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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은 육아, 남성은 경제활동... 여전한 광고들

[광고 482편 모니터링] 이분법적 성역할 강화하는 광고들

등록 2019.11.21 10:41수정 2019.11.21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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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치앤코: 엄마의 꿈' ⓒ 화면 갈무리

 
서울YWCA는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과 함께 광고 속 성차별적 사례를 분석하기 위해 모니터링을 실시했다. 2019년 8월 24일부터 9월 24일까지 국내에 등록된 공중파, 케이블, 인터넷, 극장, 바이럴 광고를 14개 품목으로 나누어 총 482편의 광고를 모니터링했다. 그 결과, 성차별적 광고는 23편, 성평등적 광고는 2편이 발견되었다.

우선, 광고 출연자의 성비가 분야별로 다르게 나타났다. 화장품 분야에서는 여성이 55명(68.7%)으로 다른 광고 품목보다 여성 출연자의 비중이 높았고, 자동차/정유 분야는 전체 광고 중 남성이 55명(74.4%)을 차지했다. 이는 광고 품목별 혹은 기능에 따라 적합하다고 여겨지는 성별이 있음을 보여준다.

주요 등장인물 분석 결과, 여성의 경우 상품을 사용하는 사람이 가장 많았고(103명), 남성의 경우 상품을 설명하는 사람이 가장 많았다(91명). 상품을 설명하는 역할에서 남성의 비중이 높은 경향은 서울YWCA 4월 광고 모니터링에서도 나타난 것으로, 광고에서 자신의 말에 확신을 보이고 정보를 제공하는 역할이 남성에게 더 많이 부여된다는 것을 보여준다.

더불어 아이를 돌보는 사람으로 여성 7명이 등장했으나 남성은 없었다. 육아를 제외한 가사 일에도 여성이 6명, 남성이 1명 등장해 육아를 포함한 가사 노동을 여성의 몫으로만 그려낸 것을 확인했다. 일해서 돈을 버는 사람은 여성(39명, 32.7%)보다 남성(80명, 67.3%)이 많았음을 고려할 때, 가사는 여성의 몫, 돈 버는 일은 남성의 몫이라는 성차별적 광고가 여전히 반복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남성=기술, 여성=쇼핑⋅화장? 
 

'동화약품 까스활명수: 오늘도 잘 소화하세요 엄마편' ⓒ 화면 갈무리

  
'동화약품 까스활명수: 오늘도 잘 소화하세요 엄마편'에서는 아침상을 차리고 자녀의 잠을 깨우는 중년 여성의 일상이 소개된다. 광고 속 중년 여성의 모습은 전통적인 어머니상에 충실한 것으로 이러한 연출은 여성의 삶을 가족 내 관계로만 규정한다. 또한 여성은 가사 노동을 전담하고 가족 구성원을 돌봐야 한다는 전통적인 모성에 대한 고정관념을 강화한다.
      
'리치앤코: 엄마의 꿈'은 보험 광고로 임신, 출산, 자녀의 성장, 친정어머니의 건강 등을 돌보는 보험 상품을 소개한다. 광고 속 주인공인 '엄마'는 아이의 건강을 누구보다 걱정하는 사람, 가족들을 적극적으로 돌보는 사람으로 등장한다. 여성의 꿈과 바람을 모두 가사와 육아로만 연결시켰다는 점, 가사와 육아에서 남성을 완전히 배제했다는 문제점을 지닌다.

또한, 성차별적인 광고로 여성성/남성성을 이분법적으로 규정하여 고정관념을 강화한 사례들도 확인할 수 있었다. 대표적으로 남성=기술, 여성=쇼핑⋅화장이라는 성차별적인 구도가 여전히 반복되었다.
 

