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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죽의 3연승' 키움, 곰 잡으러 잠실로... 창단 첫 우승할까

[KBO리그] 키움, SK에 12안타로 10-1 대승... 두산과 한국시리즈 격돌

19.10.18 09:33최종업데이트19.10.18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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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9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3차전 키움히어로즈와 SK와이번스의 경기에서 승리한 키움 선수들이 환호하고 있다. 2019.10.17 ⓒ 연합뉴스

 
키움이 '디펜딩 챔피언' SK에게 3연승을 거두고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장정석 감독이 이끄는 키움 히어로즈는 17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SK 와이번스와의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장단 13안타를 터트리며 10-1로 대승을 거뒀다. 홈 어드벤티지를 내준 채 불리하게 시작했던 플레이오프 시리즈에서 파죽의 3연승을 거둔 키움은 2014년 이후 5년 만에 한국시리즈에 진출해 오는 22일부터 두산 베어스와 7전 4선승제의 한국시리즈를 치른다.

키움은 '바람의 손자' 이정후가 3회 결승 2루타를 포함해 3안타 2타점 2득점으로 맹활약하며 3차전의 영웅이 됐고 하위타선의 송성문과 김규민도 나란히 3안타를 기록했다. 마운드에서는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2.1이닝 3실점으로 무너졌던 에릭 요키시가 5회 2사까지 1실점으로 SK 타선을 틀어 막았다. 정규리그에서 두산에 밀려 아쉽게 한국시리즈 직행 티켓을 놓쳤던 SK는 1년 만에 재회한 히어로즈에게 3연패를 당하며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초반 기회 살리지 못한 SK, 키움의 중심타선에게 응징 당했다

안방에서 연패를 당한 SK는 남은 3경기를 모두 이겨야 하는데 확률상 매우 불리해졌다. 역대 플레이오프에서 1, 2차전을 모두 패한 팀이 3, 4, 5차전을 모두 따내고 한국시리즈에 올라간 것은 15번 중 단 2번(13.3%) 뿐이었다. 하지만 2패 뒤 3연승의 기적을 연출한 두 번 중 한 팀이 바로 2009년의 SK였다. 반면에 연승을 따낸 키움은 하루라도 빨리 시리즈를 끝내고 최대한 많은 휴식일을 확보하려 한다.

SK의 염경엽 감독은 2차전에서 투런 홈런을 포함해 2안타 4타점으로 맹타를 터트린 한동민을 과감하게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했다. 대신 외국인 타자 제이미 로맥이 2번 타순에 전진배치됐고 우타자 배영섭을 1번 좌익수, 정의윤을 4번 지명타자로 출전시키며 좌완 요키시에 대비했다. 키움은 제리 샌즈가 무릎부상을 참고 선발 출전했고 2차전 결승타의 주인공 송성문도 6번3루수로 라인업에 포함됐다.

SK는 1회초 공격에서 김하성의 실책과 로맥의 안타, 최정의 땅볼로 1사 2, 3루의 선취점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올해 키움전 타율 .326 고척돔 타율 .417로 강했던 정의윤이 삼진으로 물러나고 이어진 2사 만루에서도 이재원이 유격수 땅볼에 그치며 1회 득점 기회를 날렸다. SK 선발 헨리 소사는 시속 150km를 넘나드는 강속구를 앞세워 키움 타선을 2회까지 1피안타로 묶었다.

하지만 SK가 1회 1사2, 3루, 3회 1사1, 2루의 기회를 무산시키자 3회말 소사에게 끌려 가던 키움의 반격이 시작됐다. 키움은 3회 김규민의 안타와 김하성의 볼넷으로 만든 2사1, 2루 기회에서 이정후의 2루타와 박병호의 적시타로 3점을 선취했다. 소사는 3회에만 30개의 공을 던지며 고전했고 키움의 중심타선은 소사가 흔들린 틈을 놓치지 않았다.

