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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법 개악, 구속 각오하고 국회로 들어가자"

[현장] '노동개악 분쇄 및 탄력근로제 기간 확대 저지' 민주노총 결의대회

등록 2019.10.31 19:31수정 2019.10.31 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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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김명환 위원장과 조합원들이 3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노동개악 분쇄, 탄력근로제 기간확대 저지 결의대회’에 참석해 국회의 탄력근로제 기간확대 법안 합의처리 추진을 규탄하며 화형식을 벌이고 있다. 이날 민주노총은 국회 환노위에서 탄력근로제 기간확대를 포함한 노동개악법이 심의되는 즉시 총파업에 돌입할 것을 결의했다. ⓒ 유성호

 
"11월 9일 (전국노동자대회 때) 국회로 들어가자. 우리 힘으로 노동법 개악을 막아내야 한다. 놀고먹는 국회, 민생을 외면하는 국회, 우리가 해산시킬 수 있다. 김명환 위원장을 비롯해 산별 및 지역본부장 구속을 각오하고 투쟁하자. 국회로 들어가 노동법 개악을 박살 내자."
 
류조환 민주노총 경남지역본부 본부장이 31일 오후 국회 앞에서 열린 '노동개악 분쇄 및 탄력근로제 기간확대 저지' 민주노총 결의대회에 연단에 올라 결연한 표정을 지으며 외친 말이다.
 
류 본부장은 "문재인 정부가 추진 중인 노동법(개정안)이 통과되면 사업장 내에서 쟁의행위가 금지되고, 특수고용노동자들이 노조 할 권리를 빼앗기며, 단체협약을 2년에서 3년으로 늘린다"면서 "무엇보다 해고자들의 현장 활동이 제한된다. 이렇게 되면 민주노조가 제대로 운영되겠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전국에서 올라온 민주노총 산하 간부급 조합원 2500여 명은 이날 결의대회에서 '노동개악 중단하라'라는 손피켓을 들고 "노동자들을 벼랑 끝으로 내모는 국회의 노동개악법 강행처리 시도에 맞서 지금 즉시 전 조직적 총파업 총력투쟁 태세에 돌입한다"라고 결의했다.
 
현재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탄력근로제 단위 기간을 현행 3개월에서 6개월로 늘리는 안을 심의하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탄력근로제 단위 기간을 1년으로 늘리고, 선택 및 재량근로제 같은 유연근무제를 확대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탄력근로제는 업무량에 따라 근로시간을 조정해 일정 기간 내 평균 노동 시간을 맞추는 제도다.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노조법 개정안 역시 실업자와 해고자의 노조 가입을 허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지만 실업자와 해고자의 노조 활동이 기업 운영을 저해하지 않도록 하는 제한 조항을 뒀다. 또 노조가 쟁의행위를 하더라도 사업장 내 생산 시설과 주요 업무 시설의 전부 또는 일부를 점거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단체협약 유효기간 역시 현행 2년에서 3년으로 연장을 검토 중이다.

김명환 "총파업, 총력투쟁으로 노동개악 멈춘다"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 “총파업, 총력투쟁으로 노동개악 막겠다”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31일 국회 앞에서 ‘노동개악 분쇄, 탄력근로제 기간확대 저지 결의대회’를 열고 국회 환노위에서 탄력근로제 기간확대를 포함한 노동개악법이 심의되는 즉시 총파업에 돌입할 것을 결의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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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조합원들이 3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노동개악 분쇄, 탄력근로제 기간확대 저지 결의대회’에 참석해 국회의 탄력근로제 기간확대 법안 합의처리 추진을 규탄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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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조합원들이 3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노동개악 분쇄, 탄력근로제 기간확대 저지 결의대회’에 참석해 국회의 탄력근로제 기간확대 법안 합의처리 추진을 규탄하고 있다. ⓒ 유성호

 
단에 오른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국회가 민의를 거스르고 노동자의 임금을 깎더니 2000만 명 노동자의 권리를 축소하기 위해 온갖 법안을 만들고 있다"면서 "11월 9일 진행하는 전국노동자대회에서 10만 노동자의 목소리와 분노를 담아 국회로 집결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의 목소리는 이날 유독 더 거칠었는데 그는 발언 내내 국회를 향한 불편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우리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국회가 노동자의 장시간 노동을 유지하고 노조파괴법을 강행하며 결국 민주노총의 깃발을 내리려 한다면 우리가 멈추게 할 것이다. 장시간 노동과 탄력근로제 기간확대도 멈추게 할 것이다. 총파업과 총력 투쟁으로 세상을 멈춰서 노동개악을 막을 것이다."
 
