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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연 후폭풍에 입 닫은 한국당..."맞는 말 했는데 무슨 말 보태나"

당 공식 회의에서 언급 안해... 황 대표 비서실장, 청와대 영수회담 거부 강조... 김병준, TK불출마 선언

등록 2019.11.19 12:33수정 2019.11.19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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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와 정용기 정책위의장, 박맹우 사무총장이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 유성호




자유한국당(아래 한국당)이 김세연 의원의 '불출마' 선언 및 당의 발전적 해체 요구에 대한 공식 반응을 자제하고 있다. 김 의원은 앞서 17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차기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며 한국당의 해체를 요구한 바 있다. (관련 기사: '불출마' 김세연 "한국당은 생명력 잃은 좀비... 해체하자")

한국당은 19일 오전 국회에서 원내대책회의를 열었다. 그러나 이날 모두발언 시간에 김세연이 던진 화두에 대해서는 아무도 이야기하지 않았다. <오마이뉴스>가 회의 참석자에게 확인한 결과 비공개 회의 시간에도 관련 발언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의 선언이 당 안팎으로 파문을 일으키고 있지만, 공식 석상에서는 언급을 자제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18일 최고위원회의에서도 황교안 대표는 "당 쇄신은 국민적 요구"라며 "시대적 소명"을 강조하며 원론적인 이야기 정도만 나왔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회의가 끝난 후 기자들의 질문이 나오자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저지를 강조했다. 총선 불출마 동참과 당 해체를 에둘러 거절한 셈이다. (관련 기사: 김세연 '동반 불출마' 사실상 거부한 나경원... 패스트트랙 때문?)

청와대 영수회담 결렬 언급한 황교안 비서실장
  

나경원 “문재인 대통령의 ‘국민과의 대화’, 영혼 없는 지지층과 덕담 되지 않길”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저녁에 예정된 문재인 대통령의 ‘국민과의 대화’에 대해 "영혼 없는 지지층과의 덕담이 되지 않기를 기대한다"며 "진짜 국민이 묻고 싶은 것을 대신 묻는 이들은 야당이다. 야당의 질문에 대해 제대로 답변해 달라"고 말했다. ⓒ 유성호



나경원 원내대표는 회의에서 ▲ 한미 방위비 협상 ▲ 주52시간 근로제 ▲ 패스트트랙 등의 이슈에 집중했다. 대신 이날 오후 8시 MBC에서 진행 예정인 문재인 대통령 <2019 국민과의 대화 '국민이 묻는다'>와 관련 "영혼 없는 지지층과의 덕담이 되지 않길 기대해본다"라고 꼬집었다.

황교안 대표 비서실장인 김도읍 의원은 이날 회의를 마치고 백그라운드 브리핑을 자처하며 기자들 앞에 나섰다. 김 의원은 황 대표가 대통령과의 영수회담을 제안한 것과 관련해 "결론적으로는 청와대가 영수회담 거부를 했다"라고 설명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청와대는 "시간이 없다"는 점과 "지난번에 청와대 만찬에서 논의가 되었던 여야정 상설협의체에서 이야기하면 되지 않겠느냐"라는 이유로 영수회담을 거절했다고 한다.


다만 "어제(18일) 오후 3시경에 청와대에서 공식적으로 '사전사후에 제안 받은 적이 없다. 공식적으로 제안이 오면 검토해보겠다'라고 입장을 밝혔는데, 이미 그날 오전에 청와대 관계자로부터 전화와 문자를 받았고, '보고 드리고 논의해보겠다'는 답을 받았다"라고 이야기했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 브리핑 이전에 이미 공식 제안이 있었다는 것.

김도읍 의원은 "오후 3시에 왜 이렇게 청와대발 메시지가 발신되었는지는 좀 의문"이라면서 "어제 오후 5시 경에 청 관계자로부터 불가능하다는 연락이 왔다"라고 부연했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국이 엄중하니 '다시 한 번 보고를 드리고, 논의를 해달라'라고 요청했다"라며 "청와대 쪽에서는 '그렇게는 해보겠다'라는 답까지 왔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 영수회담 제안을 두고 김세연 폭탄선언에 집중되는 여론을 분산시키려는 시도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김세연 "기대하고, 기다리는 중"... TK 의원 "맞는 말 했다"

김세연 의원은 이날 YTN라디오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당의 존속이 더 중요하다면, 당을 더 우선시한다면 굳이 이렇게까지 하지 않았겠지만, 정말 나라를 위해서는 이런 일이 필요했다"라며 "제 양심에 따라서 한 것"이라고 이번 불출마 선언의 배경을 설명했다.

김 의원은 "한나라당과 새누리당 초기만 해도 외부에서 아주 비판적인 여론이 일어날 때는 감각기능이 작동을 잘했다"라면서 "새누리당 초기를 지나면서는 그런 부분들이 급속도로 마비됐다. 살아있는 느낌이 점점 덜 들기 시작했다"라고 지적했다.

특히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태 이후 "아주 열렬히 보수 정당에 대한 변함없는 지지를 보내주시는 국민들 목소리는 잘 들어오는데, 그 경계를 조금 벗어나서 중도 쪽에 가까이 계시는 중도 보수부터 중도 쪽 이야기는 거의 차단됐다"라고 꼬집었다. "중도에 계신 국민들께서 어떤 생각을 하고 계시는지 읽으려는 노력 자체를 거의 하지 않게 된 것"이라는 이야기였다.

김 의원은 "20대 국회 모든 저희 당 의원들이 함께 불출마를 해서 역사적 책임을 지자"라며 "그 일을 하는 데서 지도부에 계신 두 분 대표(황교안·나경원)가 불출마에 앞장을 서주시면 좋겠다"라고 밝혔다. "각자가 판단하시기를 저는 기대를 하고, 기다리고 있는 중"이라고도 덧붙였다.

당내에서는 김 의원의 선언에 화답하는 움직임도 나오고 있다. 김병준 전 혁신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대구 수성 갑 출마를 포기하고 "지도부를 포함한 당 안팎에서 권고한 서울지역 험지 출마 등 당을 위해 기여할 수 있는 일을 고민하겠다"라고 선언했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곽상도 의원 또한 "당이 원하면 총선에 불출마하겠다"라고 밝혔다

대구·경북 지역을 지역구로 둔 한국당 의원은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내상은 심하게 입었지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서로 쉬쉬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김세연 의원이 맞는 말을 했는데 거기에 무슨 말을 보태겠느냐"라고 덧붙였다. "김 의원의 말에 정면으로 반박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맞다고 하고 당을 해체하기는 주저되니 조용히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유한국당 #김세연 #나경원 #황교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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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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