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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 위기 시절, '황교안 대행' 대미외교는 실종상태였다"

재미 언론 '선데이저널 유에스에이', 틸러슨 미 국무부 장관 일정표 분석

등록 2019.10.25 11:51수정 2019.10.25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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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3월 17일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이 서울 세종로 외교부 브리핑룸에서 공동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지난 2017년 1월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직후부터 같은 해 5월 문재인 대통령 취임 직전까지 우리 정부의 대미외교는 사실상 실종상태였다는 지적이 나왔다.

트럼프 행정부의 첫 번째 외교안보사령탑으로 지명되어 2017년 2월부터 2018년 3월까지 14개월간 국무장관직을 수행했던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의 일정표를 분석한 결과다.

한인 언론 <선데이저널 유에스에이>는 24일(현지 시각)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의 일정표를 분석한 결과, 당시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틸러슨 장관 취임 뒤 통성명 수준의 전화통화를 한 뒤 그 뒤 5개월간은 전화통화 한 번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미국에서 8년 만에 정권이 교체됨으로써 외교정책의 큰 변화가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한국 정부는 문재인 정부가 출범할 때까지 사실상 손을 놓고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틸러슨 국무장관 일정표는 미국 비영리단체 '아메리칸 오버사이트'가 정보자유화법을 근거로 미 국무부로부터 입수한 것이다. 일부 기밀사항을 가린 채 2017년 1월 30일부터 2018년 4월 3일까지 틸러슨 장관의 일정에 따르면 같은 기간 일본 외무장관은 전화통화 4차례는 물론 미일 외무장관 회담을 4차례나 한 것으로 확인됐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후 강경화 외교부 장관도 틸러슨 장관 퇴임 때까지 9개월간 모두 11차례 전화통화를 한 것으로 집계됐고, 일본도 틸러슨 장관 재임 중 외무장관이 11차례, 아베 총리도 2차례 틸러슨 장관과 직접 통화를 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 문 대통령이 임명한 홍석현 대통령 특사도 2017년 미 국무부에서 틸러슨 장관과 약 15분간 대화를 나눈 것으로 확인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던 2017년 1월은 북한이 핵실험을 계속함에 따라 한미관계가 그 어느 때보다 긴밀한 공조가 필요했던 시기였다. 비슷한 시기 한국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2016년 12월 9일) 당한 후 황교안 국무총리가 대통령 대행직을 수행하고 있었다. 대통령 탄핵과는 상관없이 외교 시스템은 정상적으로 움직여야 했지만 그렇지 못했던 것이다.

박근혜 정부에서 임명된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2017년 6월 퇴임 때까지 약 5개월 정도 틸러슨 장관의 카운터파트였지만 틸러슨 장관을 만난 것은 3차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마저 2차례는 카시다 일본 외무상과 함께한 3자회동이었다.

윤 장관이 유일하게 틸러슨 장관과 한미 외무장관 회담을 한 것은 2017년 3월 17일로, 틸러슨 장관의 아시아 순방 당시 일본 방문 다음 한국을 찾았을 때였다. 한국 정부의 어프로치가 아니라 미국 정부의 어프로치였던 셈이다.

윤 장관 재임 때 틸러슨 장관과의 접촉은 모두 5차례로 전화 통화 1차례, 3자회담 2차례, 양자회담 1차례였다. 이 외에 당시 안호영 주미대사가 틸러슨 장관을 한 번 면담한 것이 전부였다.

<선데이저널 유에스에이>는 "박근혜 전 대통령을 대신한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은 단 한 차례도 통화한 사실조차 기록되어 있지 않아 사실상 그 기간 동안은 대미외교가 실종상태였던 것으로 드러나 황교안 한국당 대표의 외교 논란이 거세게 일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선데이저널 #윤병세 #틸러슨 #강경화 #대미외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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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도균 기자입니다. 어둠을 지키는 전선의 초병처럼, 저도 두 눈 부릅뜨고 권력을 감시하는 충실한 'Watchdog'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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