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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희상 '기금' 운운... 김복동 할머니가 통곡할 일"

'강제동원 피해 해법' 두고 시민단체 "사죄 없는 해결은 모욕 당장 철회하라" 비판

등록 2019.11.06 17:50수정 2019.11.06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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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규탄시민행동 회원들이 6일 오후 서울 국회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희상 국회의장의 일본 와세다대 강연에서 ‘강제동원 피해자’ 관련 발언을 규탄하고 있다. ⓒ 이희훈

 
시민단체가 문희상 국회의장을 향해 "굴욕 외교를 한다"고 비판했다. 지난 4일 문 의장이 주장한 '강제동원 피해 해법'을 두고서다.

문 의장은 일본 도쿄에서 열린 G20 국회의장 회의와 와세다 대학 특별강연 등에서 "한국, 일본 기업과 개인 기부금을 모아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에게 지급하자는 법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6일 아베규탄 시민행동은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문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문희상 국회의장의 '강제동원 피해 해법'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아베규탄 시민행동은 우리나라 대법원의 강제동원 배상 판결 후 일본 정부가 경제보복에 나서자 이에 저항해 750여 개 시민단체가 모여 만든 단체다.

이날 아베규탄 시민행동 박석운 공동대표는 "(뉴스를 통해) 문희상 국회의장의 발언을 듣고 아연실색했다. 촛불 정부 국회의장이 맞냐"라는 말로 입을 열었다.

그는 "촛불항쟁은, 박근혜 정부와 일본 아베 정부가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 야합하고 사법농단으로 강제동원 판결이 지연된 것을 밝혀냈다. 이후 올바른 판결이 났고, 일본 아베 정부의 경제 침략 보복이 시작됐다"라며 "이런 과정을 살펴볼 때 문 의장이 일본에 가서 굴욕적인 제안을 한 것은 강제동원 할머니와 할아버지를 모욕하고 국민들의 자존심을 짓밟은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가해자의 사죄와 배상이 없는 해법을 국민들은 용납할 수 없다"라며 "문 의장은 국민 앞에 잘못된 망언에 대해 사죄해야 한다"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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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규탄시민행동 회원들이 6일 오후 서울 국회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희상 국회의장의 일본 와세다대 강연에서 ‘강제동원 피해자’ 관련 발언을 규탄하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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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규탄시민행동 회원들이 6일 오후 서울 국회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희상 국회의장의 일본 와세다대 강연에서 ‘강제동원 피해자’ 관련 발언을 규탄하고 있다. ⓒ 이희훈

 
정의기억연대 한경희 사무총장은 문 의장이 "'화해치유재단 잔고'를 징용배상 기금으로 마련한다"고 언급한 것에 분노했다. 그는 "김복동 할머니가 암 투병 중에도 수요시위에 나와서 '와르르' 무너져야 한다고 말한 게 화해치유재단(재단)이다"라며 "(평화의) 소녀상을 없애고, 국제사회에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언급하지 않는 '한일 야합'으로 만들어진 게 재단이다. 이를 운운하는 것은 2015년 한일합의 망령을 되살리는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한 총장은 "문 의장은 일본 정부는 '기업과 국민 성금'을 언급했는데, 이는 재단이 만들어질 당시보다 못한 수준이며, 가해자 앞에서 피해자에게 모욕을 주고 대못을 박는 일이다"라며 "문재인 정부도 2015 한일합의는 피해자 중심주의에 입각해 잘못된 합의라고 인정했다. 하늘에 있는 김복동 할머니가 통곡할 발언을 강력히 규탄한다"라고 쓴소리했다.

민주노총 서울본부 용순옥 수석부본부장도 "전국에 있는 강제동원 노동자상은 슬픈 역사를 바라보기 위해서 세워진 게 아니다"라며 "슬픈 역사에 대한 사죄 없이 몇 푼 돈으로 강제동원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 한국과 일본 정부를 규탄한다"라고 말했다.

서울겨레하나 권순영 운영위원장은 "일본의 경제보복 당시 '개싸움은 우리(국민)가 할 테니 대통령은 일본에 당당히 맞서라'라고 한 말이 기억이 난다"라며 "일본에 머리 조아리는 굴욕 외교는 국민 정서와 맞지 않는다. 문 의장은 발언에 대해 사과하라, 유일한 해법은 일본 아베 정부의 진심 어린 사죄다"라고 밝혔다.

같은 시각 광주광역시에선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양금덕 할머니가 문 의장의 발언에 대해 비판했다. 이날 양금덕 할머니와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이하 시민모임)'은 광주시 서구 광주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 의장이 제안한 '해법' 철회를 촉구했다.

이날 시민모임은 입장문을 통해 "(문 의장은) 74년간 고통 속에 싸워 온 피해자들에게 한 번이라도 의견을 물어봤는가? 사죄 한마디 듣고 싶어서 죽을 수도 없다던 피해자들의 절규를 한 번이라도 들어봤는가?"라며 "가해자 일본 정부의 사죄가 빠진 기부금은 필요 없다. 문 의장의 해법안 당장 철회하라"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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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규탄시민행동 회원들이 6일 오후 서울 국회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희상 국회의장의 일본 와세다대 강연에서 ‘강제동원 피해자’ 관련 발언을 규탄하고 있다. ⓒ 이희훈

 
이어 이들은 "(문 의장이) 스스로 사법 정의와 역사 정의의 원칙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것은 일제 식민지 역사의 아픔을 외면한 채 피해자들 손에 돈만 쥐여주면 되는 양 생각하는, 저급하고 얄팍한 역사인식일 뿐"이라며 "한일관계 정상화는 가해자의 책임 인정과 사죄 없이는 불가능하다"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피해자들은 전범 기업에 불법행위 책임을 묻고 있고, 법원은 가해자들에게 손해배상 지급을 명했다. 그런데 왜 우리 국민에게 그 돈을 받아야 하는지, 피해자들은 납득할 수 없다. (문 의장의) 제안을 당장 철회하라"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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