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가 국감장에서 '집중 공격' 받은 이유

이마트의 ‘상생 발언’에도... "스타필드 외곽으로 나가라"

등록 2019.10.08 20:16수정 2019.10.08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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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록 주식회사 신세계프라퍼티 대표가 8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중소벤처기업부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왼쪽은 참고인으로 출석한 류수열 전국유통상인연합회 창원 지부장. ⓒ 남소연


"이렇게 합의서를 만들어놓고 다 깨버리는데, 어떻게 믿음을 갖겠습니까. 진짜 상생하기를 원한다면 외곽으로 나가십시오"

8일 오후 4시 20분께. 전국유통상인연합회 류수열 창원지부장의 분노한 목소리가 중소벤처기업부 국정감사장을 가득 채웠다. 그는 "지역 상인들과 상생하겠다"는 임영록 신세계 프라퍼티 대표의 말이 끝나자마자 바로 마이크를 들었다.

류 지부장은 "대기업에서 허울 좋게 상생을 이야기하는데 믿음이 안 간다"며 "진정으로 상생을 이야기한다면, 구조적인 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의 말이 끝나자 국감장은 한순간 정적이 감돌기도 했다.

8일 중소벤처기업부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한 이마트 민영선 부사장과 복합쇼핑몰 '스타필드'를 관할하는 신세계 프라퍼티 임영록 대표가 국회의원들과 증인으로부터 집중 질타를 받았다. 이날 국정감사에는 남양유업의 이광범 대표이사와 엘지 유플러스 박종욱 전무, K2코리아의 정영훈 대표 등 5명이 증인으로 참석했다.

우원식 "이마트가 만든 상생 합의서 희한하다"

이날 증인 신문은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의원으로부터 시작됐다. 우 의원은 자신이 증인으로 부른 이마트 민 부사장을 향해 "이마트가 지난 2016년 6월 부산 연제구에서 이마트타운 연산점을 개설하면서, 연제구 내 7개 시장 상인회에 현금 3억5000억원, 수영구 망미시장 상인회에 7억원을 주지 않았냐"며 말문을 뗐다.

민 부사장이 "예 그것은"이라고 답하자, 우 의원은 바로 "(이마트가 제출한) 지역협력계획서상에는 전통시장 환경 개선에 이 돈을 쓴다고 되어 있고 돈의 세부 추진 계획은 이마트와 지역상인회가 별도로 협의한다고 적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합의서 내용을 보면, 이 합의서의 존재를 비밀로 하고, (돈을 받은) 당사자의 지원금 사용내역에 대해서는 이마트가 관여하지 않는다는 내용 있다"며 "참 희한하다, 다른 사람이 알아서는 안 될 이유가 있는 것처럼 해석된다"고 말했다.

이에 더해 우 의원은 "이 돈을 주고받은 시점은 연산점을 개설하기 위한 지역발전 상생협의회가 진행중인 때였고 이 협의회에는 현금을 받은 상인회 대표 2명도 참여하고 있었다"며 "연산점 입점 찬성을 유도하기 위한 매수행위라고 보인다, 어떻게 생각하냐"고 질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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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영선 주식회사 이마트 부사장이 8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중소벤처기업부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남소연

 
이에 대해 민 부사장은 '대가성이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발전기금으로 기부한 것일 뿐이다"고 짧게 답했다.

이에 대한 이야기는 2016년 6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이마트는 부산 연제구에 이마트타운 연산점을 열겠다는 의미의 '개설등록'을 신청했다. 이후 유통산업발전법에 따라 열린 세 번의 유통상생발전협의회에서 긍정적인 의견이 모였고, 연제구는 2017년 6월 연산점의 등록을 허락했다.

하지만 근처의 중소상인들은 이 결정에 반대했다. 이마트타운 연산점의 점포 개설 등록이 허가되는 과정에서 부정이 있었다며 지난해 9월에는 이마트와 연제구청을 검찰에 고발하기도 했다. 유통상생발전협의회에 참여했던 상인회 대표 두 명은 '공무중'이기 때문에 부정청탁금지법, 일명 김영란법에 걸린다는 것이다.

현장에 있던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이에 대해 "산업부와 협의를 해 어디를 고쳐야 명확히 벌칙을 줄 수 있는지에 대해 논의해보겠다"고 답했다.

"외곽으로 나가면 상생 의미로 받아들이겠다"

우 의원은 이어 이마트가 최근 창원지역에 두 개의 노브랜드 매장을 내면서 주변 상권의 동의를 받지 않은 것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2016년 신세계 프라퍼티는 창원시에 스타필드를 지으면서 지역 소상공인과 갈등을 빚었다. 그러다 3년이 지난 최근에야 지역 주민들의 투표를 거쳐 입점하게 됐다.

우 의원은 전국유통상인연합회 창원지부장인 류씨에게 '생각을 말해달라'며 마이크를 넘겼다. 마이크를 넘겨받은 류씨는 "신세계는 상생을 이야기하면서 창원 지역의 한복판에 있다. 신세계가 외곽 지역으로 나가 스타필드를 짓는다면 상생의 의미로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신세계 프라퍼티 임 대표가 "지역민들에게 실질적으로 뭐가 더 도움이 될지 진지하게 고민하면서 충분히 검토해 상생 방안을 찾겠다"고 답하자 우 의원은 "이마트가 이렇게 하면 안 된다, 시내 한 가운데가 아니라 외곽으로 위치를 옮기는 것도 검토하라"고 했다.

임 대표는 "다른 부분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검토하겠지만 (위치를 옮기는 데 대해) 모든 걸 하겠다고 말씀드리면 오히려 모양이 좀 우습다"며 "점포 출점이라는 것은 지역 주문 상권과 로케이션 접근성, 모두 고려가 돼야 하는 상황이다, 이동은 만만치는 않을 것 같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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