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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오겠다" 신카이 마코토, 약속 지키려 일정 바꾼 사연

[현장] 애니메이션 <날씨의 아이> 감독 기자간담회

19.10.31 13:31최종업데이트19.10.31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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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 영화 <날씨의 아이>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모습 ⓒ (주)미디어캐슬


일본 애니메이션 영화 <너의 이름은.>의 신카이 마코토 감독이 3년 전 약속을 지켰다. 신작 애니메이션과 함께 다시 한국을 찾겠다는 약속이었다.
 
30일 오후 서울 송파구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에서 애니메이션 <날씨의 아이>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현장에는 <날씨의 아이>의 신카이 마코토 감독이 참석했다.

지난 10월 초 예정됐던 <날씨의 아이>의 개봉이 미뤄지면서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내한 일정도 자연스레 연기되었다. 30일 개봉이 다시 확정되고 당초 신카이 감독의 내한 일정은 무대인사를 겸한 단 하루였다. 그러나 신카이 감독이 한국 기자들과 만남을 갖고 싶다고 요청하면서 급히 일정을 변경했고, 이날 기자간담회가 열릴 수 있게 됐다.
 
신카이 카코토 감독은 "드디어 이렇게 한국에 올 수 있게 되어서 안심이 된다"면서 "상영도 연기되고 한국에 못 가게 되는 건 아닌가 하는 불안감 있었다"고 고백했다. 그는 이어 "<너의 이름은.> 개봉할 때 3년 뒤 신작과 함께 한국을 다시 찾겠다고 약속했었다"면서 "그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되어서 감사한 마음이다"라고 말했다.
  
<날씨의 아이>는 이상 기후가 계속되는 시대에서 흔들리는 소년과 소녀가 자신의 삶의 방법을 선택하는 이야기로,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는 세대와 전 세계를 향해 전하는 메시지가 담겨 있는 애니메이션 영화다. 그가 만든 캐릭터에는 언제나 그 시대를 살아가는 청춘들의 모습이 투영되어 있다. 주인공 호다카(다이고 도타로 분)는 가출을 해서 도시에 왔고, 히나(모리 나나 분)는 심각한 가정사를 가지고 있다. 그럼에도 그들은 트라우마를 갖거나 자신을 되돌아보는 태도를 보이기보다는 오직 앞을 향해 나아간다.
 
날씨 테마에 녹여 든 청년들의 빈곤 그려낸 애니메이션
 
<날씨의 아이>에는 청년들의 빈곤이 그려져 있다. 이전 작품에서 보여준 아기자기하고 한 번쯤 방문해보고 싶은 마음이 드는 분위기와는 상반된 느낌이다. 인터넷 카페에서 정크 푸드를 먹는 빈곤한 모습의 주인공들이 등장한다. 

신카이 감독은 "<너의 이름은.> 만들 때는 영화 속 내용을 보고 동경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무대를 표현했다"면서 이번에 상반된 분위기를 연출해낸 이유에 대해선 "어느 순간 우리는 어차피 그런 집에선 살 일이 없을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전작의 반짝거리는 세상보다는 가난하고 힘들지만 그 안에서 즐거움을 찾아가는 인물들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현실에 대한 공감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었다.
  

애니메이션 영화 <날씨의 아이>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모습 ⓒ (주)미디어캐슬

 
날씨를 주제로 설정한 이유는 일본의 기후가 한몫했다고 한다. 그는 "최근 주변에서 기후가 변했다는 것을 실감하기 시작했다. 한국은 아직 기후 변동에 대해서 큰 변화를 실감하지는 못할 정도지만 일본은 아니다. 어떤 의미에서는 세상이 조금씩 미쳐가고 있다는 감각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달라져 가는 이상한 세상을 살아가는 소년과 소녀의 모습을 그려가고 싶었고 그 테마는 날씨였던 셈이다.
 
현장에서는 전 작품과 이번 신작의 연결점, 메시지 등에 대한 질문들이 쏟아졌다. 그만큼 감독이 애니메이션을 통해 던져주는 화두와 메시지가 세간의 화제가 되었기 때문. 그는 이번 신작에 숨겨진 메시지에 대해 "재해를 모티브로 만든 애니메이션"이라면서 "일본 사람이 일본 안에서 살아감에 있어 자연재해는 가장 큰 걱정"이라고 설명했다.

일본을 비판하는 눈
 
신카이 마코토 감독이 보는 일본은 비관적이다. 영화에서 보여주는 메시지가 많은 화제를 불러일으키는 이유도 그것 중 하나. 그는 자기 스스로도 영화에서 보여주는 메시지가 밝고 건전하거나 건설적인 메시지가 아니라는 부분에 대해 인정했다. 감독은 "환경 문제도 그렇고 정치도 마찬가지"라면서 "어른들이 만들어 놓은 문제들을 아이들에게 미루는 것은 그만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어른들을 이해할 수 없는 아이들의 모습을 히나와 호다카를 통해 그려내고자 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가 멋지 않는 사회를 보여주면서 일본에서 현재 살아가는 사람들의 상처를 공감하고 이를 치유하겠다는 게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바람이다.
  

애니메이션 영화 <날씨의 아이>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모습 ⓒ (주)미디어캐슬

 
자신 역시 어른이라는 부분을 언급하며 "아이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느낀다"면서 "기후 변화를 이야기하는 이유 역시 지금의 기후변화의 문제는 어른들이 긴 시간 동안 지구를 바꾸어 온 것이기 때문에 이 역시 어린아이들에게는 책임이 없다"고 전했다. 이러한 부분들을 애니메이션으로 녹여내는 작업이 그가 할 수 있는 하나의 노력.
 
그는 이번 작품을 위해 도쿄 시내에 헬기를 띄우고 사진도 10만 장 이상을 찍었다고 했다. 애니메이션 배경으로 실제 사진을 토대로 CG 그래픽을 구현하는 한편 연필로 색을 입히는 과거의 방식도 작품 안에 녹여낸 그는 "정말 다양한 기술을 통해 배경을 만들어냈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한편 이번 작품 성우는 지난 8월 개봉한 국내 영화 <봉오산 전투>에서 열연한 일본 배우 다이고 코타로가 주인공 호다카 역을 맡아 화제를 불러 모았다. 2000명이 넘는 치열한 오디션 경쟁에서 오직 목소리만을 통해 캐스팅된 실력 있는 배우인 그는 리얼리티를 살리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한다. 극 중 호다카가 숨 가쁘게 뛰어가는 장면에서 하는 대사를 실감 나게 구현하기 위해 밖에서 실제로 한참을 달리고 돌아와서 그 목소리를 녹음했다는 후문이다.
신카이마코토 너의이름은 날씨의아이 애니메이션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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