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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이 제주도에 '빚' 갚길 바랍니다"

[인터뷰] 단식농성에 들어간 박찬식 제2공항 강행저지 비상도민회의 상황실장

등록 2019.11.05 10:55수정 2019.11.05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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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식 5일째 단식농성 중이 박찬식 제2공항 강행저지 비상도민회의 상황실장 ⓒ 임효준


"문재인 대통령은 노무현 대통령이 진 빚을 갚아야 합니다. 노무현 대통령 비서실장으로 청와대에 계실 때 제주 강정해군기지가 결정되어 제주도민에게 아픔의 상처를 남겼습니다. 제2공항건설은 박근혜 대통령 때 나왔지만 법률적 결정은 문재인 대통령이 최종 결정하게 됐습니다."

제주 제2공항 강행중단을 촉구하며 대통령 면담을 요청하고, 5일째 단식농성 중인 박찬식 제2공항 강행저지 비상도민회의 상황실장을 4일 오전 광화문 세종로공원에서 만났다.

"민주당과 악연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제주도민의 자기 결정, 자치가 되어야할 부분에서 국책사업이라는 이름으로 도민 의사와 상관 없이 거대한 개발이 전개되고 있습니다. 더 이상 있어서는 안 될 일입니다. 도민 다수가 우리 스스로 결정할 수 있게 해 달라고 하고 있는데, 도지사는 이미 제주도민의 대표성을 상실했습니다."
 

단식농성 천막 안 제주하루방의 그림이 인상적이다. ⓒ 임효준

박찬식 상황실장은 단호하게 말했다. 

"우리 제주 스스로 자기 결정권을 행사하겠다고 결정해야 중앙정부나 국회에 요구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알아서 하지 않는다면 제주도의회, 도의원, 국회의원, 도지사의 존재 이유가 없습니다."

인터뷰 도중 서울특별시 중부공원녹지사업소 녹지관리과 관계자가 찾아와 천막철거협조를 요청했다. 박 상황실장의 단식농성도 언제 강제로 마치게 될지 모르는 상황이다.

"15일 제주도의회에서 제2공항 공론화 특위 구성결의안이 통과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만약 그렇게 되지 않는다면 제주도 정치 장례식을 치를 것입니다. 또한 원희룡 지사가 공론화 작업에 계속 반대압력을 넣거나 공론화 특위 구성결의안 통과 시 결과를 인정하지 않는다면 도민들이 직접 나서서 바로 잡을 것입니다."

그는 국토부가 청와대에 잘못된 보고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제주공항) 단기인프라 확충사업으로 3200만 명이 (수용) 가능한 활주로 확장이 되어 있습니다. 관제시설이 개선되지 않은 문제만 해결하고, 진행 중인 2단계 단기 확충 사업과 추가 확장이 가능하면 3500만~3600만 명까지 늘어날 수 있을 겁니다. 향후 10년까지 문제가 없습니다. 국토부가 포화상태라고 청와대에 보고하는 것은 전혀 사실과 다릅니다."

그는 정부가 제2공항에 대한 문제파악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사업을 밀어붙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청와대가 공군기지로 쓰기 위해 요구하고 지시하고 있는지 문재인 대통령에게 확실히 물어보고 싶습니다. 그런 이유가 아니고서는 명분과 논리가 다 무너졌습니다. 항공충족수요 논리도 끝났습니다. 국무총리실 산하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KEI)이 제2공항 건설 사업 계획의 적정성과 입지 타당성에 강한 의문을 제기해 강행할 명분도 사실상 없다고 봅니다. 
 

단식농성 천막안 단식 5일째, 제주도의회의 공론화 특위구성안 결의안 통과를 오는 15일 굳게 믿고 있는 그의 눈빛. ⓒ 임효준

그는 문 대통령에게 "직접 듣고 보시고 올바른 판단을 해주셔서 또 한 번의 빚을 지지 않으시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지난 1년간 도민들의 힘으로 도의회에 1만3000명의 공론화 청원을 하는 등 도민과 도의원, 그리고 공무원 모두가 한걸음씩 움직였습니다. 처음에는 전혀 관심도 없었습니다. 제주도는 지금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습니다."

한편, 현재 문재인 대통령은 아세안 정상회의가 열린 태국 방콕에서 해외일정을 소화 중에 있다.
 

단식농성 세종로 공원에 피어있는 해바라기가 가을하늘 아래 외롭게 보인다. ⓒ 임효준

단식농성 세종로 정부청사 옆 공원에 있는 천막 ⓒ 임효준

#박찬식 #제주제2공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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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과 사물에 대한 본질적 시각 및 인간 본성에 대한 끊임없는 탐구를 통해 옳고 그름을 좋고 싫음을 진검승부 펼칠 수 있어야하지 않을까... 살아있다는 증거가, 단 한순간의 아쉬움도 없게 그것이 나만의 존재방식이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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