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의 소녀상' 보러 가자... 경쟁률 22대1 '뜨거운 열기'

전시 재개 첫날 1300여 명 신청... 주최 측, 관람 횟수 늘리기로

등록 2019.10.09 13:51수정 2019.10.09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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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치 트리엔날레 '평화의 소녀상' 전시 재개를 보도하는 NHK 뉴스 갈무리. ⓒ NHK

 
일본 우익 세력의 협박에 전시가 중단됐던 '평화의 소녀상'이 두 달여 만에 다시 관람객과 마주했다. 

일본 NHK에 따르면 일본 최대 규모의 국제 예술제 아이치 트리엔날레는 8일부터 '표현의 부자유전·그 후' 기획전을 재개하며 평화의 소녀상을 다시 전시했다. 또한 평화의 소녀상 전시 중단에 항의하며 자진 철수했던 작가들의 작품도 함께 전시를 재개했다.

아이치 트리엔날레는 지난 8월 1일 개막부터 '표현의 부자유전·그 후' 기획전을 통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기리는 평화의 소녀상을 전시했다가 우익 세력의 거센 항의와 테러 협박에 결국 사흘 만에 전시 중단을 결정했다.

또한 일본 정부도 전시장의 안전 및 운영을 위협하는 중대한 사실을 예상하고도 사전에 신고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아이치 트리엔날레에 주기로 했던 국가 보조금을 돌연 취소하면서 '검열' 논란을 일으켰다. 

그러나 아이치 트리엔날레 측과 표현의 부자유전·그 후' 실행위원회는 추첨을 통해 관람객을 선정해 입장을 제한하고, 사전 교육과 가이드의 안내를 받는 조건으로 전시 재개에 합의했다. 

합의에 따라 사전 신청을 한 관람객을 대상으로 1회 30명씩 추첨해 매일 2회씩 총 60명만 입장할 수 있지만, 이날에만 정원의 22배가 넘는 총 1358명이 관람을 신청해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아이치 트리엔날레가 오는 14일 폐막까지 불과 1주일밖에 남지 않아 주최 측은 관람 횟수를 더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관람객들 "작품 보지도 않고 비난하면 안 돼"
 

아이치 트리엔날레 '표현의 부자유전·그 후' 기획전 관람 열기를 보도하는 NHK 뉴스 갈무리. ⓒ NHK

 
이날 '표현의 부자유전·그 후' 기획전을 관람하고 NHK 방송과 인터뷰한 남성은 "보는 사람의 입장이 따라 해석도 달라질 수 있지만, 작가는 자신의 입장에서 더 좋은 세상을 만들고 싶다는 메시지를 표현하려는 것 같았다"라고 소감을 말했다.

또 다른 관람객은 "작품을 보지도 않고 비난하는 사람들이 있고, 멀리 있어도 스마트폰으로 정보를 접할 수 있는 시대지만 실제로 찾아와서 보고 체험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다"라고 밝혔다.

관람객들은 안전을 위해 금속 탐지기로 소지품 검사를 받고 동영상 촬영도 금지되는 등 삼엄한 경비 속에서 기획전에 입장했다.

이와 관련해 한 관람객은 "누군가는 이렇게까지 해야 하느냐는 불만도 있겠지만, 전혀 불편하지 않았다"라며 "오히려 아주 조용한 분위기에서 작품을 감상할 수 있어 더 만족했다"라고 말했다.

일본 헌법학자 요코다이도 사토시 게이오대 교수는 NHK와의 인터뷰에서 "표현의 자유는 모두가 좋아하는 것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누군가 불쾌감을 느끼더라도 당연히 보장되어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평화의 소녀상) 전시가 중단된 이유는 안전 우려 때문이었으니 대책을 마련했다면 재개하는 것이 타당하다"라고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또한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한 사전 준비와 대응을 확실하게 했다면 전시 중단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며 "주최 측이 미흡하게 대응한 것도 사태를 악화시킨 원인 중 하나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다만 전시를 반대하는 목소리도 여전했다. 아이치 트리엔날레 주최 측은 이날 하루에만 약 200건의 항의 전화가 걸려왔다고 밝혔다. 또한 우익 성향의 시위대가 아이치현청 앞에서 농성을 벌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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