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래 도로공사 사장 "수납 업무? 자회사로 가야 한다"

[한국도로공사 국정감사] 한국도로공사 해결책 외면... '총선 출마 여부' 따진 의원들

등록 2019.10.10 19:32수정 2019.10.10 19:32
1
원고료주기
 
a

10일 국회에서 국토교통위 한국도로공사 국정감사가 진행됐다. ⓒ 김종훈

   
10일 서울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한국도로공사 국정감사장에 모습을 보인 이강래 한국도로공사 사장의 입장은 단호했다. 이 사장은 안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수납 업무를 원하는 분들은 도로공사 자회사로 가야 한다"면서 "도로공사 직고용 인원들에게 어떤 업무를 줄지는 경영상의 재량"이라고 주장했다. 

한마디로 '도로공사에서 일하고자 하면 수납업무 대신 다른 업무를 해야 한다'라는 뜻이다. 이는 이 사장이 지난 9월 9일 기자들에게 전한 "대법원에서 승소 판결을 받은 요금수납원에 대해 본사가 직접 고용을 진행하지만 수납업무가 아닌 조무업무 등 다른 업무를 맡길 것이다. 수납업무를 하려면 자회사에 고용돼야 한다"라는 입장에서 하나도 달라지지 않은 내용이다.

앞서 도로공사는 9일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중재로 한국노총 소속 톨게이트 수납요금수납원과 정규직 전환 문제에 관해 합의했다. 2심 계류 중인 수납원에 대해 직접 고용을 하고, 1심 계류 중인 수납원의 경우 1심 판결 결과에 따라 직접 고용하되 1심 판결 이전까지는 공사의 임시직으로 고용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들은 도로공사에 직고용돼도 원래의 업무였던 '수납업무'를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 사장은 이용호 의원(무소속)이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왜 자회사를 만들었나"라고 묻자 "도로공사 요금수납원 직고용 과정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긴 부분이 정부의 가이드라인이었다"면서 "국민의 생명 안전과 직결된 부분은 직접고용하고, 그렇지 않으면 부분은 직접고용과 자회사, 사회적기업 형태로 고용하는 형태였다. 내부 논의와 전문가 자문을 거쳐 '자회사가 답이다'라는 결론을 내린 것"이라고 밝혔다.

요금수납원 문제 해결책 기대했으나...
  
a

10일 국회에서 국토교통위 한국도로공사 국정감사가 진행됐다. ⓒ 김종훈

   
이날 도로공사 국정감사는 시작 전부터 도로공사 요금수납원 문제가 깊이 있게 논의돼 유의미한 해결책이 나오지 않을까 기대됐다. 그러나 기대는 여지없이 무너졌다.

국감의 주요 이슈가 요금수납원의 직고용 문제 대신 지난 2일 태풍 '미탁' 상륙 당시 이 사장의 행적에 대한 의혹으로 집중됐다. 이 문제로 여야 간 공방이 오가자 박순자 국토교통위원회 위원장은 중간에 국감을 중단시키기도 했다.

민경욱 자유한국당 의원이 포문을 열었다. 민 의원은 "지난 2일 국토교통부 국감 도중 태풍 북상으로 주요 시설 관련 기관장 이석을 여야 간사 협의로 허용했다"면서 "이런 배려에도 이강래 사장은 상황실 등에 정위치해야 하는데 그러지 않았다"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 사장은 "본사를 간다고 해도 상황실 접근이 어려웠고 회의장 떠나서 바로 재난안전처장에게 전화해 상황 보고를 받았다"면서 "서울교통센터 상황실로 가려고 했지만 상황실 입구도 노조원에 점거된 상황이라 자극하지 않기 위해 인근에서 센터장을 불러 상황 보고를 받고 간단히 식사 후 자택으로 귀가했다"라고 설명했다.
  
a

10일 국회에서 국토교통위 한국도로공사 국정감사가 진행됐다. ⓒ 김종훈


  
답변을 들은 민 의원은 "우리가 배려했는데도 이 사장은 배려를 무시하고 배신을 한 것"이라면서 "역내 비상대기를 하지 않고 행적이 불분명했다"라고 호통쳤다. 같은 당 송석준 의원 또한 이 사장을 향해 "집무실이 없어서 집에 갔다고 하는데 하남에 수도권 본부가 있다. 현장을 지키지 못했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라고 덧붙였다.

이날 처음 질의자로 나선 박덕흠 자유한국당 의원은 이 사장을 향해 거두절미하고 "총선에 출마할 것이냐"라는 질문부터 던졌다. 이 사장이 "결정된 바 없다"라고 답변하자 박 의원은 재차 출마 여부를 물으며 답변을 재촉했다.

