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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 피해자' 중심으로 한 '생명안전기본법' 추진된다

[현장] 생명안전시민넷, '안전권' 제도화하는 '생명안전기본법' 초안 만들어 발표해

등록 2019.11.08 17:50수정 2019.11.08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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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오후 '안전권과 피해자 권리 보장 법제화를 위한 피해자와 시민사회단체 워크숍 생명안전 기본법, 어떻게 만들 것인가?'가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열렸다. 왼쪽은 김혜진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상임활동가이자 생명안전시민넷 상임대표, 오른쪽은 오민애 생명안전시민넷 변호사. ⓒ 김종훈

 
"진실된 법이 만들어져 사람들이 병들지 않고 죽지 않고 살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반올림 황상기 대표) 

시민단체 생명안전시민넷이 '생명안전 기본법' 제정 운동에 나섰다. 생명안전시민넷은 작년(2018년) 8월 민변과 노동안전 분야의 변호사들을 중심으로 '생명안전법률위원회'를 꾸려 생명안전 기본법 제정 운동에 나서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7일 오후 생명안전시민넷은 국가인권위원회 배움터에서 제정 운동의 첫 단계로 피해자들과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를 모아두고 생명안전 기본법 초안을 발표하는 자리를 가졌다. 이날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4.16민간잠수사회, 가습기살균제참사전국네트워크 사무국, 스텔라데이지호 가족대책위원회, 반올림 등의 단체에서 참석했다. 이들은 기탄없이 생명안전 기본법 초안에 대해 의견을 주고받았다. 

생명안전기본법이란? 

생명안전시민넷에서 만든 생명안전 기본법 초안은 제1조(목적)부터 제26조(벌칙)까지 총 26조로 구성돼있다. 기존까지의 법안이 주로 '사고 대응'에 머물렀다면 생명안전 기본법의 경우 '예방-사고 대응-재발 방지'를 포괄하는 게 목표다. 특히 '안전권'을 법에 명시적으로 규정해 그 보장을 도모하는 것도 주요 내용으로 두었다. 

"제4조(안전권) ①모든 사람은 성별·종교·국적·인종·세대·지역·사회적 신분·경제적 지위 등에 관계 없이 일상생활과 노동 현장에서 사고와 재난의 위험에 노출되지 않고 생명·신체·재산을 보호받으며 안전하게 살 권리를 가진다." 

생명안전 기본법에서는 재난 및 중대안전사고의 발생 시에는 "국가가 '중대안전사고위원회'를 두어 재난보다 넓은 의미의 중대안전사고를 상정, 사실조사를 실시해 중대안전사고 해당 여부를 판단하도록 해 중대안전사고에 해당하는 경우까지 국가의 구체적인 관리 및 책임 범위를 확대"할 것 또한 강조했다. 

"제5조(중대안전사고위원회의 설치) 국가가 재난 및 중대안전사고로부터 사람의 생명, 신체, 재산을 보호하기 위하여 국무총리실 산하에 중대안전사고위원회를 둔다." 

우선 가장 기본이 되는 건 '피해자 중심주의'다. 생명안전시민넷은 "재난 피해자가 피해를 받았을 때 회복을 위한 지원 대책을 마련하고 지원 계획 수립 시에 피해자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는 '피해자 중심주의'를 실천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또 재난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재난 안전에 관한 계획 및 사업을 구성할 때 재난 피해자들과 시민들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도록 했다. 

"제24조(피해자와 시민의 참여) ①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재난의 예방·대비·대응·복구 활동에 있어서 피해자와 시민사회의 참여를 보장하여야 한다." (생명안전 기본법 초안 중에서)

또 제13조(생활지원금)와 제14조(의료 및 심리 지원), 제15조(근로자의 치유휴직), 제16조(재취업 지원), 제17조(생활지원 등), 제19조(법률 지원) 등을 통해 국가가 재난 피해자들을 가능한 최대한 지원할 수 있도록 명시했다. 

