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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험·고난도 사모펀드, 이젠 은행에서 못판다

원금손실 가능성 20% 넘는 사모펀드 은행 판매 금지... 최소투자금액도 1억원→3억원

등록 2019.11.14 18:07수정 2019.11.14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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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성수 금융위원장이 1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고위험 금융상품 투자자 보호 강화를 위한 종합 개선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 금융위원회

 
앞으로는 소비자가 이해하기 어렵고, 최악의 경우 원금의 20~30% 이상을 잃을 수 있는 사모펀드를 은행에서 판매할 수 없게 된다. 또 사모펀드에 투자할 수 있는 최소 금액 기준도 현행 1억 원에서 3억 원으로 강화된다.

14일 금융위원회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고위험 금융상품 투자자 보호 강화를 위한 종합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앞서 우리·하나은행이 판매한 파생결합펀드(DLF)로 큰 손해를 입은 피해자들이 속출하면서 당국이 재발 방지 대책을 내놓은 것.

이날 기자설명회에서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이번 DLF 사태와 관련해 제재 및 분쟁조정 절차를 철저히 투자자 보호 관점에서 신속하고 엄정하게 진행할 것"이라며 "분쟁조정의 경우 손실이 확정된 대표 사례를 대상으로 다음달 중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원회가 개최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어렵고 복잡하면 판매 금지

우선 앞으로 공모상품에 대한 기준이 강화된다. 당국은 자본시장법 시행령을 개정해 펀드의 기초자산과 손익구조가 동일하거나 비슷한 경우 '공모'로 판단하겠다는 방침이다. 앞서 은행들이 증권신고서 제출 등 규제를 피해 비슷한 상품을 사모 형태로 여러 차례 판매한 점을 감안한 조치다.

또 '고난도 금융투자상품' 개념을 도입해 규제를 강화한다. 투자자들이 수익, 손실을 정확히 가늠하기 어려운 복잡한 상품 가운데 최대 원금손실률이 일정 수준(20~30%) 이상인 상품을 고난도 금융투자상품으로 정하고, 이에 대한 보호장치를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김태현 금융위 사무처장은 "주식의 경우 (원금손실) 100% 위험이 있을 수 있지만 (비교적 이해하기 쉬워) 이를 고난도상품으로 보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지수에 연계되거나, 옵션이 포함되는 등 쉽게 손익구조가 드러나지 않는 상품이 (해당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공모·고난도 여부에 대한 판단은 금융회사가 하게 될 것"이라며 "(만약 금융회사가) 고난도인지 모를 경우 (금융위 내) 소비자로 구성된 판정위원회가 판단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과정을 통해 '고난도'로 분류된 상품 중 사모펀드의 경우 은행에서 판매가 금지된다. 다만 사모가 아닌 공모 펀드의 경우 고난도 투자상품이라 하더라도 판매가 가능하다. 또 사모펀드에 50% 이상 투자하는 공모펀드(재간접펀드) 판매도 허용된다.

사모펀드 최소투자금액도 상향 조정

더불어 사모펀드 최소투자금액은 현행 '1억 원 이상'에서 '3억 원 이상'으로 상향된다. 이번 DLF 사태와 관련해 지난 2015년 금융당국이 해당 기준을 5억 원에서 1억 원으로 하향 조정한 영향이 컸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다시 기준을 강화했다. 

이와 관련해 은 위원장은 "1~3억 원의 경우 재간접펀드나 공모펀드 (투자로) 이끌고, 사모펀드는 책임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좋겠다는 판단에 따라 (기준을) 3억 원으로 정하게 됐다"며 "이후 개선할 부분이 있는지 상황을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회사가 투자상품 판매 후 2일 내 투자자에게 전화 등으로 상품의 위험도와 투자 취소방법을 안내하는 녹취·숙려제도도 강화된다.

종전까지는 DLF 등 파생결합상품에 투자한 사람 가운데 70세 이상 고령투자자 등에 대해서만 이 같은 제도가 적용됐는데, 앞으로는 고난도 금융투자상품에 투자한 모든 사람에게 적용된다. 고령투자자 요건도 70세에서 만 65세 이상으로 낮아진다.

판매 관련 서류 10년 동안 보관

이와 함께 당국은 금융회사가 투자자에게 2일 동안의 숙려기간 내에 별도의 승낙 의사를 표시하지 않으면 자동적으로 청약이 철회된다고 통지하도록 할 계획이다.

또 금융회사가 투자자에게 상품구조를 보다 더 상세히 설명하도록 하는 장치도 마련된다. 설명의무 이행 방식은 투자자와 판매 직원 모두 자필 또는 육성 진술 절차만 인정하고, 판매 관련 자료를 10년 동안 보관하면서 투자자가 요청하면 즉시 제출하도록 하겠다는 것.

더불어 금융회사 직원이 투자자 대신 투자자 성향 등을 기재하고, 투자자 성향 분류를 조작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불건전 영업행위로 제재할 방침이다.

금융위는 공모판단 기준 강화의 경우 현행 법령을 적극 해석하는 방식으로 즉시 시행하고, 고난도 금융투자상품 도입 등 방안은 자본시장법 시행령 등 개정을 통해 내년 1분기 내 추진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당국은 사고 때 금융사 경영진의 책임을 명확히 하는 지배구조법 개정안과 불완전판매에 대해 징벌적 과징금을 부과하는 금융소비자보호법이 통과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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