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밖의 행운, 개통 전 우두산 출렁다리를 걷다

경남 거창군 우두산, 의상봉 산행을 다녀오다

등록 2019.10.09 16:40수정 2019.10.09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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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공된 거창 우두산 출렁다리. 독특한 Y자형 다리로 내년 봄에 개통될 예정이다. 운 좋게도 잠시 걸을 수 있는 선물 같은 시간을 가졌다. ⓒ 김연옥

 
아직도 한낮에는 떠나지 못한 여름이 가을의 시간 속에 머문 듯하다. 부쩍 시끌시끌하고 요란스러운 세상사에서 벗어나 자연의 품속으로 달음박질치고 싶은 요즘, 거창 우두산 상봉(1,046m)과 의상봉(1,038m) 산행을 떠나게 되었다.

지난 4일, 오전 8시 30분 창원 마산우체국서 새송죽산악회 회원들과 함께 출발하여 산행 들머리인 고견사(경남 거창군 가조면) 주차장에 도착한 시간은 10시 20분께. 아스라이 붉은색 우두산 출렁다리가 눈에 들어와 벌써부터 마음이 설렜다. 다리는 이미 완공은 되었지만 내년 봄에 개통할 예정이라고 들었다.

출렁다리를 걸어 보지는 못해도 먼발치에서 미리 볼 수 있겠다는 기대감에 좀은 들뜬 기분으로 산길에 접어들었다. 500m 채 안 되어 마장재 가는 갈림길이 나와 근처에 위치한 다리를 보러 갔다. 생각지 못한 행운은 이렇게 오는 것일까. 마침 경남공감 취재팀 덕분에 잠시 동안 출렁다리를 건널 수 있는 멋진 기회를 얻었다.
 

출렁다리를 받치는 기둥 없이 바위 세 군데를 연결해 설치되었다. ⓒ 김연옥

 
우리나라 여느 다리와 달리 외형이 독특한 Y자형 출렁다리다. 다리를 받치는 기둥 없이 바위 세 군데만 연결해서 설치되어 신기하면서도 멋스러웠다. 마장재로 이어지는 잔도는 길이가 짧은 편이긴 하나 난공사였다는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다.

얼떨결에 거머쥔 행운으로 선물 같은 시간을 보낸 후 마장재 쪽으로 갔다. 40분쯤 걷자 마장재에 이르렀는데 햇빛이 한가로이 노닥이는 듯한 억새들이 이뻤다. 일행들과 나무 그늘에서 쉬다가 우두산 상봉을 향했다.

기기묘묘한 바위, 재미가 '쏠쏠'
 

천진한 아이들처럼 한참 동안 사진 찍느라 신이 났던 거대한 바위에서. ⓒ 김연옥

 
저멀리 아득하게 남산제일봉과 가야산이 보여 그곳 산행의 추억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무엇보다 끊임없이 마주치는 기암괴석으로 산행 길이 지루하지 않은데다 거친 바위를 타는 재미 또한 쏠쏠해서 좋았다.

어느 순간 입이 떡 벌어질 만큼 거대한 바위가 눈앞에 나타났다. 우리는 천진한 아이들처럼 이 바위에 올라가 한참 동안 사진 찍느라 신이 났다. 허기가 느껴져 일행들과 적당한 곳에 자리잡고 맛있는 점심을 한 후 계속 걸었다.
 

거창 우두산(1046m) 산행 길에는 기기묘묘한 바위들이 많아 지루하지가 않다. ⓒ 김연옥

 
 

기암괴석으로 재미가 쏠쏠했던 우두산 산행 길에서. ⓒ 김연옥

 
 

신라 문무왕 떄 의상대사가 참선한 곳이라 하여 이름 붙여진 의상봉(1038m) 정상에서. ⓒ 김연옥

 
오후 1시 50분께 우두산 상봉 정상에 도착했다. 여기서 의상봉까지는 0.6km. 신라 문무왕 때 의상대사가 참선한 곳이라 하여 이름 붙여졌다는 의상봉 쪽으로 이내 걸어갔다. 우뚝 솟은 의상봉 정상에 이르려면 기다란 계단을 꽤나 올라가야 한다. 그래도 힘든 만큼 의상봉 정상에 서면 경치가 좋고 평온한 분위기에 왠지 별천지에 온 느낌마저 든다.

장군봉 갈림길로 내려와서 장군봉 방향으로 걸었다. 산길에서 바라다보는 두툼한 하얀 구름은 언제나 신비하고 아름답다. 함께 어우러져 있는 산들도 멀고 가까운 거리에 따라, 짙고 옅은 농도에 따라 초록이 주는 색감이 미세하게 달라 더욱 눈부시다. 가을이 깊어져 단풍이 곱게 물들 무렵이면 그 화려한 색깔로 산꾼들의 마음을 또 얼마나 흔들어 댈지 그저 생각만 해도 가슴이 벅차오르는 것 같았다.

장군샛길로 해서 고견사 주차장으로 하산했다. 6시간 30분 정도 산길에서 보낸 하루였다. 몸은 고달파도 마음은 오히려 즐거우니 산이 또 그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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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8.3.1~ 1979.2.27 경남매일신문사 근무 1979.4.16~ 2014. 8.31 중등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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