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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문재인 담긴 김경수의 '최후변론 10분'

[전문] 항소심 결심공판서 "김동원에 의한, 김동원을 위한, 김동원의 범행" 주장... 특검 '징역 6년' 구형

등록 2019.11.14 19:00수정 2019.11.14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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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수 경남지사가 1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이동하고 있다. ⓒ 연합뉴스


김경수 경남도지사 측이 항소심 선고를 앞두고 마지막으로 열린 결심공판에서 "이 사건 범행은 오로지 김동원(일명 드루킹)에 의한, 김동원을 위한, 김동원의 범행"이라고 강조하며 무죄를 주장했다.

서울고등법원 형사2부(부장판사 차문호)는 14일 오후 김 지사가 피고인인 항소심의 결심공판을 진행했다. 김 지사는 ▲ 매크로 프로그램 '킹크랩'으로 김동원과 포털사이트 댓글 조작을 공모(컴퓨터 등 장애업무방해)하고 ▲ 이를 대가로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 회원인 도두형 변호사에게 센다이 총영사직을 제안(공직선거법 위반)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 지사 변호인은 이날 파워포인트 자료를 띄운 채 약 1시간 30분 동안 변론을 진행했다. 파워포인트 자료에는 ▲ 이 사건 범행은 오로지 김동원에 의한, 김동원을 위한, 김동원의 범행 ▲ 약간의 사실과 김동원이 만들어낸 많은 허풍 ▲ 특검의 (김동원 진술에 대한) 일방적·독단적 의미 부여 및 악의적 허위 설정 등의 내용이 담겼다.

변호인은 "2016년 11월 9일 킹크랩 시연이라는 것이 객관적 자료에 의해 도저히 인정될 수 없다"라며 "(센다이 총영사 제안 관련해서도) 일반적 정치활동의 영역에서 이뤄진 것이다. 이것은 선거운동 규제대상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까지 공격 드루킹 일당, 용납될 수 없어"

김 지사도 미리 준비해 온 최후변론 원고를 약 10분 동안 읽어 내려가며 자신이 무죄임을 강하게 호소했다. 먼저 김 지사는 "만일 다시 그때로 돌아간다면 김동원 같은 사람을 처음부터 알아보고 멀리할 수 있겠냐고 가끔 반문해 보곤 한다"라며 "지지자들이 찾아오면 시간이 되는대로 만나고 회원들과 만남을 요청하면 사정이 허락하는 한 최선을 다해 참석하기 위해 노력했다. 처음부터 미리 제대로 알아보지 못한 것이 잘못이라면 그 질책은 달게 받겠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하지만 적극적으로 찾아오는 지지자를 시간이 되는대로 만나고 지지모임을 만나달라는 요청을 사정이 허락하는 대로 찾아가 만난 것과 불법을 함께 공모하는 것은 전혀 다른 일이다"라며 "불법적인 방법을 동원해 자신들의 뜻이 관철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문재인 정부까지도 공격한 저들(드루킹 일당)의 불법 행위는 결코 용납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2012년 대선에서 국정원과 같은 권력기관을 동원한 불법 댓글사건으로 인해 온 나라가 시끄러웠던, 그리고 국가적으로 큰 문제가 됐다는 것을 (저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사람이다"라며 "제가 한두 번 만난 사람에게 한나라당 댓글 기계에 대한 얘기를 듣고는 주변의 수많은 전문가들에게 단 한 마디 상의도 없이 바로 그 사람과 불법을 공모했다고 하는 건 저로서는 상식적으로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라고 강조했다.