'갤럭시: 갤럭시 워치 광고 시리즈 - 스트레스 측정편' ⓒ 화면 갈무리

 

'갤럭시: 갤럭시 워치 광고 시리즈 - 마이 스타일편' ⓒ 화면 갈무리

    
'갤럭시: 갤럭시 워치 광고 시리즈' 중 '스트레스 측정편'은 업무 강도에 맞게 자신의 상태를 조절하는 데에 도움을 주는 기기의 특성을 강조하기 위해 사무직 남성을 등장시켰다. 반면 '마이 스타일편'은 상황에 알맞은 스타일링을 하는 데 도움을 주는 기기의 특성을 강조하기 위해 꾸밈 노동을 적극적으로 하는 여성을 등장시켰다.

시리즈 광고에서 개별 광고의 출연자가 이처럼 성별을 달리해 출연하면 기기의 특성이 성별의 특성으로 환원될 가능성이 높다. 남성은 직업적인 고민을 많이 하는 사람, 여성들은 자신의 꾸밈에 관심이 많은 사람으로 해석되며 궁극적으로 남성에게는 능력이, 여성에게는 외모가 중요 가치라는 성차별적인 인식을 강화한다.
            
'웰컴저축은행: 꿈테크 프로젝트 시즌1' 광고는 기술에 종사하는 사람을 모두 남성으로 그려냈다. 개발에 참여한 사람 외에도 디바이스의 가치를 평가하는 역할까지 모두 남성만 등장한다. 실제 제품 개발과정을 보여준 광고라 하더라도, 제품 개발뿐만 아니라 이를 평가하는 외부인까지 모두 남성만 등장시키는 것은 기술 개발 영역이 남성의 영역이라는 기존의 젠더 고정관념을 공고히 한다. 
     
다양한 인물상을 보여주는 광고가 더욱 많아져야
 

'안다르: #myaotd 댄스편' ⓒ 화면 갈무리


반면 성평등적인 광고도 확인할 수 있었다. '안다르: #myaotd 댄스편' 광고에서는 '맞는 몸이 어딨어?', '내가 즐거우면 되지'라는 내레이션과 함께 몸에 붙는 옷을 입고 춤을 추는 장면이 등장한다. 운동복 광고에 주로 마른 몸매의 모델이 등장했던 것과는 달리 플러스 사이즈 모델이 본인의 몸을 당당히 드러내었다. 이러한 광고는 사회가 규정한 정상성에 질문을 던지고 다양한 형태의 몸을 긍정한다는 페미니즘 메시지를 차용한 펨버타이징(페미니즘과 애드버타이징의 합성어) 광고다.

4월 모니터링 결과에 비해 달라진 점은 성적 대상화 사례가 줄었다는 것이다. 이는 여성을 성적 도구화하여 표현하거나 신체 이미지를 부각하여 사용하는 사례에 대한 비판이 본 모니터링 결과 및 온라인 이용자들, 시민단체를 통해서 꾸준히 제기되었던 것을 감안할 때 반가운 변화이다.

하지만 여성의 몸을 노골적으로 전시하는 광고가 줄었다고 해서 성차별적인 광고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 여전히 광고 속에서 여성은 육아 및 가사를 담당하고 남성에게 무언가를 사달라고 요구하는 사람으로, 남성은 기술에 관심이 많고 돈을 벌어오는 사람으로 그려져 이분법적인 젠더 구도가 반복되고 있었다.

광고 속에서 전통적인 여성성과 남성성을 강조하는 성차별적인 재현이 반복될 때 사회가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여성상 남성상에도 영향을 미친다. 남성을 생산과 연결 짓고 여성을 소비로 연결짓는 경향성은 여성 역시 사회적 영역에 진출하고 생산하는 위치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육아와 가사의 전담자라는 역할로 국한시킨다.

더 나아가 이는 '된장녀·김치녀'와 같은 혐오 표현을 정당화하는 데 일조하고 있기에 더욱 문제다. 현실의 변화에 발맞춰 관습화된 성역할과 이미지에서 벗어나 다양한 인물상을 보여주는 광고가 더욱 많아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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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YWCA는 <대중매체 양성평등 내용 분석 사업>을 통해 대중매체 상에서의 성차별, 여성비하, 폭력 등을 조장하는 부정적인 사례를 발굴하고 시정하여 양성평등한 미디어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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