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융희 시인의 첫 시집 '스윙바이'

저음의 독백 "‘좋은 시’ 한 편 향한 끝없는 항해"

등록 2019.10.08 16:49수정 2019.10.08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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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융희 시인의 첫 시집 ‘스윙바이’(현대시 기획선) ⓒ 심규상

 
'스윙바이'. 천융희 시인의 첫 시집이다. 4부의 갈래로 55편이 수록됐다. '스윙바이'는 '무중력의 우주를 영구히 항진하기 위한 우주선의 항법'이라는 의미다. '우물'이라는 부제를 붙었다.

"시(쓰기)를 마주하게 되는 순간 우물 속에 갇혔다는 느낌이 듭니다. 절반은 깨어 있다가 어느새 절반이 묻혀버려 캄캄해지는 순간의 경험 속에서 차라리 이곳 또한 나만의 행성인지도 모른다며 위무할 때가 많습니다.
창천을 날아올라 좌우 수직으로 비행할 때까지 궤도를 이탈하지 않으려 노력해봅니다. 아직 쓰이지 않은 '좋은 시' 한 편을 향한 시인들의 끝없는 항해라고 생각합니다."



시인의 말에서 '우물'(행성)과 행성으로부터 에너지를 얻어내기 위한 '스윙바이'가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시집을 읽다 보면 어두운 것에게 안부를 물으며 감각적으로 다가서려는 시인의 자세를 엿보게 된다. 또 묵직한 저음의 독백을 들을 수 있다.

최광임 시인(두원공대 겸임교수)은 "천융희 시의 공간은 우물, 심해, 기억의 내부, 밀봉된 계절 속을 바람-구름-날개-공기로 종횡무진 한다"라며 "알츠하이머를 앓는 노모가 있고 폐지 줍는 늙은 사내, 염천 바닥에 피를 쏟으며 죽어가는 어린 고양이 등 생명에 대한 측은지심이 크다"라고 말했다. 

천융희 시인 ⓒ 시와 경계

고봉준 문학평론가(경희대)는 "작품은 바깥을 볼 때조차 안의 세계에 자유로울 수 없는 시의 장르적 특징에 충실하다"고 평했다.

천 시인은 1965년 경남 진주에서 태어나 2011년 '시사사'로 등단했으며, 창원대 국어국문학과 석사과정을 수료하였다. 현재 계간 '시와 경계' 및 계간 '디카시' 편집장을 맡고 있으며 경남일보 '천융희의 디카시로 여는 아침'을 연재 중이다.
#천융희 #스윙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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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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