또 김 지사는 "인사 추천을 더 신중하게 알아보고 하지 그랬냐고 꾸짖는다면 그 질타는 달게 받겠다"라면서도 "하지만 인사에 대한 검증은 청와대에서 여러 단계 걸쳐 하고 있는 많은 좋은 사람을 가능한 많이 추천하는 것이 대통령과 정부를 돕는 길이라고 생각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만일 특검의 주장대로 김동원과 불법을 공모하고 킹크랩을 통해 지방선거에 협조를 받기 위해 도 변호사를 인사 추천했다면, 인사가 무산된 뒤에 뭔가 다른 요청이라도 실현될 수 있도록 노력했어야 앞뒤가 맞을 것"이라며 "김동원과 제가 특검이 주장하는 그런 관계라면 어떻게든 만나 설득하려고 했어야 하는 것 아닌지, 그것이 안 되면 다른 요청이라도 실현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척이라도 했어야 말이 되는 것 아닌지 특검에 되묻고 싶다"라고 말했다.

김 지사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저는 제가 존경하는 대통령을 마지막까지 모셨던 사람"이라며 "청와대에서 대통령을 모시고 일할 때는 혹시라도 누가 되는 일이 생길까 싶어 동창회나 향우회 같은 모임에도 나가지 않았다"라고 떠올렸다.

또 "지금도 설, 추석 명절 때면 지인들에게 의례히 보내는 인사 메시지조차 문구 하나하나 선거법 위반 소지는 없는지 선거관리위원회에 사전 확인을 받아 보내고 있다"라며 "제가 문제가 생기면 저 한 사람의 문제가 아니라 대통령님께 누를 끼치게 되는 일이라는 생각으로 늘 매사에 조심하고 처신에 주의를 기울이며 살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김 지사의 최후변론이 마무리된 후 법정을 메운 그의 지지자들이 박수를 보내자 법원 직원들이 이를 제지하기도 했다.

특검팀 "반드시 사라져야 할 병폐"

보다 앞서 허익범 특별검사팀(아래 특검팀)은 김 지사에게 징역 6년을 내려달라고 재판부에 요구했다. 특검팀은 컴퓨터 등 장애업무방해 혐의에 대해 3년 6개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 징역 2년 6개월을 각각 구형했다. (관련기사 : 김경수 "어떤 불법도 없었다"... 특검은 '징역 6년' 요구)

특검팀은 "(이 사건은) 선거를 위해서라면 불법행위를 저지르는 사조직을 동원하고 그들의 사적 요구를 위해 공직을 거래대상으로 취급한 일탈된 정치인의 행위"라며 "정치의 발전과 선거의 공정성을 위한다면 이런 행위는 반드시 사라져야 할 병폐"라고 밝혔다.

이어 "온라인 여론조작이 민주주의 제도의 근간인 선거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생각해보면 매우 중차대한 사건"이라며 "이를 엄중히 처벌하지 않으면 앞으로 온라인 여론조작 행위나 이를 이용하는 행위가 성행할 것이 명약관화하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원심의 양형은 실질과 범죄의 중요성에 비춰 낮다고 생각한다"라며 위 같이 구형했다.

1심(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 부장판사 성창호)은 지난 1월 30일 김 지사에게 컴퓨터 등 장애업무방해 혐의에 대해 징역 2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김 지사는 항소심에서 보석으로 석방돼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김 지사의 항소심 선고는 다음달 24일 내려질 예정이다. 차문호 부장판사는 "우리 재판부도 이 사건이 대단히 중요하단 걸 알기 때문에 심사숙고해, 법정에 제출된 증거를 바탕으로 충실히 심리해 최선의 결론을 만들어내도록 하겠다"라며 "이 사건의 분량과 다른 재판 선고 일정을 함께 고려해 12월 24일 오후 2시 선고를 내리겠다"라고 말했다.

아래는 김 지사의 최후변론 전문이다.

