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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김영철·김명길 "미국, 적대시 정책 철회"요구... 왜?

2주간 7여개 담화 쏟아낸 북한... "하노이 결렬 트라우마 때문"

등록 2019.11.19 18:51수정 2019.11.19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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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연일 미국의 '적대시 정책'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19일 새벽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은 김영철 아태평화위원장 담화를 보도했다. 같은 날 오후, 김명길 외무성순회대사가 <조선중앙통신> 기자가 제기한 질문에 대답하는 형식의 인터뷰도 나왔다.

이들의 담화와 인터뷰는 동일한 주장을 담고 있다. '미국의 적대시 정책을 철회해야 (북미) 대화가 열린다'라는 것. 실무 회담 등 북미가 본격 대화를 하기 전 미국의 상응조처가 있어야 한다는 점도 밝혀두고 있다.

전문가들은 김영철 위원장·김명길 대사의 발표를 비롯해 북한이 11월 6일부터 최근 2주 동안 발표한 7여개의 담화가 나온 이유를 '하노이 회담'에서 찾았다. '하노이 트라우마'를 겪은 북한이 미국에 '확실한 보상'을 요구하는 해석이다.

"미국, 적대시정책 철회 전에는 비핵화 협상 꿈도 꾸지 말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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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차 북미정상회담 이튿날인 지난 2월 28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오른쪽) 북한 국무위원장이 베트남 하노이의 소피텔 레전드 메트로폴 호텔에서 회담 도중 심각한 표정을 하고 있다. 백악관은 예정보다 일찍 종료된 2차 북미 정상회담과 관련, "현시점에서 아무런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 연합뉴스=AFP

이날 새벽 김영철 위원장은 담화를 통해 "북한이 미국을 향해 적대시 정책을 철회하기 전에는 비핵화 협상을 꿈도 꾸지 말라"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말끝마다 비핵화 협상에 대하여 운운하고 있는데, 조선반도(한반도)핵문제의 근원인 미국의 대조선적대시정책이 완전하고도 되돌릴수 없게 철회되기 전에는 그에 대해 론의(논의)할 여지가 없다"라고 밝혔다.

이날 김명길 대사가 <조선중앙통신>기자와의 인터뷰에서 밝힌 내용에도 비슷한 표현이 등장한다. 김 대사는 "이미 여러 차례 강조한 바와 같이 미국이 대조선적대시정책을 철회할 결단을 내리지 않는 한 조미(북미)대화는 언제가도 열리기 힘들다"라고  못박았다.

김 대사는 "조미(북미)가 서로의 립장(입장)을 너무도 명백히 알고있는 실정에서 스웨리예(스웨덴)가 더이상 조미(북미)대화문제를 들고다닐 필요는 없다"라고 제3국의 개입에 선을 그었다.

그는 비핵화 협상은 북미가 직접 나서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하며 "지금 조미(북미) 사이에 협상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는 것은 연락통로나 그 누구의 중재가 없어서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김영철 위원장과 김명길 대사의 발표는 '미국의 적대시 정책 철회'를 강조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미국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이  17일 한-미 연합공중훈련을 연기하기로 발표하며, "선의의 조치를 취했다"라고 한 점에 대해 반박하기도 했다. 한미 연합공중훈련 연기는 북한을 향한 '배려'나 '양보'가 아니라는 것.

김 위원장은 "우리가 미국에 요구하는 것은 남조선(남한)과의 합동군사연습에서 빠지든가 아니면 연습자체를 완전히 중지하라는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합동군사연습이 연기된다고 평화와 안전이 보장되는 것이 아니며 외교적 노력에 도움이 되는 것도 아니다"라고 날을 세웠다.

북한이 비핵화 협상에 나서기에는 '한미 연합공중훈련 연기'는 충분하지 않다는 점을 명확히 한 셈이다. 동시에 북한은 김 위원장의 담화에서 '북한의 안전과 발전을 저해하는 온갖 위협들'이 명백하게 사라져야 대화에 나설 수 있다는 '요구조건'도 내세우기도 했다.

"북한, '하노이 결렬 트라우마' 때문에 미국에 확답 요구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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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치민 묘소의 김정은 위원장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3월 2일 베트남 하노이 호찌민묘를 참배하고 있다. ⓒ 연합뉴스

 
전문가들은 '하노이 결렬 트라우마'가 있는 북한이 미국으로부터 '확답'을 받고 싶어한다고 봤다.

박영자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북한은 미국의 확답이 있어야만 대화에 나설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는 하노이 결렬의 트라우마 때문"이라며 "김정은은 하노이 결렬로 공개적으로 명예와 위신이 깎였다고 생각할 것이다. 하노이에서처럼 창피를 당하는 일은 없어야 하기에 북미 협상 전에 미국의 답을 받고 싶은 것"이라고 짚었다.

김영철 위원장이 "우리는 바쁠 것이 없다. 지금처럼 잔꾀를 부리고 있는 미국과 마주 앉을 생각이 전혀 없다"라고 지적한 것 역시 '하노이 결렬을 반복하지 않겠다'라는 의지로 봐야한다는 주장이다.

박 연구위원은 "김영철은 미국에 대북제재의 완화를  요구했다. 이는 대북제재를 해제해야 실무협상을 한다는 거고, 이후 정상회담을 하자는 뜻"이라고 해석했다.

북한이 '정상회담'을 통한 소통을 강조한다는 분석도 있다. 최용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안보전략연구실장은 "김명길이 스웨덴을 통해서 제안하지 말라고 말한 건, 북미가 직접 대화하자는 거다. 그중에서도 북미 정상 합의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하노이회담의 충격때문에 한미 합동군사훈련 중단 등 협상의 조건, 문턱을 높여가고 있다"라며 "협상을 재개하기도 전에 협상의 문턱이 너무 높아서는 안 된다. 북한이 수위조절을 잘해야 한다"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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