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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수와 조국 연결? 검찰이 '인디언 기우제' 지내는 것"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터뷰 630] 김성회 씽크와이 정치연구소장

등록 2019.12.04 11:14수정 2019.12.04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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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회 씽크와이 정치연구소장 ⓒ 이영광

정청래 의원실과 손혜원 의원실에서 보좌관 생활하며 이름을 알린 김성회 전 보좌관이 지난 7월 씽크와이라는 정치연구소를 열었다. 씽크와이 연구소는 SNS 설문을 통해 민심을 파악하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연구소다.

연구소 생활이 어떤지 궁금해 지난 11월 28일 서울 국회의사당역 근처 씽크와이 정치연구소에서 김 소장을 만났다. 연구소에 대한 이야기와 함께 정치 현안과 관련한 견해를 들어 보았다. 다음은 김 소장과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

- 보좌관 생활하다 이제 사무실 내고 씽크와이라는 정치 연구소를 운영하시는데 어떠세요?
"연구소에서 여섯 차례 설문조사를 진행했고, 최근에 했던 대학 입시 보고서가 어제(27일) 나왔어요. 최근에는 모든 이슈가 조국 전 장관 청문회와 의혹으로 계속 이어져서 어떤 의제를 이야기하더라도 조국 사태에 빨려 들어갈 수밖에 없으니 그게 좀 힘들었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검찰 수사와 언론의 문제, 입시제도, 공정성 여러 가지 키워드들이 등장했습니다. 이 문제에 대해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졌으니, 한 번 더 다뤄보고 싶어요.

최근에 했던 공공기관 개혁에 대한 조사를 예로 들면, '현재 가장 개혁해야 될 공공기관이 어디냐'라는 질문에 많은 분이 국회, 사법부, 검찰 등을 답하셨어요. 조국 장관 청문회가 시작하는 국면에 조사한 것이기 때문에 (지금은 결과가) 조금 다를 수는 있습니다."

- 여론 조사하려면 모집단이 중요하고, 성별 비율, 성향 비율도 맞춰야 하니까 어렵지 않을까요? 진보층도 하고, 보수층도 해야 하니까요.
"그것은 여론조사의 경우고요. 저희는 주관식 설문 조사를 하는 거라 '대한민국의 여론의 지형이 이렇다'라는 이야기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어떤 특정한 주제에 대해서 시민들이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를 좀 더 깊이 들어가서 보는 것이지요. 저희가 하는 발표가 대한민국 표준 여론을 대변한다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현재 저희 패널로 활동하시는 분들을 보면 민주당이나 문재인 정부를 지지하는 선호하는 성향이 다수인 상황입니다. 연령대로 보면 40대가 많고 남녀 성비로 보면 남성이 7, 여성이 3이에요. 인구나 성비를 맞춰서 한 게 아닙니다. 저희는 그 안(모집단)에 있는 생각을 들어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결과를 통해서 다음 토론을 더 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는 취지입니다."

- 이전엔 국회의원 보좌관을 했고, 지금은 연구소장을 맡고 있는데요. 사회를 보는 시각이 달라졌나요?
"예, 아주 많이 달라졌습니다. 저는 이렇게까지 국민 여론이 제 생각과 다른지 몰랐습니다. 과거에는 그냥 제가 하는 SNS에서 사람들이 쓰는 글들이나 뉴스 댓글을 보고, 커뮤니티에서 추천 많이 받은 글을 읽어 보는 게 제가 여론을 파악하는 방법이었습니다. 실제로 여론을 좀 구체적으로 들어 보니까 다르더군요. 한 번 질문을 보내면 보통 1600에서 2000개 넘게 답변이 돌아오거든요. 하나하나 그 답변들 읽어보면 시민들 생각에서 배울 수 있는 게 많습니다. 정치하려는 저로서는 많은 공부가 되고 있습니다."


- 요즘 여론이 너무 확증편향적으로 흐른다는 지적은 어떻게 보세요?
"조금 전에 말씀드린 SNS나 커뮤니티에서는 확실하고 깔끔한 주장을 하는 글들이 추천도 많이 받고 노출이 많이 됩니다. 그런 글들을 많이 보면서 '사람들이 다 확증편향에 빠져 있다'고 주장하는 듯합니다. 일단 저는 확증편향에 빠지는 건 좋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또 동시에 드리고 싶은 말씀은, 사람들이 좋아요는 누르지만 그 글에 100% 동의하는 건 아니라는 겁니다.

실제로 설문조사로 목소리 없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생각이 굉장히 다양합니다. SNS에서 글 잘 쓰는 사람들의 게시물이 많이 노출되니까 '문재인 지지자들은 다 이렇게 생각해'라고 규정하는 듯한데요, 그 자체가 저는 편견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확증편향적인 글이 많이 퍼 날라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모든 사람이 그 확증편향을 동의하는 것도 아니었다고 생각하게 됐어요."

