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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 심사받는데 150만원 내라?... "이해 안 가는 비용"

대학별로 천차만별인 '논문심사비'... 논문지도비는 규정도 따로 없어

등록 2019.11.05 07:35수정 2019.11.05 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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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2019년도 2학기부터 고려대학교 일반대학원에서는 '학위청구논문 심사비'를 납부하지 않는다. 소위 '논문 심사비'란 말 그대로 학생들이 담당 교수에게 논문을 심사해달라는 취지에서 보내는 금액으로, 등록금 외에 추가로 지급해야 하는 비용이다.

"이전까지 저희는 수료생(재학생과 동일한 혜택) 신분에서 학위논문 청구 심사를 받으려면 수료생 등록비로 10만 원, 그 학기에 논문 청구 심사비용으로 25만 원~30만 원 가량 더 내야 했다. 그런데 이것과 별개로 석·박사의 경우, 논문 심사비라는 명목으로 석사는 15만 원을 더 내고, 박사는 50만 원을 더 내야 했다."

신승엽 고려대학교 대학원 총학생회 학술국장의 말이다. 그는 "기본적인 입장은 논문 심사비가 이중으로 부과되고 있기 때문에 (심사비를 폐지시킨 것)"이라고 덧붙였다.

같은 학교 대학원생인 A씨도 "교수의 업무 중에 연구와 강의 학생지도가 있다. 그럼 자기 지도 학생이 심사를 받는 건데 돈을 받는 게 아니라 당연히 해줘야 하는 업무에 속하는 것 아니냐"며 "이해되지 않는 비용"이라고 지적했다.

대부분의 대학원에서 걷는 심사비... 금액은 천차만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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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4일, 김현아 자유한국당 의원이 교육부를 통해 받은 '2019년 일반대학원 논문심사비 현황' 자료 일부다. 조사된 156개 일반대학 중 석사 논문심사비가 있는 곳은 142곳, 박사 논문심사비가 있는 곳은 총 132곳 인 것으로 나타났다. ⓒ 김현아 자유한국당 의원 의원실

 
지난 10월 4일, 김현아 자유한국당 의원이 교육부를 통해 받은 '2019년 일반대학원 논문심사비 현황' 자료에 따르면 조사된 156개 일반대학 중 석사 논문심사비가 있는 곳은 142곳, 박사 논문심사비가 있는 곳은 총 132곳인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심사비는 석사의 경우 13만 원, 박사는 46만 원 정도 든다.

현행「고등교육법 시행령」제45조에 따라 각 대학은 석사 또는 박사학위 논문 제출자로부터 심사료를 징수 할 수 있다. 시행령에는 실비에 상당하는 심사료를 징수할 수 있도록 하고 있지만 한도설정 등 구체적인 기준은 없어 학교별로 상황에 따라 금액이나 납입방법을 정하고 있다.

문제는 학교별로 걷는 심사비의 금액 차가 크다는 것이다. 조사된 학교를 비교했을 때, 석사 논문 심사비는 최소 3만 원부터 최대 60만원으로 약 20배 차이가 났다. 박사논문 심사비는 최소 8만 원 부터 최대 150만 원까지, 18배 이상 차이가 발생했다. 물론, 일부 학교들 가운데에서는 심사비를 걷지 않는 곳도 있다. 형평성의 문제가 제기되는 상황이다.

강태경 대학원생노조 수석부위원장은 "과거 안 좋은 관행(대학원생들이 사비를 충당해서 교수들을 대접하는 관행)을 근절하기 위해 만들어진 게 논문 심사비 항목"이라며 "학교가 적정 수준의 금액을 설정해 교수들에게 지급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강 수석부위원장은 "이처럼 학교가 (학생들로부터) 돈을 걷어서 (교수들에게 지급하는 것을) 제도화 했다는 건데, 그럼 모든 학교가 비슷한 금액을 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심사 받는 과정에서) 다른 대학 분들도 많이 오시고, 사실 학계라는 게 돌고 도는 것임을 고려해서도 일관된 (심사비) 기준이 있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는 학교별 편차가 상당하다"고 비판했다.

'한국은 교육 전반의 금액을 학생 스스로 책임지라는 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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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4일, 김현아 자유한국당 의원이 교육부에 요청해 얻은 자료다. 교육부에서 조사한 154개의 대학 중 소득공제가 가능한 대학은 단 9곳(5.8%)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납부방식도 카드납부는 안되며 대부분 은행납부 또는 직접납부로 되어 있던 것으로 밝혀졌다. ⓒ 김현아 자유한국당 의원 의원실

 
이뿐만이 아니다. 대학원에서 논문심사비와 별도로 걷는 논문지도비 또한 문제로 언급됐다. 교육부에서 152개 대학을 조사한 결과 심사비가 있는 곳은 석사가 57곳(37.5%), 박사는 53곳(34.8%)이다. 하지만 논문 심사비와 달리 논문 지도비에 대한 심사료 징수에 대한 규정은 별도로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논문 지도비와 관련해 강 수석부위원장은 "학교별 차이가 있어 단정적으로 말할 수는 없지만 주먹구구식으로 진행된 항목이라는 건 맞다"며 "책정 근거가 없어서 학교마다 다를 거다. 등록금 책정하는 과정에서 폐지되지 않고 유지 되어 온 항목"이라고 지적했다. 

또, 논문 심사비와 지도비 납부방식과 소득공제가능 여부도 문제다. 김현아 의원실에서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교육부에서 조사한 154개의 대학 중 소득공제가 가능한 대학은 단 9곳(5.8%)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납부방식도 카드납부는 안 되며 대부분 은행납부 또는 직접납부로 되어 있다.

이와 관련해 김현아 의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현재 일본은 재학 중 논문을 제출하거나 학점을 모두 이수하고 수료한 경우 1년까지 무료로 하고, 영국은 논문심사비가 등록금에 포함된 것으로 간주해 별도 심사료는 걷지 않고 있다"며 "우리도 심사비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을 마련하거나 아예 없애는 것이 맞다"는 입장을 밝혔다.

임은희 대학교육연구소 연구원도 "한국은 전반적으로 교육 관련해서 '수익자 부담원칙(공공시설로부터 편익을 받는 자들이 그 설치에 필요한 비용을 부담하되, 부담의 정도는 편익을 받는 정도에 비례한다는 것)'이라는 게 있다"며 "수업료, 입학금, 논문 심사비, 논문 지도비 등 수익자인 학생이 책임지라는 구조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심사비에 대한 필요성 여부와 관련해 임 연구원은 "대학원의 경우 마지막 학기에는 거의 수업을 듣지 않고서 3~4학기 동안 공부해왔던 것을 논문으로 완성하고, 졸업하는 구조다"라며 "그렇기 때문에 원칙적으로는 그 학기 등록금에 (심사비 및 지도비가) 포함되는 게 맞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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