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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 우려" 아산만방조제 노선, 서부내륙고속도로서 부활

평택아산 고속도로 타당성 조사안 살펴보니... 각종 우려로 배제해놓고 3년 후 재추진

등록 2019.11.27 14:11수정 2019.11.27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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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만 방조제 전경 ⓒ 인효환

 
평택-부여-익산을 잇는 서부내륙고속도로의 아산만 방조제 통과 문제가 뒤늦게 도마에 올랐다.

경기도 평택시와 충남 아산시를 잇는 평택-아산간 고속도로는 평택과 부여를 잇는 서부내륙고속도로와의 연결을 염두에 두고 지난 2011년 검토된 계획이다. 물론 해당 고속도로 사업이 현실화 된 것은 아니다.

하지만 문제는 따로 있다. 2011년 당시 '적절하지 않다'는 이유로 타당성 조사에서 배제되었던 '아산만 방조제 통과 노선'이 3년 뒤 서부내륙고속도로 노선에서 아무런 문제제기 없이 부활했다는 점이다. 그 때문에 평택호 주변 주민들의 반발이 지속되고 있는데도 국토부는 이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2011년 보고서에는 "위험하다"

실제로 <오마이뉴스>가 최근 입수한 '평택-아산간 고속도로 타당성 조사 자료'에 따르면, 국토부는 2011년 당시 평택-아산간 고속도로 건설 문제를 놓고 타당성 조사를 벌였다. 그 결과 고속도로가 아산만 방조제를 통과하는 것은 '우수하지 않다(적절하지 않다)'고 결론냈다. 

국토부는 당시 평택-아산간 고속도로 노선의 1안으로 서해복선전철 노선과 병행하는 안, 2안으로는 아산만 방조제 옆으로 고속도로를 내는 안을 모두 고려했다. 그러나 국토부는 최종적으로 1안 즉, 서해복선전철을 따라 고속도로를 건설하는 안이 더 '우수'하다고 판단했다.
 

서부내륙고속도로와의 연계를 목적으로 추진됐던 평택-아산 고속도로는 당초 서해안복선전철을 따라 기획되고 있었다 ⓒ 이재환

 

2011년 타당성조사에서 아산만방조제 노선은 이미 배제된 바 있다. 하지만 민간사업으로 진행된 서부내륙고속도로에서 해당 노선은 건설비 절감이란 이유로 부활했다. ⓒ 이재환

  
고속도로가 아산만방조제를 통과할 경우 '통수 단면(물이 이동하는 통로의 단면)이 축소되어 위험할 수 있고, 경관을 저해해 평택호 관광단지개발에도 악영향 미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국토부는 당시 타당성 조사자료에서 '1안으로 고속도로를 건설하겠다'고 까지 언급했다. 하지만 국토부는 지난 2014년부터 민간투자사업으로 진행되고 있는 서부내륙고속도로 건설사업에서는 180도 다른 입장을 보였다.

실제로 서부내륙고속도로 노선에서는 '우수하다'고 판단된 1안, 즉 서해복선전철 병행 노선이 배제됐다. 대신 '문제가 있다'고 판단된 아산만 방조제 통과안이 노선으로 결정된 것이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해당 노선은 국토부 타당성 조사에서 이미 '적합하지 않다'는 취지로 결론이 난 상태이다.


이와 관련해 배대석 평택호 관광단지 협회장은 "서부내륙고속도로는 아산만방조제 바로 옆으로 지나간다. 차량 진동으로 인해 방조제가 붕괴할 우려가 있다"며 "게다가 서부내륙고속도로는 아산만 방조제 수로 바로 앞에 건설된다. 물의 흐름에도 방해가 되어 홍수시 적절한 대응이 어려워 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당시 검토의견을 냈던 고승영 서울대 건설환경공학부 교수도 기자가 보낸 이메일에 대한 답변을 통해 비슷한 의견을 보내왔다. 고승영 교수는 "내가 직접 참여한 사안이 아니다. 참여보고서 상으로만 판단할 수밖에 없다"면서도 "하지만 평택호 상에 교량이 2개가 건설되면 통수단면이 축소되기 때문에 위험성이 다소라도 가중되는 것은 일반적인 사항"이라고 밝혔다.

"우리 소관 아니라 몰라... 민자적격성 통과했다" 

하지만 국토부는 이에 대해 "잘 모르겠다"는 입장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평택-아산 고속도로 타당성 조사에 대해서는 우리 부서 소관이 아니라서 정확히 알 수가 없다"면서 "다만 서부내륙고속도로는 '민자 적격성'을 통과해 진행되고 있는 사업이다"라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서부내륙고속도로 평택주민대책위 인효환씨는 "문제의 핵심은 서부내륙고속도로 노선이 평택호 관광단지를 반으로 가르며 지나간다는 점"이라며 "노선이 아산만방조제 쪽으로 결정된 것은 건설비용 절감 때문인 것으로 알고 있다. 국토부는 민간 사업자의 이익은 중요하게 생각하면서도 정작 주민의 입장은 무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부내륙고속도로 #아산만방조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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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주의자. 개인주의자. 이성애자. 윤회론자. 사색가. 타고난 반골. 충남 예산, 홍성, 당진, 아산, 보령 등을 주로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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