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중공업에는 네 명의 열사와 한 명의 희생자가 있다

[현장] 금속노조 부산양산지부 한진중공업 지회, 23일 '합동 노동해방 열사 추모제' 개최

등록 2019.10.23 17:02수정 2019.10.23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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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노조 부산양산지부 한진중공업 지회 합동 노동해방 열사 추모제 ⓒ 이윤경

   
한진중공업에는 네 명의 열사와 한 명의 희생자가 있다. 

1987년 노동자 대투쟁 이후 전노협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다가 노태우 정권에 의해 죽임당한 박창수 열사, 손배가압류와 강제 사직 등 노조 탄압에 맞서 목숨으로 항거한 김주익 열사, 김주익 열사의 죽음에 괴로워하다가 목숨을 끊은 곽재규 열사, 복수노조와 손해배상 소송, 정리해고에 이은 강제 휴업을 규탄하며 조합원들에게 단결하자는 유서를 남기고 자결한 최강서 열사 그리고 동료들의 죽음과 정리해고로 회복할 수 없을 만큼의 상처를 입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김금식 희생자가 그들이다.

금속노조 부산양산지부 한진중공업 지회는 네 분 열사와 한 분의 희생자를 기리는 '합동 노동해방 열사 추모제'를 23일 오전 11시 한진중공업 내 단결의 광장에서 열었다.

정홍형 금속부양 수석 부지부장이 사회를 맡았고 한진지회 열사회 이재중 사무국장이 열사들의 삶을 소개했으며 한진지회 열사회 박성호 회장이 여는 발언으로 인사를 전했다. 부경몸짓패와 박령순 동지가 결의와 추모의 공연을 펼쳤다. 이승렬 금속노조 열사특위장, 김재하 민주노총 부산본부장, 문철상 금속부양 지부장, 도진해 한진중공업 지회장이 발언했다. 추모제에는 김주익 열사의 형도 함께했다.

김재하 민주노총 부산본부장은 "수구보수 세력은 전열을 가다듬고 소위 촛불정권은 우경화하는 이 시기에 각별한 마음으로 열사들을 뵙는다"라고 인사한 뒤 "강고한 탄압에는 그에 걸맞은 투쟁이 뒤따른다. 상상도 못 한 비정규직 톨게이트 여성 노동자들의 거침없는 점거 농성 투쟁을 보며 열사들의 정신을 느낀다"라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고개를 숙이고 앉은 한진지회 조합원들을 향해 "동지들 덕분에 민주노총이 백만을 넘었고 동지들 덕분에 여기까지 왔다"라며 "열사들의 죽음은 결코 동지들 탓이 아니니 고개를 들어라. 끊임없이 민주노조를 지키려 투쟁하는 동지들은 자부심을 가져도 된다"라고 위로했다.

이어서 김 본부장은 "정년으로 퇴직하신 동지들도 있고 곧 정년을 앞둔 동지들도 많은데 노동해방을 위한 길에 정년은 없다. 열사정신 계승을 위해 끝까지 함께 싸우자"라고 강조했다.


감사의 인사를 먼저 전한 도진해 한진중공업 지회장은 합동 추모제에 대해 "열사 개개인을 생각하면 마음이 무겁기도 하지만 87%에 달하는 조합원들의 의견을 받아 합동 노동해방 열사 추모제를 하게 되었다"라고 설명하며 "이것을 계기로 조합원들만 참여하는 추모제가 아니라 더 많은 사람이 함께 하는 추모 문화제로 키워갈 수 있기를 바란다"라고 밝혔다.

금속노조 부산양산지부 한진중공업 지회는 10월 17일부터 30일까지 2주 동안을 열사정신 계승 기간으로 정했다. 27일에는 양산 솥발산 열사묘역에서 참배를 진행할 예정이다.
 

박창수, 김주익, 곽재규, 최강서 열사 약력 ⓒ 이윤경

   

조합원들이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고 있다. ⓒ 이윤경

   

김재하 민주노총 부산본부장의 발언 ⓒ 이윤경

   

열사들을 향해 노래하는 민중가수 박령순 ⓒ 이윤경

   

도진해 한진중공업 지회장의 힘찬 마무리 연설 ⓒ 이윤경

   

헌화 차례를 기다리는 한진지회 조합원들 ⓒ 이윤경

   

묵상 ⓒ 이윤경

   

김주익, 곽재규, 박창수, 최강서 김금식 동지를 기억하겠습니다. ⓒ 이윤경

 
#한진 #열사 #민주노총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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