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듣기

"재활용 분류까지... 서초동 촛불 끝나고 정말 놀랐다"

서초동 촛불의 숨은 조력자, 자원봉사자들... "쓰레기 없는 집회장"

등록 2019.10.12 22:35수정 2019.10.12 22:35
55
3,000
 
a

12일 서울 서초역 부근에서 검찰개혁사법개혁적폐청산 범국민연대 주최로 '제9차 사법적폐청산을 위한 검찰개혁 촛불문화제'가 열린 후 자원봉사자들이 도로를 청소하고 있다. ⓒ 강연주

 
[촛불 시작 전] 할 일이 없다(?)는 자원봉사자들

"오늘 자정, 새벽 1시부터 와서 밤을 샌 자원봉사자분들도 있어요. 지난주 서리풀에서 반대집회(조국 규탄 집회)가 열렸거든요. 그걸 막기 위해서 새벽부터 거리에 나가신 거죠. 자리 선점을 못하면 집회 장소를 뺏기는 경우가 있어요."

12일 오후 6시, 서초역 인근에서 열린 9차 검찰개혁 촛불문화제에 자원봉사자로 참석한 정왕우씨의 말이다. 그는 처음으로 대규모 인원이 모였던 7차 촛불집회 때부터 현장에 자원봉사자로 참석했다. 

"재활용 분류까지... 이게 성숙한 시민의식"
 
a

서초동 촛불 자원봉사자 정상윤씨 ⓒ 강연주

 
"오늘 아침 8시부터 나왔습니다. 오자마자 도로 바닥에 시민분들이 앉아계실 곳을 표시했죠. 안전선이요. 이 선이 있어야 시민 분들이 최소한이라도 통행 하실 수가 있으니까요."

교대역 사거리 부근에서 만난 자원봉사자 정상윤씨의 말이다. 그와 대화를 나눈 건 오후 7시께. 추위 탓에 코 끝이 조금 빨개져있었다.

"보통 밤 11시가 다 돼야 저희 자원봉사자들 일이 끝나요. 밤 9시 집회 끝나고 나서, 시민분들 나가실 때서야 저희가 도로 청소를 시작하거든요."

서초대로 전역에 자리한 집회 참가자들. 그렇다면 청소할 양도 방대하지 않았을까? 그는 곧장 "전혀 아니다"라고 답했다. 

"정말 청소할 게 거의 없어요. 사실 청소할 건 많지 않아요. 심지어 많은 시민분들이 같이 청소해주시기도 해요. 저희가 들고다니는 비닐봉투를 들고가서 직접 쓰레기 담아주시기도 하고. 그래도 마지막에 혹시 거리에 쓰레기가 있지 않나 살펴보는데, 거의 99% 이상은 다 치워주시고 가세요. 7차 집회 때, 시민 분들이 떠나고 나서도 깨끗한 도로를 보고 정말 놀랐던 기억이 있어요. 이게 성숙한 시민의식이라고 생각합니다."

서초역 초입에서 만난 다른 자원봉사자, 유하숙(51, 여)씨도 비슷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유씨는 "집회가 끝나면 거의 시민분들이 가져가주신다. 피켓마저도 집에 가져가시는 모습들이 많다"며 "그래서 우리는 환경미화하시는 분들 편하시라고 집회 마지막에 재활용 쓰레기들을 분리해놓는 일을 하는 편이다"라고 했다.
 
a

치우지 않아도 쓰레기 하나 남지 않은 거리 12일 서울 서초역 부근에서 검찰개혁사법개혁적폐청산 범국민연대 주최로 '제9차 사법적폐청산을 위한 검찰개혁 촛불문화제'가 열리고 있다. 집회가 마무리된 뒤 서울중앙지검앞 거리 풍경입니다. ⓒ 권우성

 
  [촛불 끝난 후] 쓰레기 한 점 없는 서초대로

"여기요.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고맙습니다."

9차 검찰개혁 촛불문화제가 마친 오후 9시 50분께. 집회 참가자들이 떠나고 난 현장을 정리하던 자원봉사자 최현경씨에게 시민이 쓰레기를 함께 치워주면서 건넨 말이다.

 
a

치우지 않아도 쓰레기 하나 남지 않은 거리 12일 서울 서초역 부근에서 검찰개혁사법개혁적폐청산 범국민연대 주최로 '제9차 사법적폐청산을 위한 검찰개혁 촛불문화제'가 열리고 있다. 집회가 마무리된 뒤 서울교대 방면 거리 풍경입니다. ⓒ 이희훈

 
a

12일 서울 서초역 부근에서 검찰개혁사법개혁적폐청산 범국민연대 주최로 '제9차 사법적폐청산을 위한 검찰개혁 촛불문화제'가 열린 후 자원봉사자 최현경씨가 도로를 청소하고 있다. ⓒ 강연주

  
최현경씨는 "지금 보신 것처럼 시민 분들이 모두 협조를 많이 해주신다"며 "우리가 통로 구역을 나눠놓기 위해 붙여놓은 안전띠 정도만 치우고 나면, 청소할 게 거의 없다. 이제껏 모든 집회가 그랬다"고 말했다.

이어 최씨는 "사실 자원봉사 일 하는 게 정말 힘들다. 하지만 시민분들 모두가 너무 협조도 잘 해주시고... 이런 걸 보면 모두가 한 마음이라는 게 느껴진다"고 덧붙였다.

현장을 정리하던 자원봉사자 김창희씨도 "우리가 봉투를 들고 다니면, 직접 오셔서 현장 치우는 것을 협조해주신다"며 "내가 교대역 사거리 부근에서 이곳(서초역 인근)까지 걸어왔는데, 쓰레기랄 것도 거의 없었다"고 설명했다.

오후 10시께. 실제로 집회가 끝나고 난 서초대로에는 쓰레기가 보이지 않았다. 자리를 뜬 시민들은 자발적으로 한 곳에 쓰레기를 모아두거나, 들고 있는 것을 그대로 들고 갔다. 집회가 끝난 지 10분여만에 서초대로는 깨끗한 상태로 돌아와 있었다. 

 
a

치우지 않아도 쓰레기 하나 남지 않은 거리 12일 서울 서초역 부근에서 검찰개혁사법개혁적폐청산 범국민연대 주최로 '제9차 사법적폐청산을 위한 검찰개혁 촛불문화제'가 열리고 있다. 집회가 마무리된 뒤 예술의 전당 방면 거리 풍경입니다. ⓒ 이희훈

 
댓글55
이 기사의 좋은기사 원고료 3,000 응원글보기
원고료주기
네이버 채널에서 오마이뉴스를 구독하세요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후원하기

AD

AD

인기기사

  1. 1 아버지 '어두운 과거' 폭로하는 노소영 소송의 역설
  2. 2 "미쳤어, 미쳤어"... 손흥민, 그가 눈앞으로 달려왔다
  3. 3 정경심 재판부 "검사도 틀릴 수 있다고 생각 안 하나?"
  4. 4 휴전 들어간 국회... '검찰 간부 실명공개' 언급한 이해찬
  5. 5 윤석열 총장님, 이건 해명이 필요한데요?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