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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해서 문제 없으면 스톱해야 하는데... 특수부 자제 못해"

[검찰개혁 연쇄 인터뷰 ②] 서울고등검찰청 감찰부장 출신 이영기 변호사

등록 2019.11.15 07:05수정 2019.11.21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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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의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가족 수사 이후, 검찰 개혁이 전 국민적인 관심사로 떠올랐다. 내달 검찰개혁 법안 국회 본회의 상정을 앞두고 사회적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오마이뉴스>는 검찰개혁 연쇄 인터뷰를 통해 검찰개혁을 둘러싼 다양한 목소리를 다루고자 한다. 그 두 번째로 '검찰 출신이 생각하는 검찰개혁'을 듣기 위해 이영기 변호사를 만났다.[편집자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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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기 엘케이비앤파트너스(L.K.B & Partners) 대표 변호사가 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자신의 사무실에서 <오마이뉴스>와 만나 검찰개혁의 핵심 방향인 형사부 강화와 특수부 축소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 유성호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앞 변호사 사무실에 들어서자, 장식장과 벽면을 가득 채운 재직기념패와 기념사진들이 눈을 붙들었다. 검찰 마크(CI)도 선명했다. 변호사로 불린 지 이제 한 달. 그는 "앞으로 사건이 쌓이면 하나하나 없어지고 사건 기록이 쌓일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6일 이영기 엘케이비앤파트너스 대표 변호사를 만났다. 이영기(50) 변호사는 지난 8월 서울고등검찰청 감찰부장을 끝으로 퇴직할 때까지 23년 5개월 동안 검찰에 몸담았다. 주로 형사부에 있었다. 그에게 검찰개혁의 핵심 방향인 형사부 강화와 특수부 축소를 주제로 한 인터뷰를 요청하니 어렵게 응했다.

이영기 변호사는 1996년 3월 부산지방검찰청에서 검사로 첫발을 내디뎠다. 다른 초임검사처럼 형사부에 배치됐다. 살인사건과 같은 강력사건을 처리했다. 매일 야근하고 주말에도 일하면서 경험을 쌓았다. 대검찰청 마약과장·조직범죄과장을 지냈다.

그는 형사부 업무를 두고 "검찰의 가장 기본적인 업무"라며 "국민의 생명·신체를 보호하고 재산을 지켜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형사부 검사 숫자가 줄면, 검사가 한 사건에 투자하는 시간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양질의 사건 처리 결과가 나올 수 있는지 국민 입장에서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형사부 약화의 의미
  

이영기 변호사 “검찰 별건수사 법으로 금지해야”이영기 엘케이비앤파트너스(L.K.B & Partners) 대표 변호사가 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자신의 사무실에서 <오마이뉴스>와 만나 검찰개혁의 핵심 방향인 형사부 강화와 특수부 축소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 유성호

 
- 왜 형사부가 약화된 것인가.
"특수부는 정치적 갈등에서 발생하는 큰 사건을 담당한다. 특수부에서 처리해야 할 업무가 많으니 형사부 검사들을 빼가는 수밖에 없고, 형사부는 위축됐다. 역대 정부에서 그 기조가 유지됐고, 현 정부 들어서도 적폐청산을 이유로 전국의 형사부 검사들이 대거 서울중앙지방검찰청 특수부로 옮겼다. 그 모습이 정상은 아니다."

- 인사는 공정하게 이루어지나.
"특수나 공안(현 공공수사)처럼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부서에서 근무하는 검사들이 아무래도 인사에서 우대를 받는다. 형사부 업무는 크게 빛이 나지 않으니까 인사권자에게는 특수부가 고생한다는 인식이 남아 있다. 검찰 고위직에 특수부를 했던 사람들이 앉아 있다.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형사부 검사들은 '나는 선택을 못 받았구나' 하는 소외감을 느낀다. 형사부장은 형사부 출신으로 채워져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검찰이 지금처럼 거악을 척결하겠다며 직접 수사에 나서는 것보다, 수사지휘를 통해 경찰 수사가 위법하게 진행되거나 인권을 침해하는지 감시하는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하지만 역대 정권은 직접 수사가 가능한 검찰 특수부에 힘을 실었다. 검찰 특수부가 중요한 정치·사회적 사건을 처리했고, 그만큼 형사부는 소외됐다. 특수부 강화와 형사부 약화는 인원옹호 기관으로서의 검찰 기능이 약해지는 결과를 가져왔다.

