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절, 뭐가 다르지?

교토 묘각사 절을 찾아서

검토 완료

박현국(aoyama6156)등록 2019.11.03 14:59
10월 30일 오전 교토 시내에 있는 묘각사(妙覺寺) 절에 다녀왔습니다. 교토에는 크고 작은 절이 많이 있습니다. 절마다 종파가 다르고 자리 잡은 곳 또한 여러 곳입니다. 마침 묘각사는 교토 한 가운데 고쇼(御所) 북동쪽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한때 센리큐(千利休,1522-1591.4)가 사용한 차실을 두고 있었지만 불에 타서 지금은 없어졌습니다.
 

교토 묘각사 절 남쪽에 있는 산문을 지나면 조사당이 나옵니다. ⓒ 박현국

  
묘각사 둘레에는 묘현사를 비롯하여 같은 종파에 속하는 절들이 여럿 자리잡고 있습니다. 남쪽으로 난 대문을 지나면 정면에 큰 조사당(祖師堂)이 있고 왼쪽으로 방장이나 본당, 서원들이 있습니다. 이 안 쪽에 센리큐가 사용한 차실이 있었다고 하나 지금은 없습니다.

일본 절에서 조사당은 대부분 불교 종파를 창시한 스님의 영정을 모신 곳이 많습니다. 어쩌면 일본 불교의 특징이 조사당에 있는 지도 모릅니다. 우리나라 불교 절에서는 대부분 대웅전이 가장 크고 웅장하며 부처님을 모십니다. 그러나 일본 절에서는 절에 따라서 다르지만 조사당이나 미에이토(御影堂), 개산당(開山堂), 법화당(法華堂)을 두고 그곳에 종파를 창시한 스님을 신격화해 섬기기도 합니다.
 

교토 묘각사 절 안쪽 부처님을 모신 본당을 찾아서 들어가 보았습니다. ⓒ 박현국

 
묘각사 역시 불교 사찰이기 때문에 부처님을 모신 곳이 있습니다. 절 왼쪽 깊은 건물 안 쪽, 복도를 따라서 들어 가면 본당이 있고, 그곳에 부처님을 모셨습니다. 부처님은 일반 대중이 쉽게 접근할 수 없습니다. 아마도 일반인들은 종파를 창시한 종조 스님을 섬기고, 스님들이 절 안쪽에서 살면서 가까이에서 부처님께 불공을 드리면서 섬기나 봅니다.

묘각사 절은 처음 1378년 교토 시조오미야에 지어졌으나 1483년 아시카가(足利義尚,1465.12~1489.04)의 명령으로 니조코로모노타나(二条衣棚)로 옮겨졌다가, 1532년 지금 자리 잡은 곳으로 옮겨서 지었다고 합니다. 여러 번 불에 타서 없어졌지만 다시 지어졌습니다. 이 절은 오다노부나가(織田信長)가 교토를 찾았을 때 숙소로 이용되기도 했다고 합니다.

일본 교토에 있는 절은 우리나라와 달리 마을 안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넓은 땅에 오래된 나무들이 잘 가꾸어져있습니다. 불교가 지닌 힘 때문인지, 사람들의 불심 때문인지, 교토 절들은 오랜 세월동안 잘 꾸며왔습니다. 그것이 우리 나라 절과 조금 다릅니다.
 

절 안쪽 둥근 창 밖으로 작은 돌부처를 모셨습니다. ⓒ 박현국

 
가는 법> 교토시 지하철역 구라마구치(鞍馬口)역에서 서쪽으로 가면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박현국 시민기자는 교토에 있는 류코쿠대학 국제학부에서 우리말과 민속학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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