"자유한국당, 협상 테이블에 나올 수밖에 없을 것"

- 선거법 등과 관련한 '패스트트랙 2차 대전'을 앞두고 있다는 얘기가 나옵니다. 황교안 대표는 지난 11월 20일부터 패스트트랙 철회를 요구하며 단식하다 27일 밤 병원에 실려 갔죠. 현재 정치 상황 어떻게 보고 계세요?
"포털에 '황교안 단식'이라고 검색하면 맨 위에 '황교안 단식 이유'라는 키워드가 올라온다는 캡처 화면을 봤어요. '황 대표가 단식하는 이유를 잘 모르겠다'는 이들이 많다는 사실이 뼈아프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보면 단식 내용은 세 가지였습니다. 첫째는 지소미아인데, 지소미아 종료를 유예했죠. 그다음이 공수처하고 선거법입니다. 민주당이 자유한국당을 패싱해서 두 가지 법을 다 통과시키는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 봅시다. 그럼 자유한국당 입장에선 격앙할 일 아닙니까? 그럼 거리로 나가겠죠. 그리고 선거운동 기간에 사람들한테 '공직자의 비리 수사하는 수사처를 만들었는데 우리 규탄합시다!'라고 얘기해야 하는 겁니다. 그럼 사람들은 '그게 뭐? 나랑 상관없는 일인데'라고 하지 않을까요?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야당이 국민들한테 설명하기 쉽지 않아요. (한국당이) 거리에 나가서 '국민들의 민심을 더 잘 반영하는 제도를 만들어서 야당을 탄압하려고 한다'라고 얘기해야 하는 거 아닙니까?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국민이 보내준 지지만큼 의석을 가져가자고 하는 건데, 그럼 자기가 지지를 많이 받아서 문제를 해결해야지요. 지지율만큼 의석을 가져가는 것을 규탄하면, 국민들이 그 얘기를 들을까요?

패스트트랙 통과를 위해선 148명의 의원을 확보해야 합니다. 민주당과 민주당 우호적인 무소속 의원이 132명이라고 합니다. 거기에 정의당 6명, 민주평화당 4명, 대안 신당 10명 하면 벌써 150명이 훌쩍 넘습니다. 김관영 바른미래당 전 원내대표 같은 경우는 본인이 스스로 (패스트트랙을) 올렸던 장본인입니다. (선거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바른미래당 내에서도 몇 석이 나올 것이기 때문에 통과의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자유한국당이 눈을 뜨고 있는 상태에서 공수처법과 선거법이 통과될 수 있는 거지요.

지금 공수처법을 통과시키고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통과시킨다고 해서 국민들이 분노할까요? 자유한국당이 협상 테이블에 나올 수밖에 없을 거라고 봅니다. 자유한국당이 협상 테이블에 나오면 공수처를 통과 시켜 주고 선거법을 민주당과 협상하는 모양새가 될 수도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대안신당, 정의당이 화를 낼 겁니다. 민주당 입장에서 어느 쪽하고 같이 타협을 할 것인가에 문제가 있는 겁니다. 양쪽 모두 타협하는 방안도 생각해야겠지만, 저는 자유한국당과 민주당이 타협하는 것도 아주 불가능한 건 아니라고 봅니다."

- 패스트트랙은 어떻게 풀어나가야 한다고 보세요?
"두 가지 트랙이 있습니다. 자유한국당과 협의해서 공수처법과 선거법을 일괄 처리할 것인지, 아니면 끝까지 몽니를 부리는 한국당을 제외한 나머지 정당들끼리 합쳐서 갈 것인지. 그 누구도 예상하기 어렵지만, 전 양쪽 다 협상은 계속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 자유한국당은 '아예 비례대표를 없애자'는 얘기까지 나오는데 협상이 가능할까요?
"트럼프가 (방위비 분담금을 인상해) 5조 원을 달라고 주장한 거랑 똑같죠. 처음부터 그렇게 될 거라고 생각하고 던진 카드는 아니라고 보고요. 협상을 어렵게 만들자고 내민 카드이기 때문에, 진짜 계획은 다를 거라고 믿고 있습니다."

- 의원 특권에 대한 이야기도 들어봤으면 해요. 국회의원의 특권이 많으니, 내려놓아야 한다는 의견이 많은데요.
"의원의 특권 중에서 대표적으로 없어져야 하는 게 무엇일까요? 같은 급수의 공무원들이 가진 여러 가지 권한 등을 생각해보면 의원들의 특권이라고 별다른 것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의원의 특권을 줄이는 가장 좋은 방법은 의원 정수를 확대해서 의원의 희소가치를 줄이는 겁니다. 300명이 국회의원을 하는 것과 600명이 국회의원을 하는 것을 한 번 생각해 보세요. 희소성이 절반으로 줄어들면 그 가치가 줄어들게 돼 있습니다. 개별 의원의 힘은 없어지고, 국회라는 곳의 힘이 세지는 거지요. 저는 그런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봅니다."

