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대릉원 포토존에서 인생사진 남기기

등록 2019.11.22 14:38수정 2019.11.22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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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70년대 생인 내게는 초등 아니 국민학교 시절의 수학여행지로 제일 먼저 떠오르는 곳이다. 불국사에서 찍었던 단체 사진, 첨성대, 안압지 등등의 장소들이 떠오르는 곳.

하지만 요즈음 세대들은 경주를 어떻게 찾을까. 지금의 경주하면 떠오르는 것들은 지금도 여전하다. 덧붙여 대릉원의 포토존 그리고 황리단길이다. 오랜만에 찾은 경주는 예전과 많이 바뀌었다.


번성하던 불국사 앞의 유스호스텔은 모두 문을 닫아 폐허가 되어 가고 있었고, 예전에는 그저 동네 골목에 불과했던 곳들이 황리단길이라는 이름으로 젊은이들이 그저 카페에 오기 위해 찾는 곳이 되었다. 내가 찾은 곳은 대릉원.

특히나 단풍이 절정에 이르는 이즈음에는 경주 시내가 차로 몸살을 앓는다는 소리도 있어 경주 대릉원 도착을 9시 입장시간에 맞춰 이른 아침에 출발했다.

그런데 역시 경주는 경주다. 9시에 대릉원 앞에 도착했는데도 관광버스들이 즐비하고, 이른 아침인데도 골목엔 사람들이 가득하다. 이 시간에 오길 천만다행이다 싶다.

얼른 들어가보자. 그런데 그 유명한 대릉원 포토존은 대체 어디인가? 이 넓은 대릉원에서 자칫 헤매다가는 포토존 앞에서 긴 줄을 서야 할 텐데~ 어디로 가야한단 말인가.
 

포토존을 찾았다!!! ⓒ 손경은

  

대릉원 포토존 가는 길 매표소를 지나 대릉원에 들어서면 바로 두 갈래 길이 나온다. 왼쪽은 미추왕릉과 천마총 가는길, 오른쪽으로 들어서면 바로 포토존 ⓒ 손경은


발길 닿는 대로 헤매던 우리는 돌고 돌아 포토존을 찾았다. 다행히 많은 사람들이 나처럼 헤매고 있었던 건지 대기하는 줄이 길지 않다. 우리도 인생사진 남기고 돌아서서 보니 그 사이 줄이 제법 길어져 있다.

대릉원을 나서며 보니 젊은이들의 발걸음을 카메라 혹은 삼각대를 들고 바삐 걷는 것이 대릉원을 보기 위해 왔다기 보다는 포토존을 찾아 온 것 같아 아쉬움이 남는다. 하긴 누굴 뭐라할 처지가 아니다. 내가 대릉원을 찾은 것도 절반은 포토존이었으니. 근데 사실 대릉원은 어디서 찍어도 포토존이다.


사진을 찍었으니 이제 천천히 대릉원을 둘러보자. 대릉원은 경주에  산재해있는 고분군 중 가장 큰 규모로 미추 이사금을 대릉에서 장사지냈다라는 삼국사기의 기록으로 대릉원이라고 이름지어졌다고 한다. 미추왕릉.

미추왕이 죽고 갑자기 이웃나라에서 쳐들어왔을 때의 일이라고 한다. 귀에 대나무 잎을 꽂은 군사들이 어디선가 나타나 순식간에 외적을 물리치고 감쪽같이 사라져 모두 신기하게 여겼는데 미추왕릉 앞에 대나무 잎이 수북이 쌓여 있어서 신라 사람들은 나라를 걱정한 미추왕이 보낸 군사들이라고 생각하고 미추왕을 더욱 존경하게 되었다고 한다. 미추왕을 둘러보고 나오니 마침 바로 앞에 대나무 숲이 조성되어 있었다.
 

미추왕릉 ⓒ 손경은

 
천마총. 천마총은 1973년에 발굴하여 원형 그대로 내부를 공개하고 있어 관람이 가능하다. 하늘을 나는 말이란 뜻의 '천마'의 그림이 나와서 천마총이라고 불린다.
 

천마총 ⓒ 손경은

 
그리고 황남대총. 두 개의 무덤이 이어진 것으로 경주 황남동에 있는 아주 큰 무덤이란 뜻으로 '황남대총'이라 이름 붙여졌다. 봉우리가 두 개라 쌍봉총이라고도 불린다. 무덤의 주인은 알 수 없지만, 왕과 왕비의 무덤이라 짐작한다. 바로 이 황남대총이 바로 포토존이다. 양쪽으로 무덤을 두고 그 사이에 서면 뒤로는 황남대총과 나무 두 그루.
 

작은호수 뒤로 멀리 보이는 것이 황남대총. ⓒ 손경은

  
사진을 찍기 위해 찾은 경주도 아니었다. 아이들에게 학습의 효과를 기대하고 찾은 경주도 아니었다. 그저 내가 오랜만에 경주에 가고 싶었고, 단풍이 보고 싶었고, 바람이 쐬고 싶었다.

경주에 가기 이틀 전 아이들과 도서관에 들러 경주와 관련된 책 몇 권을 빌려왔다. 요즈음 학습만화에 빠져있지만 다행인 건, 엄마가 건네주는 책을 거부하지 않고 잘 읽고 있기에 그저 던져만 주면 읽는다. 책에서 본 이걸 직접 가서 보자. '이건 이렇고 저건 저렇다'라고 가르치려 들지도 않았다. 그저 책만 던져주었을 뿐인데, 아이들 입에서 스스로 가고 싶은 곳이 나온다.

"불국사랑 첨성대, 두 군데는 꼭 가봐요~."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 그저 아이들에게 던져주는 정도면 족하다. ⓒ 손경은

 
하지만 경주에서 무덤을 빼놓을 수 있나, 그래서 엄마가 추천하는 대릉원을 먼저 보고 다음은 불국사다. 불국사 이야기는 다음에...
#경주 #대릉원 #대릉원 포토존 #미추왕릉 #천마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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