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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장하고 자위에 나선 시민군 "우리는 피의 투쟁을 계속한다"

[김삼웅의 5·18 광주혈사 / 31회] 시민군은 양측의 희생을 줄이고자 계엄당국과 협상을 시도했으나

등록 2019.10.24 18:22수정 2019.10.24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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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 5.18 당시 시민들과 계엄군들이 금남로에서 대치하고 있다. ⓒ 5.18 기념재단

다음은 '범시민 민주투쟁위원회, 전조대학생혁명위원회' 명의의 〈우리는 피의 투쟁을 계속한다〉이다.

저 악랄한 유신독재자 박정희놈의 하수인 최규하, 신현확, 전두환놈의 악랄한 만행을 보라.

ㆍ사망자 500명 이상! 부상자 3,000명 이상! 연행자 3,000명 이상!
ㆍ놈들은 무차별 발포를 시작하였다!

ㆍ행동강령

    ① 각 동별로 동사무소 장악, 동별로 집합!
    ② 오후 3시부터 도청으로 진격하라!(매일)
    ③ 무기를 제작하라! (총보다 더 긴 무기, 손수건)
    ④ 화염병제작(불화살, 불깡통, 각종 기름 휴대)

   "전주ㆍ이리에서는 경찰이 시민의 편에 합세!"
   "학생 혁명군 상무대 무기고 무기 탈취!"
   "최후의 1인까지 투쟁하라!"(주석 9)


광주시민들은 고립무원의 상태에서 외신기자를 구세주처럼 반겼다. 자신들의 억울한 희생과 아픔을 세상에 알려주기를 바라는 심경에서였다. 그리고 무장을 하게 되고 스스로 자위에 나섰다. 무장을 하고서도 양측의 희생을 줄이고자 계엄당국과 협상을 시도했다.
  
이날 오전 8시를 기해 전국 각지에선 광주행 고속버스의 운행이 중단되었다. 사태가 심각하게 돌아가자 계엄군과 시위대는 협상을 시도, 오전 9시 50분쯤 시위군중이 뽑은 시민대표 김범태(27ㆍ조선대 법대 1년)씨와 전옥주(32ㆍ가정부)씨 등 2명을 도청에 들여보내 장형태 지사와 협상토록 했다.

이 자리에서 양 대표는 ① 유혈사태에 대한 당국의 공개사과 ② 연행학생 및 시민들의 전원석방과 입원중인 시민과 학생들의 소재와 생사를 알려줄 것 ③ 계엄군은 21일 정오까지 모든 병력을 시내 전역에서 철수할 것 ④ 전남북 계엄분소장과 시민대표간의 협상을 주선할 것 등을 요구했으나 이렇다 할 답변을 얻지 못했다.(주석 10)

  

시민들과 대치중인 진압군 ⓒ 5.18기념재단

 
오전 10시 30분에 이르자 군 헬기가 분주히 도청과 조선대, 전남대 등에 이착륙하는 모습이 보였다. 계엄당국은 이들 헬기를 통해 도청 지하실의 진압무기류와 사망자를 모처로 공수하는 한편, 도청 내의 주요 기밀서류를 이송하기 시작했다.

계엄당국은 협상보다는 '진압'에 무게를 두었다. 기왕에 피를 본 마당이니, 이참에 타 지역에서도 옴짝하지 못하도록 본때를 보이고자 한 속셈이다.


주석
9> 앞의 책, 34쪽.
10> 윤재걸, 앞의 책, 108~109쪽.

 
덧붙이는 글 [김삼웅의 ‘5ㆍ18광주혈사’]는 매일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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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독재 정권 시대에 사상계, 씨알의 소리, 민주전선, 평민신문 등에서 반독재 언론투쟁을 해오며 친일문제를 연구하고 대한매일주필로서 언론개혁에 앞장서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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