같은 당 송언석 의원은 관용차 평일 운행일지를 국감장에 띄우며 "관용차를 이용해 왜 남원과 순창을 사사로이 오갔냐. 지역 유력 인사들을 만나고 지역 활동을 한 것 아니냐"라고 따져 물었다.

이 사장은 "관용차를 그런 의도로 사용한 적 없다"면서 "남원에 도로공사 남원 지사가 있어서 간 것"이라고 답변했다. 이 사장은 지난 2000년 16대 국회의원을 시작으로 17대와 18대에서 전북 남원, 순창 지역에서 국회의원을 지냈다.
 
a

10일 국회에서 국토교통위 한국도로공사 국정감사가 진행됐다. ⓒ 김종훈

  
a

10일 국회에서 국토교통위 한국도로공사 국정감사가 진행됐다. ⓒ 김종훈

  
송 의원의 추궁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송 의원은 이 사장을 향해 "지난 5월 23일 평일에 봉하에는 왜 갔냐. 업무와 관련 없는 곳에 간 것 아니냐"면서 "일과 시간에 업무와 관련 없는 곳에 갔다. 사과하라"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사장은 "도로공사 사장으로 (노무현 전 대통령) 추도식에는 참석할 수 없지만 그날 참배한 거는 잘못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송 의원의 사과 요구를 거부했다.

이날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도로공사에서 진행한 외부 강연도 문제 삼았다. 박덕흠 의원은 "문정인 교수와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 등 친정부 성향의 인사들이 대거 포함해 도로공사에서 강연을 했다"면서 "도로공사 직무와 관계없는 강연을 진행했다"라고 지적했다. 김석기 의원도 이 사장에게 "외부 강사들이 도로공사에 와서 강연한 내용과 영상, 녹취록 등 시청각 자료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도로공사는 관련 자료를 제출해야 한다"라고 요구했다.

국회 앞에서 피켓 든 톨게이트 요금수납원들
  
a

10일 국회에서 국토교통위 한국도로공사 국정감사가 진행됐다. 같은 시각 국회 밖에선 톨게이트 요금수납원이 규탄 시위를 진행했다. ⓒ 김종훈

   
이날 국회 밖에서는 국정감사가 시작되기 전부터 민주노총 소속의 톨게이트 요금수납원들이 '노사야합 을지로안 거부한다'라는 피켓을 들고, 9일 합의안을 비판하는 시위를 진행했다.
  
국정감사가 시작되자 이들은 국회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날 한국도로공사와 한국노총 간에 맺은 을지로위원회의 중재안을 규탄했다. 이들은 "대법 판결 취지는 소송 당사자가 아니라도 집단 해고된 이들을 직접고용하라는 것"이라면서  "이번 합의는 대법 판결 취지를 전면 부정했다. 또 판결 시점이 다른 931명의 1심 계류자 모두를 법적 절차에 맡겨버렸다. 이들은 1심 재판이 끝날 때까지 기간제로 일해야 한다. 2년 내 판결이 끝나지 않으면 다시 해고된다. 대법 판결이 나왔는데도 기간제로 고용불안에 떨란 소리"라고 밝혔다.   
   
a

10일 국회에서 국토교통위 한국도로공사 국정감사가 진행됐다. 같은 시각 국회 밖에선 톨게이트 요금수납원이 규탄 시위를 진행했다. ⓒ 김종훈

 
이런 가운데 지난 9월 30일 출범한 '톨게이트 요금수납노동자 직접 고용과 자회사 정책 폐기를 위한 시민사회공동대책위'는 이날 이강래 사장을 불법파견 혐의로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고발했다.

이들은 고발장을 제출하며 "이 사장은 파견법 적용을 피하고자 외주사업체를 만들고 용역계약 형식을 통해 파견법을 정면으로 위반했다"면서 "도로공사와 한국노총 노조의 합의안은 직접고용 쟁취와는 거리가 멀다. 검찰은 대법원 판결을 무시하고 있는 이 사장을 불러 조사하고 기소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댓글1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주기
네이버 채널에서 오마이뉴스를 구독하세요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후원하기

AD

AD

인기기사

  1. 1 "옳은 말 하고 싶을 때 많지만... 문재인 정부 비난 않겠다"
  2. 2 조국의 최후 기자회견, 검찰 향해 '헌법 1조 2항' 메시지
  3. 3 조국 장관 사퇴 후 황교안의 일성, 이러니 못 믿는 거다
  4. 4 조국 장관 사퇴, "잘한 결정이다" 62.6%
  5. 5 씁쓸한 조국 사퇴... 윤석열 검찰총장이 명심해야 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