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의사실공표' 고발 박훈 "검찰권력, 이번에 초토화해야"

'조국 정국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토론회 열려... "민주주의 도전 받는 상황"

등록 2019.10.08 18:34수정 2019.10.08 18:34
8
10,000
a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와 관련한 수사 상황이 유출됐다며 검찰을 고발한 박훈 변호사가 지난 9월 6일 오후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에서 고발인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며 입장문을 읽고 있다. ⓒ 연합뉴스


"민주주의가 정면으로 도전받는 상황이다."  

박훈 변호사가 '검찰 개혁'을 강조하며 한 말이다. 박 변호사는 지난 8월 말 서울지방경찰청에 조국 장관(당시 후보자) 수사와 관련해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들을 '공무상비밀누설' 혐의로 고발하기도 했다.

박 변호사는 8일 저녁 플랫폼경남에서 '적폐청산과민주사회건설을위한 경남운동본부'가 마련한 "조국 정국, 어떻게 볼 것인가"라는 제목의 토론회에서 "검찰수사의 문제점과 검찰 개혁의 방안"에 대해 발제했다.

검찰의 조국 장관에 대한 수사에서 두 개의 시선에 있다고 한 박 변호사는 "모두 나름의 근거가 있어 곤혹스러울 지경이다"라며 "8월 27일 검찰은 전광석화와 같은 작전으로 20여 곳을 동시에 압수, 수색한 이후 현재까지 알려진 것만 하더라도 70여 곳을 압수, 수색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수사의 시기와 강도에 있어서 사상 초유의 사건이었다"며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사람을 청문회가 끝나기도 전에 강제 수사를 한 적이 없을 뿐더러 그 규모와 범위가 광대하여 놀라지 않을 수 없었던 사건이었다"고 했다.

또 그는 "검찰의 수사를 규탄하는 사상 초유의 대규모 집회가 서초동에서 주말마다 벌어지고 있다. 일개 행정부의 기관에 불과한 검찰을 둘러싼 이런 대규모 투쟁은 전무후무한 사건으로 이를 둘러싼 견해 대립 역시 첨예하게 전개되고 있다"고 했다.

구체적으로 그는 "한 시선은 범죄 혐의가 있는 사람에 대한 검찰의 수사는 당연하다면서 성역 없는 수사를 하고 있는 검찰을 응원하고 혐의를 받고 있는 당사자가 법무부 장관으로 있는 것에 대해 대단히 불쾌하게 생각하면서 조국의 사퇴를 주장하는 것이고 또 한 시선은 '검찰공화국'의 실체가 드러났다면서 이번 기회에 검찰 개혁을 반드시 하여야 하고 그 적임자는 조국 장관이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 시기 서로의 방점은 다르더라도 이른바 '무소불위'의 권한을 가지고 있는 검찰에 대한 개혁에 대해서는 상당한 정도 의견이 모이는 것에는 이견이 없는 것으로 보이나, 그 시기와 방법론을 둘러싸고는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고 했다.

박 변호사는 또 "이 사태의 핵심은 문재인 정권의 흥망성쇠가 달린 문제라는 인식 하에서 충돌하고 있어 표면적으로 검찰 개혁으로 표출되고 있으나 현 정권의 붕괴인가 유지인가를 둘러싼 일촉즉발의 정치투쟁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면서 "만약 여기서 검찰 수사에 의해 조국 장관이 사퇴를 한다면 검찰의 힘에 의해 정권이 붕괴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대규모 촛불 투쟁을 불러 온 요인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선출되지 않은 권력이 좌지우지... 민주주의 도전받는 상황"
  
a

조국 법무부 장관이 10월 8일 오후 경기도 과천 정부과천청사 법무부 브리핑실에서 검찰개혁방안 발표를 마치고 단상에서 내려오고 있다. ⓒ 이희훈

 
이번 사태를 바라보는 개인적 견해가 바뀌었다고도 말했다. 박 변호사는 "8월 27일 검찰의 강제 수사 이전에는 조국 장관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었다"며 "그의 재산 형성 과정에 대해 의문이 많았고, 자녀의 대학입시와 대학원, 의전원 진학 과정이 금수저 전형을 통한 진학이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나 검찰이 전면에 나서 후보자의 사퇴를 전방위적으로 압박하고 나설 때부터는 그것보다 시급한 문제는 검찰의 권력을 이번 기회에 완전히 초토화 시켜야만 한다고 생각했다"면서 "선출되지 않는 검찰 권력이 선출된 권력을 좌지우지할 정도라면 민주주의 문제는 정면으로 도전을 받는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박 변호사는 갖가지 통계로 검찰 권력의 문제점을 설명하기도 했다. 그에 따르면  
2018년도 기준 형사 사건의 접수는 무려 170만건(교통사범 제외하면 130만건)에 이르고, 230만명(교통사고 제외하면 183만명)이 형사 사건에 연루됐다. 하지만 이중 경찰이 수사하는 비율은 99%에 이른다. 