- 세비 문제는 어떻게 보세요?
"세비는 국민적 합의 따라서 조정을 할 수 있다고 보는데요, 지금 받고 있는 세비가 장관보다 아래고 차관 위인 정도 수준입니다. 대기업의 임원급에도 못 미치는 수준입니다. 세비를 줄이는 것이 국민들의 마음을 통쾌하게 할지 모르겠지만, 그러면 정말 기본 자산이 많은 사람만 의원을 하는 세상에 오지 않을까 걱정되기도 합니다."

- 최근 '86세대 용퇴론'이 나오고 있는데요.
"그런 얘기가 나오는 언론사에서 관련 기사를 배치한 편집국장들이 전부 50대입니다. 신문사에서 30대에게 파격적으로 편집국장 자리를 주고, 기수를 허물고, 언론사를 운영한다면 그런 언론 개혁은 찬성하겠습니다. 그러나 지금 나오는 386세대 교체론은 민주당에 대한 공격으로 직결된다고 보거든요. 자유한국당에 386을 교체하라는 요구가 있는 건 아니지 않습니까?"

- '86세대가 자리를 다 차지해서 후배들의 자리가 없다'는 주장은 어떻게 보세요?
"제가 대표적인 후배 세대입니다. 86이 안 비켜서 생긴 문제는 아니라고 봐요. 그 외에도 교체 요인이 있는 사람이 왜 없겠습니까? 있죠. 그런 사람들의 개별적인 교체 요인을 보고 정확하게 평가를 해야죠. 그럼 86세대를 교체하면 86보다 나이 많은 사람은 다 나가야 하는 건가요? 그런 식으로는 답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임종석 비서실장 같은 경우는 정치적으로 더 큰 꿈을 꾸고, 국회가 아닌 통일운동에서 본인의 이미지를 찾아 일하려는 듯하고요. 국민들이 이를 인정해주면 언제라도 다시 정치로 복귀할 수 있는 기회가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복귀하든, 하지 않든 86세대들이 그런 식으로 본인의 역할을 찾아가는 건 매우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유재수, 의혹 사실이라면 엄하게 처벌 받아야... 하지만"

- 27일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이 비리 혐의로 구속됐습니다. 조국 전 장관 이슈와 연결됐다는 이야기도 나오는데요.
"몇 가지 나눠서 봐야 합니다. 첫 번째, 검찰의 태도는 '인디언 기우제'나 다름없다고 생각합니다. 비가 올 때까지 제사를 드리는 거죠. 조 전 장관의 죄가 나올 때까지 모든 첩보를 파겠다는 태도라고 생각합니다. 이 건이 불거진 것은 지난 1월입니다. 저는 검찰이 지금까지 무얼 하다가 이제 와서 이러는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이것이야말로 무소불위 검찰 권력의 행태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행태는 즉각 중단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두 번째는 유재수씨 개인에 대한 생각입니다. 유씨는 엘리트 공무원이었습니다. 지금까지 검찰에서 나오고 있는 의혹들이 사실이라면, 공무원의 민낯이 정말 부끄럽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공무원들에 대한 처벌은 엄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봅니다.

세 번째로 이런 문제를 보수언론이 다루면서 유재수씨가 과거 노무현 정부 청와대 있던 시절까지 거론하고 있는습니다. 고 노무현 대통령과 연결시키는 듯한 보도들이 나오고 있는데요. 언제까지 노무현 대통령이 욕되게 할 것인지, 전 정말 견딜 수가 없습니다. 이런 프레임은 비열하고 졸렬하다고 생각합니다."

- 내년 총선 전망, 어떻게 하세요?
"아직 시간이 남아서 전망하기가 어려습니다. 총선도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통과되느냐 안 되느냐에 따라 달라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민주당이 일부 의석을 잃더라도 자유한국당과 대화할 수 없는 보수 세력의 숫자를 줄이고, 협의할 수 있는 중도 집단들 많이 만들어야 한다고 봅니다. 21대에서는 건강하게 정치할 수 있는 국회가 열렸으면 좋겠다는 바람입니다. 또, 어떤 정당이 유권자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혁신을 하는지 함께 지켜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보수통합론에 대해선 어떻게 보세요?
"보수통합론은 패스트트랙 통과 여부에 따라서 달라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패스트트랙이 통과되어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실행되면 보수통합이 상당한 난항을 겪을 거라고 봅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석방을 주장하는 세력이 예상외의 선전을 할 수 있을 겁니다. 그러나 현행 선거제도대로 간다면 우리공화당은 합당하지 않겠지만, 변혁 쪽은 자유한국당과 합당해서 선거를 치를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가게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김성회 #씽크와이 정치연구소 #패스트트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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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들의 궁금증을 속시원하게 풀어주는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터뷰와 이영광의 '온에어'를 연재히고 있는 이영광 시민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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