"4번 선거 동안 '선거법 어기지말라' 늘 강조"

먼저 본 법정에서 최후 진술의 기회를 주신 재판장님과 재판부께 감사드립니다. 특히 원심에서 빠듯한 일정 등으로 인해 제대로 소명하지 못했거나 밝히지 못했던 사실에 대해, 항소심 과정을 통해 충분히 소명하고 사실을 밝힐 수 있는 기회를 주신 데 대해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그렇지만 어떤 이유에서든 이런 일로 경남도민과 국민들에게 심려를 끼쳐드린 데 대해서는 다시 한 번 대단히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항소심 초반에 했던 모두 진술에서도 말씀드렸지만, 저는 사건 발생 이후 지금까지 이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밝히기 위해 최선을 다해 왔습니다. 사건 초기에는 누구보다 먼저 제 스스로 특검 도입을 요청했습니다. 조사 과정과 재판 과정에서 특검의 요구는 어떤 요구든 다 받아들이고 협조했습니다. 이 사건의 진실을 꼭 밝히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존경하는 재판장님. 이번 사건을 겪으며 제 스스로에게 가끔 반문해 보곤 합니다. 만일 다시 그때로 돌아간다면 김동원 같은 사람을 처음부터 알아보고 멀리 할 수 있겠냐고. 사실 별로 자신 없습니다. 저를 찾아오는 지지자들은 다양합니다. 그 분들이 찾아오면 시간이 되는대로 만나고, 회원들과 만남을 요청하면 사정이 허락하는 한 최선을 다해 참석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정치인이라면 누구나 피할 수 없는 숙명 같은 일입니다.

더구나 한 분의 대통령을 마지막까지 모셨고, 또 한 분의 대통령을 가까이에서 도왔던 사람으로서, 두 분 대통령을 좋아하는 분들을 성심성의껏 응대하고 만나는 것은 제가 해야 할 도리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처음부터 미리 제대로 알아보지 못한 것이 잘못이라면 그 질책은 달게 받겠습니다. 하지만 적극적으로 찾아오는 지지자를 시간이 되는대로 만나고, 지지모임을 만나달라는 요청을 사정이 허락하는 대로 찾아가 만난 것과 불법을 함께 공모하는 것은 전혀 다른 일입니다. 불법적인 방법을 동원해 자신들의 뜻이 관철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문재인 정부까지도 공격한 저들의 불법 행위는 결코 용납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존경하는 재판장님. 저는 제가 존경하는 대통령을 마지막까지 모셨던 사람입니다. 청와대에서 대통령을 모시고 일할 때는, 혹시라도 누가 되는 일이 생길까 싶어 동창회나 향우회 같은 모임에도 나가지 않았습니다.

대통령님의 갑작스런 서거 이후, 그 분의 고향인 김해을 총선에 사실상 반강제로 떠밀려 출마한 뒤 그동안 4번의 선거를 치렀습니다. 선거운동 과정에서 선거캠프에 절대 선거법을 어기지 말라고 늘 강조했고, 애매하면 선관위에 꼭 미리 확인해 보라고 했습니다. 그런 지시를 자주 하니까 선거캠프에 있는 사람들이 선거운동하기 어렵다고 푸념하고 불만을 토로할 정도였습니다. 지금도 설, 추석 명절 때면 지인들에게 의례히 보내는 인사 메시지조차 문구 하나하나 선거법 위반 소지는 없는지 선거관리위원회에 사전 확인을 받고 보내고 있습니다. 제가 문제가 생기면 저 한 사람의 문제가 아니라 대통령님께 누를 끼치게 되는 일이라는 생각으로 늘 매사에 조심하고 처신에 주의를 기울이며 살고 있습니다.

더구나 2012년 대선에서 국정원과 같은 권력기관을 동원한 불법 댓글사건으로 인해 온 나라가 시끄러웠던, 그리고 국가적으로 큰 문제가 되었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제가 처음 한, 두 번 만난 사람에게 한나라당 댓글 기계에 대한 얘기를 듣고는 주변의 수많은 전문가들에게 단 한마디 상의도 없이, 바로 그 사람과 불법을 공모했다고 합니다. 저로서는 상식적으로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일입니다.