전국 검사들의 배치 현황을 보면 수사가 어디에 편중되어 있는지 확연하게 드러난다. '권력' 수사를 주로 담당하는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의 인원은 267명으로, 다른 곳에 비해 월등히 많다. 서울남부지검은 100명, 인천지검은 114명, 수원지검은 11명이다. 경상도에서는 창원지검이 43명, 마산지청이 14명, 진주지청이 15명, 통영지청이 15명, 밀양지청이 5명, 거창지청이 4명이다. 

박 변호사는 "서울중앙지검에는 특수부가 4부까지 있고, 20명 선이었던 특수부 인원은 현재 40여 명을 넘어서고 있다"고 부연했다. 

뿐만 아니라 검찰은 현행 헌법에 근거해 '영장 청구권'을 검사의 독점적 권한으로 보장받고 있고, 형사소송법 등 법률에 따라 ▲ 수사주재권 ▲ 경찰 수사 지휘권 ▲ 수사 종결권 ▲ 공소 제기권 ▲ 검찰의 판단에 따라 기소를 하지 않을 수 있는 기소편의주의 채택 ▲ 기소의 범위를 정할 수 있는 기소 선택권 ▲ 공소 취하권을 갖고 있다.

이에 대해 박 변호사는 "한마디로 모든 수사부터 공소제기와 유지까지 임의대로 할 수가 있는 모든 권한을 쥐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검찰에 모든 권한 주었지만 통제 장치는 실효성 없어"
  
a

'제8차 사법적폐청산을 위한 검찰개혁 촛불문화제'가 지난 5일 오후 대검찰청과 서울중앙지검이 있는 서울 서초역 부근에서 검찰개혁사법개혁적폐청산 범국민연대 주최로 열리고 있다. ⓒ 이희훈

 
반면 '검찰 권력의 통제 장치'에 대해선 실효성이 없다고 말했다. 박 변호사는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에 대해 영장실질 심사, 구속적부심을 통한 법원의 통제, 그리고 검찰의 불기소에 대해 재정신청을 통한 법원의 통제가 있으나, 재정신청 인용율은 0.5% 안팎으로 거의 실효성 없다"며 "특히 재정신청은 수사가 부실할수록 법원이 강제 기소를 명령할 수 있는 근거가 없어 봐주기 수사를 한다면 전혀 통제할 수가 없다"고 했다.

국회 신속 처리 안건으로 지정된 '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안'에 대해서는 "법률안 제안 배경 자체가 검찰을 비롯한 고위 공직자의 직무 관련 부정부패로 인한 독립된 수사 기관의 설치 필요성을 제기한 것"이라며 구체적으로 "기소법정주의와 불기소 심사위원회 제도를 채택한 것은 기소 편의주의를 개선한 것으로 평가할 수가 있으며, 국민참여의 불기소 심사위원회 구성은 배심제도 성격으로서 민주적 통제 장치의 도입으로 높이 평가할 수가 있으나, 심사위원회 결정에 대해 구속력을 두지 않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나아가 수사 대상 범위가 지나치게 협소하여 수사권 관할 분쟁이 있을 수가 있다"며 "인지 수사를 통한 관련 사건 모두를 관할로 하여야 한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검찰‧경찰 수사권 조정을 위한 형사소송법 개정 법률안'에 대해 박 변호사는 "검경 수사권 조정 문제는 기본적으로 경찰이 수사권을 가지고 검찰은 수사권 없이 경찰 수사의 문제점을 감독하고 기소 유지를 하는 것으로 이른바 준사법기관으로 자리 매김하는 것이나, 개정 법률안은 그렇지 않아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도저히 검경 수사권과 기소권의 분리라고 평가할 수가 없는 법안"이라며 "경찰과 검찰의 독자적인 수사권을 보장하면서 경찰의 독자적인 수사권에 대해서도 검찰의 여러 통제 장치를 두고 있는 법안으로 검찰 개혁과는 매우 먼 개정안이다"고 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서는 성명현 경남진보연합 정책위원장이 '조국 정국의 본질과 민주진보진영의 대응 방향', 김유철 경남민주언론시민연합 이사가 '조국 관련 언론 보도의 문제점과 보수언론의 의도'에 대해 각각 발제했다.
댓글8
이 기사의 좋은기사 원고료 10,000 응원글보기
원고료주기
네이버 채널에서 오마이뉴스를 구독하세요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후원하기

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AD

AD

인기기사

  1. 1 "옳은 말 하고 싶을 때 많지만... 문재인 정부 비난 않겠다"
  2. 2 조국의 최후 기자회견, 검찰 향해 '헌법 1조 2항' 메시지
  3. 3 조국 장관 사퇴 후 황교안의 일성, 이러니 못 믿는 거다
  4. 4 조국 장관 사퇴, "잘한 결정이다" 62.6%
  5. 5 씁쓸한 조국 사퇴... 윤석열 검찰총장이 명심해야 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