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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검찰 온전히 믿을 수 없어, 그래서 당부드린다"

[인터뷰] '예은아빠' 유경근 4.16 가족협의회 전 집행위원장 "황교안 책임 묻는 거 중요하지만..."

등록 2019.11.08 07:23수정 2019.11.08 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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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은아빠’ 유경근 4.16 세월호 참사 가족협의회 전 집행위원장 ⓒ 김종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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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은아빠’ 유경근 4.16 세월호 참사 가족협의회 전 집행위원장 ⓒ 김종훈

 
세월호 참사 이후 어느덧 2030일이 넘었다. 그사이 주름은 깊어졌고 머리는 더 하얗게 샜다. 그러나 검찰의 특별수사단(아래 특수단) 구성 발표 이후에 만난 '예은아빠' 유경근 4.16 세월호 참사 가족협의회 전 집행위원장의 목소리만큼은 하나도 변하지 않았다.

그는 여전히 단단한 목소리로 "수사를 방해한 황교안 당시 법무부 장관에게 책임을 묻는 것도 중요하지만 핵심은 참사 당일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제대로 밝히는 것"이라면서 "핵심과제를 수사하면 나머지는 자연스레 따라오게 돼 있다"라고 강조했다.

유 전 위원장은 "윤석열 총장을 비롯해 특수단의 입장을 우선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특수단 단장인 임관혁 안산지청장이 피해자들의 이야기를 듣겠다고 했는데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와 피해자와 어떻게 소통하고 협력할지 방향을 먼저 설정해야 한다"라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국민들의 기대가 다시 한 번 커진 상황에 고마움을 느낀다. 그러나 이번에는 '검찰이 어떻게 하는지 우선 지켜보자'라는 말을 해서는 안 된다. 진상규명이 제대로 이뤄질 수 있도록 필요하면 국민들과 뜻을 모아 함께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검찰이 세월호 참사 특수단 설치를 발표한 다음날인 7일, <오마이뉴스>는 '예은아빠' 유경근 4.16 세월호 참사 가족협의회 전 집행위원장을 만났다. 다음은 그와 나눈 대화를 정리한 내용이다.

"검찰의 특수단 설치 발표, 놀랐지만 우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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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검찰총장이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법사위 국정감사를 앞두고 회의장 앞에서 조국 전 장관 관련 수사를 총괄지휘하는 한동훈 검찰 반부패강력부장과 대화를 하고 있다. ⓒ 이희훈

 
- 검찰이 세월호 참사 관련 특수단 설치를 발표했다. 어떻게 평가하나?
"많이 놀랐다. 사전에 교감이 전혀 없었는데 깜짝 발표를 했다. 청와대 쪽도 확인했는데 (특수단 설치와 관련해 검찰과) '교감이 전혀 없었다'고 한다. 그래서 이야기를 듣고 검찰 스스로 검찰에 집중됐던 '개혁요구' 등을 해결하기 위한 방식으로 특수단을 발표한 것 아닌가라는 생각도 했다. 물론 매우 환영할 일이다. 하지만 다른 곳과 논의도 안 하고 단독으로 결정한 것에 대해선 우려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 우려라면 어떤 부분인가?
"만약 내 예상대로 검찰이 지금 자신들의 필요에 의해 '세월호 참사'를 선택한 것이라면, 시간이 지나 검찰 스스로 '세월호 참사'가 필요 없어진다면 어떤 결과가 발생할까? 수사는 유야무야 될 것이다. 그 부분이 우려되는 지점이다."

검찰은 6일 특수단 설치를 발표하며 '세월호 참사의 원인과 구조과정의 문제점, 정부 대응 및 지휘 체계, 수사 외압 의혹 등 그동안 제기된 모든 의혹을 살펴보겠다'라고 발표했다.

"황교안 책임 묻는 거 중요하다, 하지만"

- 특수단 설치, 발표는 갑작스러웠지만 설치까지의 과정은 지난했다.
"그렇다. 굉장히 오래 걸리고 힘들었다. 이 때문에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과 관련해 시민과 가족들 사이에서도 여러 의견이 나왔다. 때로는 대립하기도 했다. 그런데 이거 하나는 꼭 알아줬으면 좋겠다. 어렵게 탄생한 특수단이 어떻게 하면 진상규명에 집중할 수 있을지 여부다. 피해자 가족들, 사참위, 시민들 그리고 청와대가 특수단이 올바른 방향으로 수사를 할 수 있도록 역할하고 유도해야 한다.

예를 들어 청와대의 경우, 국정원도 적극적으로 수사에 협조할 수 있도록 조치해야 한다. 검찰이 국정원을 수사할 수 있지만 굉장히 부담스러운 건 여전하다. 이런 상황에서 청와대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수사에 협조하라'는 메시지를 낸다면 특수단 역시 어떤 부분에 집중해야 하는지 자연스레 알게 된다. 쉽게 발을 뺄 수 없는 상황이 된다."