존경하는 재판장님. 특검과 원심은 제가 도두형 변호사를 인사 추천한 것을 두고, 지방선거에 협조를 받기 위한 공직 제안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2017년 3월부터 지방선거를 도와달라고 요청했다고 합니다. 그 시기면 대선 후보 경선을 코 앞에 두고 있는 상황입니다. 1년도 넘게 남아있는 지방선거를 그때부터 논의했다는 것은 정치권의 상식과 전혀 맞지 않는 주장입니다.

인사 추천을 더 신중하게 알아보고 하지 그랬냐고 꾸짖는다면 그 질타는 달게 받겠습니다. 하지만, 인사에 대한 검증은 청와대에서 여러 단계에 걸쳐 하고 있는 만큼, 좋은 사람을 가능한 많이 추천하는 것이 대통령과 정부를 돕는 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대선 당시 선거를 도왔는지 여부를 떠나 능력과 경력이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되면 적극 추천하기 위해 애를 썼습니다. 참여정부 당시 협소한 인재 풀의 한계로 인해 힘들었던 경험 때문이었습니다. 당시 오죽하면 민간 헤드헌터까지 동원해 인재DB에 더 많은 사람을 축적하기 위해 노력했겠습니까. 참여정부 청와대 5년 동안 그 과정을 모두 지켜본 저로서는 대통령과 이번 정부가 성공하려면 가능한 사람들을 폭넓게 기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 저의 노력이 지방선거를 위한 공직제안으로 둔갑해 버렸습니다.

만일 특검의 주장대로 김동원과 불법을 공모하고, 킹크랩을 통해 지방선거에 협조를 받기 위한 의도였다면, 도두형 변호사의 인사가 무산된 뒤에, 뭔가 다른 요청이라도 실현될 수 있도록 노력했어야 앞뒤가 맞을 것입니다. 그러나 특검의 주장대로 하더라도 도두형 변호사 인사 추천이 무산된 이후 다른 인사요청이 실현될 수 있도록 노력하기는커녕 거꾸로 김동원의 요청을 거절했다고 하고 있습니다.

더군다나 센다이 영사는 제가 제대로 기억조차 하지 못할 정도로, 전화 한두 번으로 의사를 확인하고 그것으로 마무리되어 버렸습니다. 김동원과 제가 특검이 주장하는 그런 관계라면 전화 한두 번으로 끝내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든 만나서 설득하려고 했어야 하는 것 아닌지, 그것이 안 되면 다른 요청이라도 실현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척이라도 했어야 말이 되는 것 아닌지 특검에게 되묻고 싶습니다. 특검 주장대로 하더라도 추가 인사 추천 요청을 거절한 것은 물론 회원들을 청와대로 초청해달라는 요청도, 여성 회원들과의 간담회 요청도 어느 것 하나 실현되지 않았습니다. 이런 식의 관계가 도대체 어떤 관계인지 특검에게 거꾸로 묻고 싶습니다.

존경하는 재판장님. 저는 이 사건이 언론에 보도된 직후, 기자들과 간담회를 자청해 제가 당시 기억하고 있는 사실을 세세하게 밝힌 바 있습니다. 이후 경찰과 특검 조사를 통해 사실 확인에 필요한 요청은 어떤 요청이든 수용하고 협조하면서 사실을 밝히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사건 직후 기자들과 간담회에서 밝혔던 내용은 이후 경찰과 특검 조사, 그리고 이번 항소심 피고인 신문 과정에서도 크게 바뀌지 않았습니다. 사건 직후라 기억이 불확실했던 부분이 향후 기억을 되살리거나 사실 확인을 통해 명확해졌을 뿐 지금까지 일관되게 제가 알고 있는 내용을 최선을 다해 밝혀왔습니다.

저는 누구보다도 이 사건의 진실이 꼭 밝혀지기를 원합니다. 존경하는 재판장님과 재판부께 이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반드시 밝혀주시기를 간곡히 요청 드립니다.

마지막으로 다시 한 번 이번 항소심 재판 과정에서 원심에서 미처 밝히지 못한 사실들을 충분히 밝히고 소명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신 재판장님과 재판부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리면서 제 최후 진술을 마무리 하려 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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