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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전자법정비리 업체, 비리 적발 후에도 공공기관과 계약

전자법정비리 업체 10곳, 10년간 공공기관과 2조 계약... 대법원, 법무부, 대검찰청도 포함

등록 2019.12.03 08:15수정 2019.12.03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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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의 전자법정 사업 입찰비리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2018년 12월 18일 현직 공무원들의 연루 혐의를 확인하기 위해 법원행정처 전산정보관리국을 압수수색 했다. 사진은 법원행정처 전산정보관리국이 있는 경기도 성남시 대법원전산정보센터 모습. ⓒ 연합뉴스

전자법정비리 업체 10곳이 지난 10년간 공공기관으로부터 2조 원가량의 사업을 수주한 것으로 확인됐다. 전자법정비리가 언론을 통해 알려진 지난해 9월 이후에도 이 10곳 업체와 공공기관 간의 계약이 계속해서 이뤄졌으며 여기엔 대법원, 법무부, 대검찰청도 포함됐다.

채이배 바른미래당 의원이 조달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자법정비리 업체 10곳은 2009년부터 2019년 6월까지 총 1164건, 약 2조1642천억 원의 계약을 공공기관으로부터 따냈다. 한 업체당 적게는 약 46억 원, 많게는 약 1조 원 넘는 액수의 계약을 체결했다.

전자법정비리는 현직 법원행정처 직원들이 전직 법원행정처 직원들과 관련된 업체로부터 뇌물을 받고 대법원 전자법정 구축사업 관련 일감을 몰아준 사건으로, 지난해 8월 <경향신문> 보도로 처음 알려졌다. 하지만 10곳 업체는 전자법정비리가 언론을 통해 알려진 이후에도 공공기관 계약을 이어갔다. 이 업체들은 지난해 9월 이후 총 87건 약 2800억 원의 계약을 공공기관과 체결했다. 

채이배 "내부 감찰 및 감사원 감사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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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이배 바른미래당 의원. ⓒ 유성호


채 의원은 특히 전자법정비리의 당사자이기도 한 대법원을 비롯해 법조계에 속한 법무부, 대검찰청의 사례를 지적했다. 대법원은 지난해 10월부터 지난 5월까지 3개 업체와 4차례 ▲ 사법부 데이터센터 전산장비 유지보수 사업 ▲ 등기정보시스템 전산장비 구매사업 ▲ 가족정보시스템 노후 전산장비 교체사업 등을 체결했다. 3개 업체 중에는 지난 5월 조달청으로부터 부정당업자(입찰자격제한)로 지정된 곳도 있다.

채 의원은 "대법원에서 (전자법정비리 관련) 자체 감사까지 벌인 상황이라면 입찰비리 연루 업체와 계약을 체결하면 안 된다"라며 "만약 자체 감사에서 밝혀내지 못한 업체라면 감사 시스템에도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법원은 "(조달청으로부터 부정당업자로 지정돼) 입찰제한을 받은 게 지난 5월인데 그 이전에 계약이 체결된 경우"라며 "당시 조달청에도 문의했지만, (입찰 후 계약업체로 선정됐는데) 계약을 하지 않으면 업체 측에서 소송을 제기하는 등 오히려 그게 문제의 소지가 될 수 있는 상황이었다"라고 설명했다.
  
채 의원은 법무부와 대검찰청의 계약 과정도 문제제기 했다. 법무부는 2014년부터 2020년까지 NDSL(국가송무정보시스템) 사업을 A업체 맡기고 있다. 또 2019년 7월 15일 B업체와 '국가배상금 임의변제 지급관리 등 시스템 구축' 계약(7억 400만 원)을 맺었다.

B업체는 A업체의 자회사로 출발했으며, A업체는 지난해까지 B업체의 주식을 22% 소유하고 있었다. 그런데 2019년 '국가배상금 임의변제 지급관리 등 시스템 구축' 사업 입찰에는 B업체뿐만 아니라 C업체도 참여했었다. 당시 종합평점을 보면 B업체는 91.65점, C업체는 93.58점을 받았다. 하지만 B업체가 계약 업체로 선정됐다.

A업체는 지난해 11월과 지난 4월 조달청으로부터 부정당업자로 지정된 바 있다. 전자법정비리와는 별개로 고용노동부, 서울지방조달청 공고와 관련해 허위서류를 제출하고 입찰 참가를 방해했다는 게 그 사유다. 부정당업자로 지정되면 입찰 참가에 제한을 받는다. 다만 A업체가 이에 대한 취소소송을 제기해 현재 집행정지 중인 상태다.

법무부는 "A업체가 부정당업자 처분을 받은 사실이 있으나 위 처분에 대한 취소소송과 함께 집행정지를 신청했고 인용 결정이 내려졌다"라며 "계약을 체결할 당시에는 이에 따라 입찰 참가 자격이 제한되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이어 "C업체가 우선협상 대상자로 지정돼 법무부와 협상을 진행하던 중 사업 참여를 포기했고, 협상 결렬에 따라 차순위자인 B업체와 최종적으로 계약을 체결했다"라고 덧붙였다.

대검찰청의 경우 지난 6월 '보안 강화를 위한 검찰 네트워크 분리 4차 사업' 계약(8억 8000만 원)을 B업체와 맺었다. 특히 B업체가 따낸 이 4차 사업의 경우 1~3차 사업을 A업체가 맡아왔다. 앞서 소개했듯 A·B업체는 특수 관계에 있다. 1차→2차, 2차→3차, 3차→4차로 갈수록 입찰 기간이 짧아지고, 4차 사업 긴급공고에 "제안서를 온라인으로 제출, 수요기관에서 오프라인으로 평가한다"고 나와 있어 채 의원은 "특정 업체와 계약을 이어가려는 것 아닌지 의심이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또 대검찰청은 2015년부터 A업체와 '검찰정보시스템 및 통신장비 등 통합유지관리' 계약을 체결해왔고, 전자법정비리가 드러난 이후인 지난 1월에도 같은 업체와 계약(34억 32만 원)을 맺었다.

대검찰청은 "사업공고 일정과 관련한 사항은 사업부서의 예산확보, 업무상황 등 내부사정과 조달청의 조달업무일정에 따른 것으로 사업공고와 특정업체 선정과는 무관하다"라고 설명했다. 또 "당시 A업체는 부정당업자로 지정됐으나 법원에 소를 제기해 집행정지 결정을 받았고 조달청에서는 법률상 불이익을 줄 수 없었던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채 의원은 "A업체가 부정당업자로 지정됐음에도 법무부와 대검찰청이 계속해서 계약을 체결했다"라며 "A업체와 정보화사업담당자 간 유착 의혹이 없는지 내부 감찰과 감사원 감사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집행정지 제도를 악용해 업체들이 공공기관 계약을 계속 이어가는 것에 대해서는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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