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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1인당 1평씩... '농사과목 의무화' 법안?

교육부는 반대의견, 교사들은 항의전화... "지금 학교형편에선..."

등록 2019.11.08 20:19수정 2019.11.08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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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규희 의원 ⓒ 연합뉴스



한 여당의원이 예절교육과 농사교육을 의무로 하는 초중등교육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교육계에서는 '시대 상황에 맞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농사과목 의무화하겠다"는 국토교통위 여당 의원

8일, 교육부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이규희 의원(더불어민주당)실 등에 따르면 이 의원은 지난 10월 31일 초중등교육법 제23조 '교육과정' 조항에 '예절 및 체험농사과목'을 앞세우는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함께 이름을 올린 의원은 김상희, 정인화, 신창현, 고용진, 권칠승, 이석현, 송갑석, 조응천, 윤일규 의원 등 9명이다. 

"학교는 교육과정을 운영하여야 한다"란 기존 조문을 "학교는 예절 및 체험농사교육(1인1평 농사를 말한다)을 포함한 교육과정을 운영하여야 한다"라고 고치겠다는 것이다. 

이 의원은 법률 개정안 제안이유에서 "인성 중심의 자연 친화적인 교육을 위해 교육과정에 예절과 체험농사과목을 의무화하여 전인교육의 기초를 다지고자 한다"고 밝혔다. 국어, 사회, 수학, 통일, 인성, 정치 등 모든 교과목과 주제영역을 통칭한 '교육과정'이란 조문 앞에 예절교육과 농사교육을 내세우겠다는 얘기다. 이렇게 되면 예절교육과 농사교육이 최우선인 것으로 비치게 된다. 

교육부가 의견조회를 위해 지난 4일 이 개정안을 전국 학교에 보내자 교사들이 이 의원실에 직접 항의전화를 잇달아 걸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도 이 의원실에 개정안에 대해 사실상 '반대 의견'을 표명한 것으로 확인됐다. 교육부와 이 의원실에 직접 확인한 결과다. 

교육부 관계자는 "의원님께서 농업교육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이해가 되나 학생들 한 명마다 1평의 땅을 제공하는 게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학교가 많다는 의견을 전달했다"면서 "개정안에 따라 농사교육 등을 앞세운 교육과정으로 당장 모든 학교가 동일하게 가기는 다소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정성식 실천교육교사모임 대표도 "이 개정안에 대해 교사들의 의견을 물었더니 화를 내는 교사보다는 '황당하다'고 말하는 교사가 대부분이었다"면서 "지금 학교는 땅이 좁아 운동장도 부족한 형편이다"라고 말했다. 

"땅이 없어 운동장도 부족한 형편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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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희 의원이 대표발의한 초중등교육법 개정안 신구조문표. ⓒ 윤근혁



이에 대해 이 의원실 관계자는 "농사교육을 강조해온 의원님의 소신에 따라 법 개정안을 낸 것인데 교육부와 교사들이 부정적 반응을 보이고 있는 상태"라면서 "앞으로 교육종사자들의 의견을 더욱 많이 들을 예정"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이 법안 조문에서 '1인1평'이라고 적은 것 또한 면적 단위로 '평'을 표기하지 못하도록 규정한 국가표준기본법 등 법률 위반이다. 일반 사업자들이 사용할 경우 위법에 따른 처분 대상이 된다. 

이에 대해 이 의원실 관계자는 "그것까지는 우리가 고려를 못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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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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