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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을 위한 행진곡' 그리고 '라 마르세이에즈'

[김삼웅의 5·18 광주혈사 / 77회] 1982년 2월 윤상원과 박기순의 유해를 광주 망월동 공동묘지에 합장하면서 영혼결혼식을 거행할 때 처음 공개돼

등록 2019.12.09 16:53수정 2019.12.09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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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전의 윤상원 열사와 영혼의 부부가 된 박기순 열사 ⓒ 5.18 기념재단

지금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민중가요를 들라면 대부분 「임을 위한 행진곡」이 뽑힐 것이다.

대학가ㆍ노동계ㆍ시민운동의 행사에는 어김없이 이 노래가 불리고, 최근에는 홍콩을 비롯 중국ㆍ타이완ㆍ캄보디아ㆍ태국ㆍ말레이시아ㆍ프랑스 등 여러 나라의 민중시위에서 현지어로 번안되어 불리고 있다. 한국에 파견되었다가 귀국한 이주노동자들에 의해 전파되거나 각국의 인권운동가들의 한국 민주화운동 연구과정에서 알려지고 있다.
 
이 노래가 창작된 것은 5ㆍ18민주화운동 1주년인 1981년 5월 작가 황석영이 사회운동가 백기완의 옥중시 「묏뵈나리」의 일부를 차용해 지었고, 전남대 재학생 김종률이 작곡했다. 처음에는 「님을 위한 행진곡」이었으나 우리말 표준어 규정에 따라「임을 위한 행진곡」이라고 부른다.
 
황석영이 이 노래를 짓게 된 것은, 5ㆍ18 당시 전남도청을 사수하다가 계엄군의 총격으로 숨진 시민군 대변인 윤상원과 광주에서 '노동야학'을 운영하다가 사망한 노동운동가 박기순의 영혼결혼식에 헌정하기 위해서이다. 윤상원과 박기순은 함께 '노동야학'에서 일한 동지였다.
 
1982년 2월 윤상원과 박기순의 유해를 광주 망월동 공동묘지 (현 국립 5ㆍ18민주묘지)에 합장하면서 영혼결혼식을 거행할 때 처음 공개된 이후 대학가와 노동계를 중심으로 널리 퍼지게 되고, 대표적인 민중가요로 불리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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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 5월 22일 낮 12시 전남도청 앞 광장에서 5만 여명의 시민들이 집결해 시민궐기대회를 열고 있다. 그 광장 뒤 ‘별관’은 항전 마지막 날인 27일 윤상원 등 150여구의 시민군 사체가 나온 역사의 현장이다. ⓒ 5·18 기념재단

 
「임을 위한 행진곡」은 해마다 5ㆍ18 광주민주화운동 추모행사에서 유족과 시민들이 함께 부르는 애창곡이 되고, 각급 행사에서 빠지지 않았다. 하지만 5공과 그 아류 세력은 이 노래를 배척했다.
 
이명박 정권은 2009년부터 광주 망월동 묘지에서 거행된 5ㆍ18추모행사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의 제창을 제외하고 박근혜 정권은 아예 행사장에서 이 노래를 폐지했다. 이 때문에 5ㆍ18단체들은 2010년부터 정부주관 기념식을 거부하고 별도의 기념식을 거행하면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불렀다.
 

계엄군에 맞서 도청을 사수하다가 사망한 윤상원과 들불야학 교사였던 박기순이 잠들어 있는 국립 5.18 민주묘지 ⓒ 김이삭

 
2013년 박근혜 정부의 국가보훈처는 이 노래 대신 별도의 기념곡을 제정하겠다고 나섰으나 5ㆍ18 단체와 시민들의 비판으로 성사되지 못했다.

    임을 위한 행진곡 (1절)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 없이
 한 평생 나가자던 뜨거운 맹세
 동지는 간 데 없고 깃발만 나부껴
 새 날이 올 때까지 흔들리지 말라
 세월은 흘러가도 산천은 안다
 깨어나 소리치는 끝 없는 함성
 앞서서 나가니 산 자여 따르라
 앞서서 나가니 산 자여 따르라.

 
한국의 「임을 위한 행진곡」과 비유되는행진곡에 프랑스의 국가 「라 마르세이세즈(La Marseillaise)」가 있다.

1792년 프랑스혁명군 대위 루제드릴이 작사하고 작곡했다. 마르세이유 시민군이 파리로 행진하면서 이 노래를 불렀기 때문에 '라 마르세이에즈'라는 이름이 붙었고, 나중에 프랑스 국가가 되었다.

  라 마르세이에즈

 나가자!
 조국의 아들 딸들아
 영광의 날이 왔다
 압제에 맞서는 우리들
 피 묻은 깃발은 달린다
 피 묻은 깃발은 달린다.

 보라!
 저 비열한 압제자의 칼날이
 우리의 형제 자매와
 처자식들을 베고 있다.

 무기를 들어라!
 대오를 꾸려라!
 나가자! 나가자!
 우리 함께
 압제자의 피로 소매를 적시자!

 
덧붙이는 글 [김삼웅의 ‘5ㆍ18광주혈사’]는 매일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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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독재 정권 시대에 사상계, 씨알의 소리, 민주전선, 평민신문 등에서 반독재 언론투쟁을 해오며 친일문제를 연구하고 대한매일주필로서 언론개혁에 앞장서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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