정권의 헌정유린 중단과 위선자 조국 파면 촉구 광화문 규탄대회'를 열며 "참석인원은 국민과 당원을 포함하여 총 300만 명 이상이다"라고 세를 과시했다. 검찰개혁 사법적폐청산 범국민시민연대가 지난 9월 28일 제7차 검찰개혁 촛불문화제를 열면서 참가인원을 '200만 명'으로 추산한 것을 의식한 숫자였다.

3일 집회 인원을 모으는 데는 성공했지만, 잡음이 있었다. 집회 전부터 당협위원회를 중심으로 '동원 논란'이 일었고, 집회 당일에도 다른 보수 시민단체와 집회 주최측과 충돌이 있었다. 게다가 집회 현장에서 한국당 지도부가 연설 후 이탈하자 지방에서 올라온 지지자들로부터 항의도 있었다.  

실제로 대구경북 지역의 한 의원은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10월 3일에) 힘들게 올라온 당원들 입장에선 아쉬운 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다"라면서 "당 지도부 연설만 들으려고 온 것은 아니지 않나, 지역 지지자들 분위기는 더 세게 나가자는 것"이라고 전했다. "공들여 모았으면, 지도부가 더 적극적으로 뭔가 보여줘야 하지 않았나"라는 아쉬움이었다.

논란은 또 있었다. 청와대 인근에서 각목 등을 휘두르며 경찰에 폭력을 행사한 보수단체 수십여 명이 현장에서 연행되는 일도 벌어졌다.

"집회 이어갈 동력 약해"... 재정적 문제도 부담
  
한편에서는 지난 5일 열린 검찰개혁 촛불문화제를 의식했다는 목소리도 있다.  5일 집회에 대한 '맞불' 성격의 집회를 또다시 강행하기엔 한국당이 처한 상황이 녹록지 않다는 지적이다.

당장 국정감사 기간이라 소속 의원들의 참여가 제한될 수밖에 없다. 또한 광장의 정치에 매몰되면서 의회 정치가 제 기능을 잃고 있다면서 정치권을 향한 자성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7일 열린 국회의장-당 대표간 모임인 '초월회'에서 문희상 의장이 현 정세를 "민생을 내팽개치고 진영 싸움에 골몰하며 국민을 거리에 내모는 형국이다"라며 "근본적인 사법개혁 완성은 결국 국회 입법이다"라고 지적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관련 기사 : 문희상 주례에 황교안 신부만? 싸움 가득한 국회 '잔칫집').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 소장은 "서초동 집회와 광화문 집회는 성격이 다소 다르다"라며 "서초동 집회는 자발적인 지지자들이 주축이 된 상태에서 민주당이 결합하는 형태다, 물론 광화문 집회에도 자발적 참여자도 있지만 각 시도당이 할당을 받아서 참석한 이들이 상당수"라고 주장했다.

결국 "서초동에 비해 광화문 집회를 이어갈 동력이 약할 수밖에 없다"면서 "막상 집회를 열었는데 세가 꺾이게 되면, 검찰개혁 촛불문화제와 비교되며 내상만 커질 우려도 있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더해 "현장에서도 보수시민단체나 보수종교계 등으로 인해 한국당을 향한 스포트라이트도 상대적으로 분산된다, 손익을 고려했을 때 한 발 뺄 타이밍이라는 내부 계산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당에서 데려온 집회 참가자들에게 이동수단·식사 등을 제공해야 하는 것까지 고려하면 재정적인 부담도 상당할 수밖에 없다.

확대해석 경계 한국당 "조국 파면 때까지 싸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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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오른쪽은 황교안 대표. ⓒ 남소연

그러나 한국당은 12일 집회 취소에 대한 과도한 해석을 경계했다. 박맹우 사무총장은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원칙은 조국 파면, 범법자 처벌이 있을 때까지 투쟁하겠다는 것"이라며 "갑작스러운 집회 취소에 아쉬워하는 의원들과 지지자도 많다, 다음주 집회(19일)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라고 설명했다.

대신 한국당은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의 대항마로 '민부론'을 꺼내들고 현장 순회를 시작했다. 황교안 대표를 포함한 지도부는 7일 '민부론이 간다'는 이름으로 경기도 안성 지역 기업들을 찾았다.

한편, 검찰개혁 촛불문화제 주최 측도 오는 12일 9차 문화제를 마지막으로 더 이상 집회를 열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종원 '시사타파TV' 대표는 7일 아프리카TV 방송에서 "탄력을 받았을 때 그만두는 것도 중요하다"라며 "다음(9일) 집회를 마지막으로 끝낼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자꾸 집회를 끌고 갔다간 시민도 지칠 텐데, 그건 아니라고 생각한다"라며 "박수받을 때 그만두는 게 멋있을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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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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