이날 결의대회에는 한국도로공사 소속의 톨게이트 요금수납 노동자들과 전교조 소속의 해고 노동자들도 함께했다.
 
전교조 해고자원직복직투쟁위원회 소속의 해고조합원 정영미씨는 "전교조 법외노조 통보가 어느새 6년이 됐다"면서 "청와대 (전교조) 농성장 부근에 학생들이 체험활동을 오면 반갑다가도 이내 울컥해진다. 우리의 해고 상황이 왜 이렇게 길어지는 것인가. 왜 우리는 학교로 돌아가지 못하나. 문재인 정부가 법외노조 취소 통보만 하면 해결될 일 아니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부는 '대법원 판결을 기다려야 한다'면서 아무것도 안 하고 있다. 그러는 사이 전교조 해고자들은 현장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정년을 맞이하고 있다. 5만 조합원을 가진 전교조의 손발을 왜 묶어 놓는 것인가. 이것이 바로 노조탄압이고 민주노조를 파괴하는 행위다."
 

문한수 민주일반노조 성주톨게이트지회 지회장도 "이 땅의 노동자 삶이 언제나 그러하듯 이번에도 투쟁으로 이겨내야 한다"면서 "국회가 노동법 개악을 시도하면 총단결로 분쇄해 노동 탄압을 막겠다"라고 강조했다.
 
문 지회장은 "톨게이트 노동자들이 결국 어떻게 승리하는지 꼭 지켜봐 달라"면서 지난 9월 9일 이후 진행 중인 한국도로공사 본사 점거 농성에 대해서도 "노동 탄압에 굴하지 않고 정면 돌파하겠다"라는 뜻을 분명히 했다.
 
민주노총은 결의문을 통해 "조국 사퇴를 부르짖던 적폐야당과 검찰 개혁을 소리치던 집권여당은 극렬하게 대립하는 것 같으면서도 유독 친재벌 반노동 정책 앞에서는 한마음 이구동성"이라면서 "우리는 완강히 싸울 것이다. 재벌 공화국을 향해 거침없이 질주하는 11월 국회는 노동개악 국회일 것은 자명한 일이기에 더 이상 물러설 곳도 없는 우리 노동자들은 친재벌 반노동 입법을 반드시 막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날 민주노총은 본행사 후 가진 퍼포먼스에서 국회 그림을 배경으로 한 상자박스에 횃불을 이용해 불을 붙인 후 태워버렸다. 상자에는 '장시간노동 노조파괴법'라고 적혀있었다.

한편 2년 전 조사에서 우리나라 노동자들의 연간 노동시간은 평균 2024시간에 달해 OECD 회원 국가 중 멕시코와 코스타리카에 이어 세 번째로 길었다. OECD 회원국의 평균 노동시간이 1759시간인 점을 감안하면 우리나라 노동자들은 평균보다 265시간 더 일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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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김명환 위원장과 조합원들이 3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노동개악 분쇄, 탄력근로제 기간확대 저지 결의대회’에 참석해 국회의 탄력근로제 기간확대 법안 합의처리 추진을 규탄하며 화형식을 벌이고 있다. 이날 민주노총은 국회 환노위에서 탄력근로제 기간확대를 포함한 노동개악법이 심의되는 즉시 총파업에 돌입할 것을 결의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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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조합원들이 3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노동개악 분쇄, 탄력근로제 기간확대 저지 결의대회’에 참석해 국회의 탄력근로제 기간확대 법안 합의처리 추진을 규탄하고 있다. ⓒ 유성호

 
#민주노총 #국회 #탄력근로 #노동개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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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팀 취재기자. 오늘도 애국하는 마음.

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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