한국시리즈를 향한 키움의 질주는 4회에도 멈추지 않았다. 키움은 4회 선두타자 송성문의 2루타로 SK 선발 소사를 강판시켰고 이지영과 김규민의 빚맞은 땅볼로 송성문이 홈을 밟으면서 스코어를 4-0으로 벌렸다. 이날 요키시를 상대로 홀수 이닝마다 득점 기회를 잡았던 SK는 5회 2사 1사 1, 2루에서 정의윤의 중전 적시타로 한 점을 따라갔다. 장정석 감독은 5회 2사까지 1실점으로 호투하던 요키시를 미련 없이 안우진으로 교체해 급한 불을 껐다.

아버지에게서 '천재'라는 별명까지 물려 받으려는 이정후
 

17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9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3차전 키움히어로즈와 SK와이번스의 경기 3회말 2사 1, 2루. 키움 이정후가 2타점 적시타를 날리고 있다. 2019.10.17 ⓒ 연합뉴스

 
SK의 5회 추격이 1점으로 그치자 키움은 5회 사실상 승부에 쐐기를 박는 점수를 뽑아냈다. 키움은 5회말 1사 만루 기회에서 샌즈의 밀어내기 볼넷과 송성문의 2타점 적시타,김규민의 1타점 적시타, 정현의 실책을 묶어 5점을 추가하며 스코어를 9-1로 크게 벌렸다. SK는 5회에만 투수를 김태훈에서 정영일, 문승원으로 교체했지만 불 붙은 히어로즈의 타선을 잠재우기엔 무리였다. 

키움은 안우진에 이어 6회 좌완 김성민, 7회 잠수함 한현희를 차례로 투입하며 승리를 위해 필요한 아웃카운트를 차곡차곡 채워 나갔다. SK도 문승원 이후 서진용이나 하재훈 같은 필승조 대신 박민호, 신재웅 등 추격조 투수들을 투입하며 경기를 뒤집기가 쉽지 않음을 인정했다. 키움은 7회말 김규민의 적시타로 두 자리 점수를 만들었고 8,9회 김상수와 윤영삼을 차례로 투입해 경기를 마무리하며 한국시리즈 진출을 확정했다.

2017년 신인왕과 2018년 외야수 부문 골든글러브, 아시안게임 금메달. 프로 입단 후 이정후는 누구보다 화려한 슈퍼스타의 길을 걷고 있다. 하지만 남부러울 것 없는 이정후의 초반 커리어에서 유일한 아쉬움을 꼽자면 바로 작년 가을야구였다. 이정후는 작년 10월 한화 이글스와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9회 김회성의 타구를 잡다가 왼 어깨관절 와순손상으로 시즌 아웃됐다.

이정후는 늦으면 5월까지 1군 복귀가 힘들 거라는 예상을 깨고 개막 엔트리에 포함됐고 올해도 타율 .336 6홈런 68타점 91득점 13도루로 매우 좋은 시즌을 보냈다. 그리고 이정후는 LG 트윈스와의 준플레이오프에서 1차전 무안타의 부진을 씻고 타율 .286 3타점 4득점 1도루를 기록했고 플레이오프에서는 3경기에서 8안타(타율 .533)를 폭발시키며 키움의 한국시리즈 진출을 견인했다. 이정후는 한국시리즈에서도 두산의 경계대상 1호가 될 전망이다.

키움은 플레이오프를 3경기 만에 끝내면서 많은 것을 얻었다. 먼저 한국시리즈 1차전이 열리는 오는 22일까지 무려 4일의 휴식 및 준비기간이 주어진다. 충분한 휴식을 취한 선발 투수들과 최강 불펜진을 한국시리즈에서도 정상적으로 가동할 수 있다는 뜻이다. 게다가 LG와 SK를 차례로 꺾으며 한국시리즈에 오른 키움의 기세는 정규리그 마감 후 3주 동안 쉬었던 두산을 능가한다. 히어로즈가 첫 우승에 도전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잡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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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플레이오프 키움 히어로즈 이정후 장정석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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