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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구·급식·간식... 유아가 '자기 의견' 내는 유치원

[2019 충남유아교육] 놀면서 배운다는 '공립 단설 배방유치원'

등록 2019.11.12 11:06수정 2019.11.12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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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방유치원은 ‘사계절 놀이주간’을 운영 중이다. 유아들이 여름 놀이 주간을 즐기고 있다. ⓒ 배방유치원

 
"놀 게 많아서 행복해요."
"선생님이 잘 놀아줘서 좋아요."


유아들이 '행복하다'고 말했다. 이유를 묻자 "놀 게 많고, 선생님이 잘 놀아준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이 유치원의 교원들은 '놀아 주는 선생님'이 아니라 '놀 줄 아는 선생님'이라고 맞받았다. 학부모들은 "놀면서 배우는 유치원"이라고 맞장구 친다. 공립 단설인 아산 배방유치원(원장 정이현)이다.

급식·간식 식단도 유아들의 의견 반영
 

배방유치원은 유아들의 민주적 성장을 돕는다. 왼쪽부터 ‘우리나라’에 대한 유아의 생각 모으기',유아들이 직접 원장과 교사들에게 쓴 편지(가운데), 원내 곳곳에 설치된 우편함 ⓒ 심규상

 
배방유치원은 놀이 중심 교육 과정을 만드는 원칙이 있다. 유아들의 의견을 듣고 반영한다. 먼저 교사가 유아가 학습해야 할 주제 중심의 로드맵을 설계한 후 유아들과 함께 책을 찾아본다. 경험을 나눈다. 이런 과정을 거쳐 배울 내용을 최종 선정한다. 유아들이 무엇을 하며 어떻게 놀지 이야기한다.

뿐만 아니다. 배방유치원 유아들은 학급의 교구 구입·배치, 급식·간식 식단에 대해서도 자신의 의견을 말한다. 유아 때부터 민주적 성장을 돕기 위해서다.

이 유치원의 '사계절 놀이주간'도 유아들의 의견을 반영해 만들었다. 봄놀이 주간에는 곤충체험 활동, 여름놀이 주간에는 캠핑놀이, 가을놀이 주간에는 열매와 자연물을 활용한 만다라를 꾸민다. 이밖에 실뜨기, 윷놀이, 보드게임 등 다양한 놀이를 즐긴다. '놀 게 많아서 행복하다'는 답변이 나온 이유다.

유아들이 행복을 느끼는 데는 교원들의 남다른 수고가 따른다. 배방유치원 교원들은 전문 학습공동체를 자체 운영한다. 올해에만 '사회성, 자존감을 기르는 보드게임 연수(10시간)', '놀이, 교사와 만나다(15시간)' 직무 연수를 통해 놀이중심 교육과정의 수업 혁신 방안을 고민했다.

또 사계절 놀이주간 연수, 전래놀이, 프로젝트 수업, 연극놀이와 같은 연수로 틈틈이 전문성을 키웠다. 최근에는 교육과정 재구성을 위해 기존의 월간교육계획안과 주간교육계획안을 '주제교육계획'과 '이렇게 활동했어요(주간교육평가)'로 대체했다.

'놀 줄 아는 교사', 전문학습공동체 운영하며 늘 공부
 

배방유치원 학부모들이 참관수업을 하고 있ㅎ다. ⓒ 배방유치원

 

배방유치원은 누리집에 급식 사진과 한 주동안의 식재료와 원산지, 영양이 담긴 식단표를 공개하고 있다. ⓒ 배방유치원 누리집

 
이 유치원의 초임교사는 "교원 학습공동체와 유아들의 얘기를 듣고 체험하며 책에서 배우던 유아중심 교육과정이 무엇인지 알게 됐다"며 소감을 밝혔다.

"교원들이 자발적으로 전문적학습공동체를 운영해요. 초임교사는 물론 30년 이상의 경력교사도 놀이 확장을 위해 적극 참여하고 있어요. 사전 교원연수야말로 유아와 함께 계획하고, 놀이하고, 평가하는 발판이죠." (원감 오경환)

'놀 줄 아는 교사'는 놀이중심 교육과정을 운영하기 위한 교원들의 끊임없는 자기 연수가 있어 가능했다는 얘기다.

부모의 참여도 돋보인다. 이 유치원은 학부모 동아리, 좋은 부모 되기 프로젝트, 자원봉사자 활동을 운영 중이다. 학부모 동아리는 동화구연, 책 놀이, 풍선아트 동아리로 동아리 활동에서 얻은 재능을 다시 유치원에 교육기부 하고 있다. 좋은 부모되기 프로젝트는 유치원에서 학부모 도서를 대여해주는 일을 한다. 교육기부에 참석한 학부모들은 이 유치원의 장점으로 주저 없이 "놀면서 배우는 유치원"이라고 답한다.

이 유치원의 누리집에는 하루도 빠지지 않고 급식 사진이 올라온다. 지난 4일 급식 사진을 보면 이날 식단이 잡곡밥에 등뼈감자탕, 시금치나물, 생선구이, 총각김치, 우유, 토마토임을 한눈에 알 수 있다. 또 미리 한 주 동안의 식재료와 원산지, 영양을 식단표로 알려준다. 학부모들은 유아의 식품 알레르기 여부를 사전 파악해 대처할 수 있다. 이 또한 유아 중심, 학부모와의 소통 교육의 결과다.
 

배방유치원의 조회 모습 ⓒ 배방유치원

 
"놀이를 통해 심신의 발달은 물론 바른 인성, 민주시민의 기초를 다지는 교육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유아들의 주도성, 교사들의 자율성이 유아중심 교육 과정의 바탕입니다." (원장 정이현)

배방유치원은 충남도교육청이 선정한 미래지향 공교육 모델학교인 혁신유치원이다. 올해 특수분야연수기관으로 지정됐다.

지난 2012년 7학급으로 편성 개원했고, 올해 130명의 유아들이 놀이로 행복을 즐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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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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