세월호는 청해진해운이 보유한 여객선임에도 해난사고 발생 시 국정원에 보고하도록 규정됐다. 실제로 세월호에 있던 노트북에서 국정원 관련 문건이 발견되면서 청해진해운과 국정원의 수상한 관계에 대한 의혹도 제기됐다. 1기 특조위 당시 청해진해운과 국정원의 관계 파악이 조사대상에 포함됐지만 제대로 된 조사 한 번 못하고 강제 해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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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은아빠’ 유경근 4.16 세월호 참사 가족협의회 전 집행위원장 ⓒ 김종훈

 
- 조선일보는 '이번이 6번째, 세월호 또 우려먹어'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수사대상은 자유한국당 대표 등이 될 가능성이 크다"라고 말했다.
"솔직히 말하면 조선일보는 언급하고 싶지 않다. 항상 그래왔기 때문에 이번에도 다르지 않은 내용으로 기사를 쓴 거다. 다만 황교안 대표에 대한 표적수사라고 말한 것에 반박하면 현재 자유한국당 대표인 황교안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참사 당시 법무부 장관으로 수사를 방해하고 외압을 가했던 황교안을 말하는 거다.

지금 이 시점에서 우리가 놓쳐서는 안 되는 사실 하나가 있다. 황교안 당시 법무부장관에게 책임을 묻는 것 중요하다. 하지만 핵심은 참사 당일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제대로 밝히는 것이다. 자칫 특수단이 세월호 참사 당일을 수사하지 않고 주변만 수사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100% 정치적인 논쟁에 휩싸일 수밖에 없다. 특수단이 박근혜 청와대에 대한 수사에 먼저 집중해야 하는 이유다. 국정원 등 정보기관, 박근혜 청와대... 무엇보다 김기춘이 참사 당일 어떤 역할을 했고 어떤 짓을 했는지 밝혀야 한다."

"나는 여전히 검찰을 온전히 믿을 수 없다"

- '독하기로 소문난 특수통'이 특수단에 모였다고 하던데.
"지금까지 굵직굵직한 사건을 처리한 경험이 많은 검사들이 모였기에 그런 평가가 나온 것 같다. 특수단이 다른 마음먹지 않고 제대로 가진 역량을 쏟아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래서 더 부탁하고 싶은 건 누차 강조하지만 수사과제와 방향을 놓고 특수단이 사참위와 가족들과 소통 체계를 유지했으면 한다. 그래야 원활한 수사가 초반에 이뤄질 수 있다.

솔직히 말하면 나는 여전히 검찰을 온전히 믿을 수 없다. 최근까지도 검찰은 2014년 10월에 발표한 최종수사결과 발표에 대해 '재수사할 이유가 없다'라고 밝혔다. 지난 5월 세월호 특별수사단 설치와 관련해 20만 명 청원이 넘었을 때, 청와대에서도 미리 검찰의 입장을 확인했다. 검찰이 당시 청와대에 '살펴는 보지만 더 이상 수사할 게 없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런데 지금은 입장이 바뀌었다. 여러 상황 때문에 그럴 수도 있다지만 이는 곧 검찰이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입장을 바꿀 수 있다는 뜻이다.

그래서 더 당부드린다. 검찰 스스로 수사 방향을 정하겠지만 이 점만 놓치지 않았으면 좋겠다. 검찰은 지난 5년 넘는 시간 동안 자료를 축적하고 조사한 가족들과 사참위와 공조해야 한다. 특수단 단장도 '피해자 한을 풀어주기 위한 측면도 있다'라고 말했다고 하던데, 검찰의 입에서 스스로 나올 수 없는 말인데 나왔다. 그게 진심이라면 충분히 소통하면서 진상규명 할 수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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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경근 416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이 13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내 416광장에서 열린 ‘박근혜 청와대 세월호참사 당일보고서 조작 및 은폐공작 규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 권우성

 
이 지점에서 유 전 위원장은 사참위가 최근 문제제기한 '희생자 이송 지연 문제'와 관련해 말을 보탰다.

"당사자인 경빈이 엄마와 아빠는 어떻겠나? 참사 당시 저도 그랬고, 거기 있던 모든 부모들이 해경에 절규했다. '애들 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 거냐'고, '정말로 모든 걸 다하고 있는 거냐'고. 이번에 다시 확인됐듯 아무것도 안했다. 아니 오히려 방해하고 구조를 막았다. 누가 어떻게 지시했기에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인가. 경빈이만 해도 침몰 후 7시간 뒤에 발견됐다. 그때까지도 살아있었다. 그러면 다른 아이들과 승객들은 어땠을까. 사투를 벌이고 있었을 거다. 그런데 아무도 구조하려는 시도를 안 했다. 왜 그랬을까. 이 부분이 핵심이다."

유 전 위원장은 이날 인터뷰를 마무리 하며 "검찰이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에 대한 의지가 제대로 있는 것인지 청와대에서 확인해야 한다"면서 "그저 '지켜보자'고 하면서 넘어가면 십중팔구 수사 과정에서 정파적이고 정략적이라는 논란만 가중시키게 될 것이다. 지금은 그날 무슨 일이 있었는지 특수단이 집중해서 수사할 수 있게끔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는 그것에 집중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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