생명안전기본법 통해 "안전사회 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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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오후 '안전권과 피해자 권리 보장 법제화를 위한 피해자와 시민사회단체 워크숍 생명안전 기본법, 어떻게 만들 것인가?'가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열렸다. 이날 생명안전시민넷에서 생명안전기본법의 초안을 두고 피해자들과 시민사회단체를 불러서 논의하는 자리를 만들었다. ⓒ 김종훈

 
생명안전시민넷은 생명안전기본법을 두고 "중대안전사고라는 개념을 설정해 국가의 안전관리 및 책임 범위를 넓히고 그 발생원인 및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대응의 적절성 등에 대한 점검과 그 결과 공개 등을 통해 재발을 방지해 사람의 생명, 신체, 재산을 보호하고 안전사회를 건설하고자 한다"고 목적을 밝혔다. 

물론 기존에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이나 '재난구호법' 등이 이미 존재한다. 하지만 생명안전시민넷은 "세월호 참사 통해서 기존의 법과 그에 따른 각 부처 매뉴얼이나 지침이 국민의 눈높이를 맞추는 데 뚜렷한 한계가 있음이 드러났다"고 판단했다. 

특히 생명안전시민넷은 "재난 대응에 있어 가장 중요한 부분은 유가족 등 피해자들과의 소통, 적절한 지원을 통한 피해자들의 인권 침해 방지 등인데 기존의 법은 선진국과 비교했을 때 매우 낙후돼있고 시혜적인 구호라는 전제 위에 서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생명안전시민넷은 "이제라도 피해자, 국민 중심의 재난 대비 대응을 규정하는 방향으로서 관련 법령의 정비 및 체계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생명안전 법체계 엉망진창이더라" 

송경용 한국사회가치연대기금 이사장은 이날 "생명안전 관련된 법적·제도적 체계가 어떻게 돼있나 들여다보니 엉망진창이더라"라며 "우리가 기본법이라는 형태로 생명안전 관련 법안을 정비해보는 게 좋겠다고 해서 모이게 됐다"고 기본법의 취지를 밝혔다. 

이날 법안 발표를 진행한 오민애 생명안전 시민넷 변호사는 "법률들이 대부분 재난 발생 시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할지 행정 중심적인 내용으로 구성돼있고 피해자 관점에서 만들어진 법을 찾기가 어려웠다"고 덧붙였다. 

재난 피해자들과 유가족들이 이날 토론에 참여해 생명안전 기본법 초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장훈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이날 정보공개 방법을 법제화한 제23조(①누구든지 국가 또는 기업에 대하여 재난과 위험에 대한 정보를 요구할 수 있다)에 긍정적인 의견을 보였다. 다만 장훈 운영위원장은 "피해자들에게 먼저 정보가 공개되는 게 우선이어야 할 것 같고 이후 미디어를 통해 알려져야 한다"고 제안했다. 

허경주 스텔라데이지호 가족대책위 공동대표는 "안전기본법이라면 좀 더 피해자의 마음을 달래기보다는 재난 참사가 다시는 일어나지 않을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하지 않나 싶었다"며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입법되지 않고 이 법이 어떤 실효성이 있을까 의문이 들었다"고 의견을 표하기도 했다. 

인권운동사랑방의 몽 활동가는 "사망자나 실종자의 유가족의 범위를 중심으로 피해자 분들이 많이 계시지만 이를 벗어나 있는 사람들도 있다는 이야기도 드리고 싶다"며 "법적으로 증명되지 않은 가족 공동체가 있는데, 보완 규정으로 그에 준하는 관계가 있는 사람이 (피해자에) 포함돼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박래군 4.16재단 운영위원장은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심의조차 되지 못하고 징벌적손해배상제도가 도입되지 못하는 현실을 인정하고 기업들의 정치권에 대한 압력을 차단하면서 21대 국회서 '생명안전 기본법'에 대한 입법운동을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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