"(검찰의 역할을) 수사에 방점을 찍으면 인권보호기능이 약화될 가능성이 많다. 검사가 직접수사를 하면서 (수사에) 한발 담그고 있다 보면, (검찰 수사를 통제·감시할 기관이 사실상 없기 때문에) 수사과정에서 인권을 침해할 가능성이 굉장히 높아진다. 수사는 일정 정도의 결과물을 도출해야 하는데, 그 와중에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판단력이 약해질 소지가 있다. 인권을 강조한다면, 검찰은 직접 수사를 자제하는 게 맞다."

직접수사의 위험성

검찰 직접수사의 폐해를 재차 물었다. 이 변호사의 말이다.

"'조사해보니 아무것도 아니었다'라고 하면 수사 미진이라고 한다. 특정 정치집단과 관련되면 봐주기식 수사라는 비판이 나온다. 그러다 보니 (검사는) 수사에 착수하면 가능한 한 결론을 내려고 한다. 결론은 기소를 염두에 두는 것이고, 가급적 구속해야만 성과가 나온다고 생각한다. 열차에 시동을 걸었으면 계속 달려가는 구조가 될 가능성이 높다."

- 수사를 했는데 문제가 없는 경우에는 난감할 것 같다.
"거기서 딱 (스톱)해야 하는데. 대부분 사건은 처음에 A라는 관점에서 바라봤을 때 문제가 없을 수 있다. 그런데 관점을 달리해서 보면 B, C도 있다. 압수수색을 하거나 휴대폰 사용내역을 보면 여러 가지 있을 텐데, 수사하는 입장에서는 B, C까지 자꾸 욕심을 낸다. 그러다 보니 당사자 입장에서는 가혹하다 싶을 정도다. 특히 가족 문제까지 확대하는 것은 인권침해적인 요소가 강하다."

- 그래서 검찰이 먼지떨이식 수사를 한다는 비판도 있다.
"맞다. 스스로 자제하기는 어렵다. 제도적으로 별건수사 자체를 법으로 금지하거나, 별건수사를 하면 담당검사를 징계한다든지 해야 한다. 수사결과를 받아들이는 국민 입장에서도 별건수사는 안 된다는 의식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대형사건에서 처음에 의도하지 않은 부분이 나와서 구속되는 경우가 많은데, 적폐라고 하면 박수를 보내고 다른 부분에서는 비판한다. 국민적 합의가 필요하다."

- 국민이 검찰을 신뢰하지 못해, 검찰의 수사결과를 믿지 못하는 거 아닌가.
"그런 측면도 많다. (검찰이) 기존에 해온 걸 봐서, (국민이) 검찰 발표 결과를 믿을 수 있을지, 앞으로 해결해나가야 할 부분이다."

이 변호사는 검찰의 직접 수사를 두고 "원칙적으로 직접 수사는 안 하는 게 맞다, 대신 수사지휘를 강화해야 한다"면서 "검찰이 수사를 많이 하니까 검찰개혁 문제가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수사를 하면 여러 가지 유혹을 많이 느낀다. 특정부분을 수사하다 덮어버릴 수 있고, 꼭 해야 하는 수사를 안 할 수도 있다. 수사가 중간에 엉뚱한 부분으로 나가는 부분도 있다. 본인들은 모른다. 의식적으로 알더라도 덮어버리는 경우도 있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누군가 객관적으로 짚어주고 점검할 필요가 있다."

