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대의료원 고공농성 장기화... "노사 입장 차이 커"

민주노총, 정부에 진상조사 등 촉구... 의료원 측 "혼자 결정하기엔 한계 있어"

등록 2019.10.08 18:25수정 2019.10.08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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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대의료원 해고노동자인 송영숙, 박문진 노동자가 8일 복직과 노조파괴 진상조사, 책임자 처벌 등을 요구하며 고공농성에 들어간 100일째를 맞아 화이팅을 하고 있다. ⓒ 조정훈

 
노조파괴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및 재발 방지, 노조 원상회복, 비정규직 철폐 등을 촉구하며 영남대의료원 해고노동자 2명이 70m 병원 건물의 고공에 오른 지 100일째를 맞고 있지만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영남대의료원 노사는 대구지방고용노동청의 중재로 지난달 17일부터 26일까지 사적조정을 벌였지만 아무런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종료했다. 노조의 요구에 대해 의료원 측이 모두 불가하다는 입장을 고수했기 때문이다.
 
조정위원들은 "노사 입장 차이가 커서 조정안을 낼 수 없었다"며 "하지만 노사 대화에 대한 중재 역할을 계속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노동자 측 "의료원, 기존 입장만 고수"
 
그렇지만 '영남대의료원노동조합 정상화를 위한 범시민대책위'는 지난달 30일 기자회견을 열고 "사적조정 과정에서 여전히 기존 입장과 태도에서 한 치의 변화도 보여주지 않는 의료원의 모습에 크게 실망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범시민대책위는 "의료원은 도대체 왜 사적조정을 수용하고 참석했는지, 단지 여론을 의식한 요식행위였다면 실망을 넘어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며 "진정한 해결 노력 없이 기존 입장만 반복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민주노총 16개 지역 본부장도 8일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영남대의료원 투쟁은 우리 모두의 투쟁"이라며 "문재인 정부는 노동기본권, 노동존중을 파괴시킨 영남대의료원 책임자를 처벌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지난 13년 동안 노조파괴 행위에 대해 기만과 거짓으로 일관하고 대화조차 하지 않았던 영남대의료원에 대해 해고자들은 위험천만의 고공농성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면서 "영남대의료원은 해고자 고공농성의 장기화에 대한 책임으로 지탄받아 마땅하다"고 비판했다.
 
양경수 민주노총 경기지역본부 본부장은 "'노조를 불온시하고 노조를 파괴하기 위해 컨설팅을 한 곳이 영남대의료원"이라며 '무려 13년간 고통과 아픔을 안고 투쟁해온 이들에게 적절한 보상과 범죄행위자들에게는 진상규명과 처벌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문용민 세종충남지역본부 본부장은 "우리 지역에는 창조컨설팅이라는 노무법인으로 인해 지금까지 고통 받고 있는 유성기업 노동자들이 있다"며 "창조컨설팅으로 인해 해고되고 고통받는 영남대의료원 노조도 유성기업 노조와 다르지 않다.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병석 전북지역본부 본부장도 "영남대의료원 문제는 모든 노동자의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감옥에 가고 처벌을 받아야 할 사람들은 영남대 법인 책임자들이지만 고공에 오른 노동자들이 폭염을 뚫고 태풍을 맞으며 고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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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16개 지역본부 본부장들은 8일 오후 영남대의료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공농성중인 해고노동자들을 지지하고 해고노동자 복직과 영남대의료원 노조파괴 진상조사 및 처벌 등을 촉구했다. ⓒ 조정훈

  
참가자들은 "민주노총과 16개 지역본부는 영남대의료원의 기만적인 작태를 좌시하고만 있을 수 없다"면서 "노조파괴 범죄와 고공농성을 기만하는 작태에 대해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결의했다.
 
이들은 영남대의료원 노조파괴 진상 조사와 책임자 처벌, 해고자 즉각 복직, 문재인 정부는 노조파괴사업장 진상조사, 노조파괴를 위한 노동개악 중단 등을 요구했다.
 
민주노총은 16개 지역본부 본부장들이 참석한 기자회견 외에도 이날 오후 영남대의료원 앞에서 '민주노총 영남권 노동자대회'를 열고 영남대의료원 사태 해결과 비정규직 정규직화 등을 촉구할 예정이다.
 
또 대구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은 범시민대책위 주관으로 해고노동자들이 고공농성을 끝내고 내려올 때까지 함께 하겠다는 의미의 '끝까지 함께 간다'는 주제로 문화제를 열기로 했다.

김태년 의료원장 "여러 고민 있지만 한계 있어"
 
한편 영남대의료원 측은 노조와 해고노동자들의 요구를 들어주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토로하고 있다. 또 사적조정이 아무런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고 끝났지만 계속 대화를 통해 노력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김태년 의료원장은 "원직복직은 제가 결정할 사항이 아니고 최대한 특별채용하고 퇴직하는 방법도 고민하고 있지만 혼자 결정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법원 판결로 이미 해고가 정당하다는 판결이 났는데 이를 뒤집을 수는 없는 것"이라며 "병원이 저 혼자만의 의견으로 운영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구성원들의 의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강제로 노조를 탈퇴시켰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당시의 상황을) 의료원에서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없고 조사할 수 있는 권한도 없다"면서 "그렇다고 불법으로 탈퇴시켰으니 다시 노조에 가입하라고 할 수도 없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김 원장은 "조정위원 2명이 노력했지만 좋은 해결방안이 나오지 않고 있다"며 "우리들도 해결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조정위원들과 계속 대화를 이어가고 있고 노조와도 대화를 통해 해결방안을 찾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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