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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컬리 잘 돼야 한다"... 콕 집어 칭찬한 공정위원장

조성욱 "마켓컬리는 유통업계 '베스트 프랙티스'"

등록 2019.11.28 19:17수정 2019.11.28 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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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이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마켓컬리 물류센터에 방문해 곳곳을 살피고 있다. ⓒ 공정거래위원회

 
"'베스트 프랙티스(Best Practice, 최고의 사례)'다, 우리나라 유통업자들이 보고 배워야 한다."

잔잔하던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공정위원장)의 목소리에 힘이 실렸다. 28일 서울시 송파구에 위치한 신선식품 유통업체 마켓컬리 물류센터 현장을 방문해, 김슬아 마켓컬리 대표와 이야기를 나눌 때다.

이날 현장을 둘러보던 조 위원장은 김 대표가 진열된 상품 하나를 가리켜, "회사 상품기획자(MD)가 대구에서 발굴한 반찬 가게 제품이다, 현지에서는 유명한데 서울에 사는 소비자들에게는 알려져 있지 않아 (마켓컬리가) 들여왔다"고 설명하자, "소비자, 생산자, 협력업체가 상생할 수 있는 모델"이라며 마켓컬리를 치켜세웠다.

"마켓컬리, 공정위에서 생각하는 유통업체의 모범"

조 위원장의 마켓컬리 칭찬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물류센터 현장 방문이 끝난 후 이어진 마켓컬리 납품업자들과의 간담회에서, 그는 모두발언을 통해 "현재 유통시장은 엄청난 경쟁에 직면해 있고, 이 과정에서 많은 유통업체들이 납품 단가를 인하하는 등의 방식으로 납품업체에 비용을 전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신생기업인 마켓컬리는 납품업체의 상품을 직매입하고, 공동 기획을 통해 상품을 개발할 뿐 아니라 아이디어 측면에서도 협력하고 있다"며 "마켓컬리는 공정위에서 생각하는 유통업체의 모범이다, 좋은 선례를 남길 수 있도록 마켓컬리가 잘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으로 조 위원장은 유통 시장에 공정위가 직접 개입하는 데 대해서는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그는 "공정위가 유통시장에 갖고 있는 바람은 있지만, 직접 개입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생각은 하지 않고 있다"며 "유통과 제조, 납품하시는 분들이 스스로 상생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장기적으로 성공할 수 있다고 여기고 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유통업체와 납품업체 간) 상생 문화를 확산시키기 위해 온라인 기업 전용의 평가 기준을 도입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불공정행위가 유통업을 위축시키는 만큼, 우리나라에 있는 40만 가맹점, 440개 중소기업들을 위해 공정한 시장 경제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현장에서 <오마이뉴스>와 만난 공정위 관계자는 조성욱 위원장이 마켓컬리 물류센터를 '콕 집어' 방문한 데 대해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공정거래위원장이 취임 후 유통업체의 물류센터를 찾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마켓컬리 제품의 유통이 이뤄지고 있는 서울복합물류단지는 롯데글로벌로지스나 한진 택배 등 굴지의 국내 대기업들뿐 아니라 쿠팡 등의 '신생 기업들' 또한 들어와 있다"며 "그중에서도 (조 위원장이) 마켓컬리 물류센터를 방문한 건 경영 방식이 공정위가 생각하는 '유통기업상'과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공정위원장의 마켓컬리 극찬, 이유는?

조 공정위원장이 마켓컬리를 칭찬하고 나선 것은 마켓컬리가 납품업체와 상생하면서도 기업가치 10억 달러 이상의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공정위에 따르면, 마켓컬리는 다른 유통업체와 달리 100% 직매입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직매입이란 유통업체가 생산자에게 물건을 사들인 후, 직접 판매하는 형태를 가리킨다. 일반적인 온라인 유통업체들은 소비자에게 생산자의 상품을 '중개'해주고 수수료를 받는, '오픈마켓' 형태로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유통업체들은 플랫폼의 역할만 하는 만큼, 상품이 팔리지 않는 데 대한 부담은 오롯이 생산자인 납품업체의 몫이다. 반면 유통업체가 납품업체로부터 상품을 직매입하면, 납품업체는 재고에 대한 부담을 덜고, 좋은 상품을 개발하는 데 집중할 수 있게 된다.

조 위원장이 마켓컬리를 치켜세운 이유는 이뿐만이 아니다. 마켓컬리는 '무반품' 원칙을 갖춰, 재고가 생기더라도 납품업체에 이를 다시 팔아넘기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본사가 팔리지 않은 상품을 납품업체에 재판매하는 행위는 우리나라 유통업계에서 종종 나타나는 '기업 갑질'의 대표 사례다.

이날 <오마이뉴스>와 만난 한 마켓컬리 관계자는 '재고에 대한 부담이 없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마켓컬리는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혁신적으로 재고율을 낮추고 있다"며 "이로 인해 직매입한 상품의 폐기율은 고작 2%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에 더해 마켓컬리는 납품업자에게 추가 물류비, 광고비를 청구하지 않고, 소비자 요구를 반영한 상품을 납품업체와 함께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납품업체와의 '상생'을 지향하면서도 마켓컬리의 기업 가치는 여전히 상승세다. 실제로 올해 중소벤처기업부는 마켓컬리를 기업 가치 10억 달러의, 예비 유니콘 기업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국내 유망 스타트업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이날 또 다른 마켓컬리 관계자는 '대다수의 유통 기업들이 적자를 보고 있는데, 마켓컬리 또한 그런가'라는 기자의 질문에 "수치상으로는 그렇지만, 임대료와 같은 고정비, 마케팅비를 제외하고 상품을 판매해 얻는 '공헌이익'만으로 계산하면 지난해부터 수익을 내고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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