"검찰 미운데, 경찰은 못 믿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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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기 변호사는 검찰이 정치적 사건을 처리하기 때문에 '정치검찰' 문제가 나온다고 지적했다. ⓒ 유성호

 
- 역대 정부마다 특수부가 강화됐다. 이번에 형사부가 강화돼도 정권이 바뀌면 다시 약화될 수 있다. 형사부 강화를 제도화할 수 있는 방법이 있나.
"검찰에 고발장이 접수되면 수사지휘로 (경찰에) 보내면 된다. 그런데 고소고발한 사람들이 굉장히 싫어한다. 경찰에 대한 불신도 상당하다. 검찰이 미운데, 경찰은 못 믿겠다는 거다. 경찰이 (고소고발 건을) 담당했는데 (그 처리결과가) 검찰보다 낫다면, 계속 하면 된다. 경찰 역량에 문제가 있거나 외압에 금방 무너진다면 보완책을 세워야 한다."

이영기 변호사에게 '정치 검찰' 논란을 물었다. 그는 "과거에는 모르겠지만 2010년대 들어서는 (검찰이 정치적 중립을 훼손한) 그런 경우는 거의 없다"면서 "제가 간부가 된 후, 듣고 본 경험에 의하면 특정 정치집단과 관련한 사건을 왜곡하고 축소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라고 했다.

- 국민들 생각은 다른 것 같다.
"정치적 사건을 처리하기 때문에 '정치검찰' 문제가 나온다고 생각한다. 정치적 사건들은 파장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처음에 정치·사회적 문제가 된 다음에 검찰이 관여하는데, 이미 의혹은 눈덩이처럼 불어난 상황이다. 그러다 보니 수사결과가 의혹에 미치지 못하면 축소 수사 의심을 받고, 새로운 게 발견되면 과잉수사 문제가 나온다. 물론 (정치적 중립을 훼손한) 그런 사건이 전혀 없다고 볼 수 없다."

-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을 보장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는 무엇인가.
"인사문제가 중요하다. 현재 청와대에서 (검사) 인사권을 가지고 있는데, 인사할 때 어떤 수사를 했는지 반영된다. 우리가 계속 봐왔던 결과다. 정부마다 잘 나가는 검사들은 그때그때 다르다. 검찰총장에게 인사권이 없는데 검사들이 총장 말을 믿겠나, 장관이나 청와대 민정수석 말을 믿겠나."

- 검찰에서 인사권을 가지면 문민통제에 반하는 것 아닌가.
"선출직인 대통령이 검찰총장을 임명하는 것 아닌가. 검찰총장이 인사를 한다고 해서 자체적으로 하지 않는다. 인사혁신처와 협의한다. 검찰총장이 인사와 예산을 책임지고 결정한 다음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나가서 답변하도록 한다면, 국회의원의 통제를 받는 것이다"

"우병우 전 수석 무혐의로 욕 많이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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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기 엘케이비앤파트너스(L.K.B & Partners) 대표 변호사가 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자신의 사무실에서 <오마이뉴스>와 만나 검찰개혁의 핵심 방향인 형사부 강화와 특수부 축소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 유성호


지난해 9월 이 변호사가 이끌었던 서울고등검찰청 감찰부가 뉴스에 오르내렸다.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 처가와 넥슨코리아의 부동산 거래를 둘러싼 뇌물·배임 혐의 고발사건을 두고 무혐의 결론을 내렸다. 그는 "그때 욕을 많이 먹었다"라고 말했다.

- 봐준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었다.
"우병우 전 수석이 (현직) 민정수석이었다면 '혐의 없음' 처분이 봐주기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우 전 수석이) 이미 구속돼서 재판받고 있었고 정권이 바뀌어 여야가 바뀐 상황에서 봐줄 필요가 없는 상황이었다. 법률적으로 증거에 의해 판단한 것이다."

- 국민들은 검찰이 검사 비리를 봐준다고 생각한다.
"과거에는 (검사가 비리를 저질러도) 사표를 낸다면 그것으로 끝내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제가 감찰부에 있을 때 비위가 발생하면 사표를 내지 못하도록 했다. 또한 징계도 강화됐다. 이제는 감찰 업무 담당자가 욕을 먹어가면서 봐줄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완전히 변했다."

