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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시간에 '반일종족주의' 독서 권장한 국어교사 논란

[제보취재] '친일 논란' 언급 없이 중1들에게 추천... 부산 N중 학부모가 교육청에 민원

등록 2019.11.06 18:37수정 2019.11.06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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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일 종족주의>의 저자 이영훈 전 서울대 교수가 유튜브 방송 '이승만TV'에 출연한 모습 ⓒ 이승만TV

   
부산의 한 공립중학교 교사가 수업시간에 <반일종족주의> 책을 읽을 것을 권장해 학부모들이 교육청에 민원을 제기한 사실이 확인됐다. 지난 7월 나온 이 책은 "일본 군 위안부는 개인영업"이라면서 '일본군 위안부는 성노예 아니다' 등을 주장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국어시간에 해당 책을 추천도서로...경위서만 받고 종결"

6일, 부산 N중학교와 부산 역사교사모임 등에 따르면 N중 국어교사인 A씨는 지난 9월 국어 수업시간에 "내가 여름방학 중에 읽어봤다"면서 1학년 학생들에게 <반일종족주의> 책을 읽을 것을 권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학교 관계자들에 따르면 A교사는 자신이 수업하는 학급 학생들에게 이 책과 함께 다른 책 몇 권도 함께 소개했다. 하지만 심각한 논란을 불러일으킨 <반일종족주의> 독서를 권장하면서도 이 책의 '친일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이 학교 교감은 기자와 전화통화에서 "학생들에게 <반일민족주의> 책을 추천도서로 했다는 사실을 전해들은 학부모가 교육청에 민원을 내서 해당 교사가 잘못된 행동을 인정했다"면서 "따로 주의, 경고와 같은 행정처분은 하지 않고 학교장이 경위서를 받고 직권 종결 처리했다"고 설명했다.

이 학교 교장도 "그 교사가 (학생들에게) 자기가 방학기간에 읽어 본 책이라고 읽어보라고 권장했다고 한다"면서 "이런저런 책을 이야기하는 중에 '베스트셀러 등등'이라고 하면서 소개한 것을 한 아이가 받아 적은 것 같다"고 밝혔다.

학부모 민원을 받은 교육청에서는 장학사 2명을 파견해 해당 내용을 조사했지만, 그 동안 이 내용을 공개하지 않아왔다.


50대 후반인 A교사는 평소 '친일파냐'는 말을 들으면, '친일파가 아닌 지일파'로 자신을 소개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 역사교사모임 관계자는 "역사교사들은 <반일종족주의>란 책이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가 많은 친일 서적이라 판단하고 있다"면서 "내용도 문제지만, 이 책이 전문가급 성인용이기 때문에 중1 학생들이 보기엔 너무 어려워 추천도서로는 도저히 맞지 않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오마이뉴스>는 A교사의 해명을 듣기 위해 이 학교 교장과 교감을 통해 '당사자가 직접 말해줄 것'을 여러 차례 요청했다. 하지만 이 교사의 해명을 들을 수 없었다.

"중1학생들에게 도저히 맞지 않는 책을 왜?"

한편, 부산지역에서는 최근 두 고교 역사 교사가 각각 시험출제와 정규수업 과정에서 '정치 편향성을 드러냈다'는 논란이 일었다.

한 고교 교사는 지난 10월 '정치검찰', '조국'이란 말이 지문과 보기로 나온 <한국사> 중간고사 문제를 냈다가 직무 배제됐다. 지난 9월엔 또 다른 고교 교사가 "문재인 정부에서는 선전 효과를 노리기 위해 한국인 피해자 손을 들어줘버렸다"는 친일발언을 해 역시 직무 배제됐다. (관련기사 학생들에게 교사 이념 주입? '보이텔스바흐 원칙' 필요하다 http://omn.kr/1lc3i)

부산시교육청 관계자는 "두 사안 모두 감사를 거쳐 1차 조사를 마무리했지만 법률 검토에서 엇갈리는 점이 있어 어떻게 처리할지 내부 검토를 하고 있다"면서 "이런 문제는 선례가 되기 때문에 교사의 평가와 수업 관련 발언이 어느 정도까지 가능한 지 충분한 시간동안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반일종족주의 #정치편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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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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