- 법무부가 검찰에 대한 감찰을 강화한다고 한다.
"감찰을 강화하는 것이 감찰권을 이관해 가는 것이라면 현실성이 떨어진다. 법무부는 검찰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는데 어떻게 감찰을 할 수 있나. 감찰은 내부적으로 자료를 생산해 탐문하고 미행해 비리를 적발하는 것이다. 법무부에서 언론에 보도된 것이 아니면 어떻게 알겠나. 검사들을 졸졸 따라다닐 것인가."

- 검사를 비롯한 고위공직자 비리를 엄정하게 수사하기 위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검사가 제 역할을 못한다는 불신 때문에 나오는 말일 것이다. 다만, 고위공직자의 비리를 다루는 공수처 역시 검찰 수사에서 발생하는 문제가 똑같이 생길 것이다. 더군다나 공수처 임명구조를 보면 여야 정치권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한다. 더더욱 시끄러울 수밖에 없다."

- 그렇다면 대안은 무엇인가.
"검사 비위 등 혐의가 있다면 경찰에서 수사하면 된다. 새로 기관을 만들 일은 아닌 것 같다."

- 하지만 임은정 검사가 고발한 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부산지방검찰청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했지만 검찰이 이를 기각한 것을 두고 논란이 크다.
"검찰은 '경찰은 왜 죄가 안되는 게 뻔한데도 신청을 하느냐'라고 하고, 경찰은 '(압수수색 후) 사실관계를 확정한 다음에 법리 검토에 들어가야 한다'라고 한다. 양쪽 주장은 충분히 다툼의 여지가 있다. 경찰에서 압수수색 영장을 보완한다면, 검찰은 압수수색 영장을 법원에 청구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검찰은 검사와 관련된 사건에서 저자세로 나갈 필요가 있다. 국민이 오해하고 불신하는 상황에서 검사한테는 더욱 혹독해야 한다."

- 공수처는 검찰을 견제하는 기능도 갖는다. 윤석열 검찰총장은 지난달 17일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부패 대응 역량이 강화된다면 새로운 부패대처기구의 설치에 대해서 반대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어떤 식으로 견제하게 될지 잘 모르겠지만, 없는 것보다 있는 게 견제가 많이 될 것이다. 의식을 많이 하게 된다. 다만 검찰을 견제하기 위해서라면 경찰도 충분히 할 수 있다. 경찰은 영장 청구 말고는 수사지휘를 안 받는다. 그렇기 때문에 경찰도 충분히 (검찰을 견제)할 수 있다."

- 변호사로 활동한 지 이제 한 달 넘었다. 전관예우 문제나 변호사 조력권 문제를 체감한 게 있나.
"검찰에 있을 때 후배들에게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는 헌법상의 권리다. 변호인들이 사건과 관련해서 변호를 한다고 하는데 안 만나주면 헌법 위반'이라고 했다. 변해야 한다. 이러한 폐쇄성 때문에 전관예우 문제가 나온다. 검사실에 가려면 그 검사랑 인연이 있는 변호사를 찾게 되기 때문이다."

이 변호사에게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느냐고 물었다. 그가 말했다.

"갈등은 사법작용이 아니라 정치영역에서 충분히 해소돼야 한다. 국회에서 해결 못하는 게 검찰로 안 왔으면 하는 바람이 크다. 국회에서 자체적으로 갈등이 해소되면 굳이 검찰이 특수부를 강화하고 형사부 약화하는 방향으로 갈 이유가 없다. 정치인들이 갈등해소를 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검찰개혁 연쇄인터뷰]
① "지금 딱 한 사람 설득하라면... 윤석열이다" http://omn.kr/1lly5
③ "문재인 정부 검찰개혁, 요즘엔 고개를 갸웃한다" http://omn.kr/1lng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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