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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아이파크, 4년 기다린 K리그1 무대로 오르다

[2019 K리그 승강 플레이오프 2차전] 1부리그 11위 경남 FC 2-0으로 밀어내

19.12.08 17:20최종업데이트19.12.08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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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아이파크가 8일 오후 2시 창원 축구센터에서 벌어진 2019 K리그 승강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홈 팀 경남 FC를 2-0으로 꺾었다. ⓒ 프로축구연맹

 
3년 연속 피 마르는 승강 플레이오프를 겪은 부산이 끝내 활짝 웃었다. 이번까지 세 시즌 연속해서 마지막 눈물을 흘릴 수 없다는 선수들과 팬들의 의지가 그 어느 때보다 강했고 게임 안에서는 상대보다 지혜로웠다. 결정적인 고비를 넘는 뒷심이라 할 수 있는 그라운드 위 집중력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그들은 너무나 잘 알았고 이를 실제 게임에서 탄탄한 조직력으로 옮겨냈다.

조덕제 감독이 이끌고 있는 부산 아이파크가 8일 오후 2시 창원 축구센터에서 벌어진 2019 K리그 승강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홈 팀 경남 FC를 2-0으로 물리치고 두 게임 합산 2-0으로 4년 전 미끄러진 K리그 1 무대를 향해 기분 좋게 뛰어올랐다.

조덕제 감독과의 묘한 인연, 함께 미소짓다

사흘 전 부산 구덕운동장에서 열린 1차전에서 득점 없이 비기고 창원까지 왔기 때문에 부산 아이파크로서는 득점에 대한 부담을 안고 뛸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먼저 단속해야 할 곳이 뒷문이었다. 경남에게 먼저 골을 내준다면 따라잡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그들은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부산 아이파크는 2015년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수원 FC에게 덜미를 잡히는 바람에 2부리그로 미끄러진 기억이 있다. 당시 수원 FC를 이끌고 1부리그 승격 신화를 이룬 감독이 지금 부산을 이끌고 있는 조덕제 감독이었기 때문에 만감이 교차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리고 부산은 2017년에 상주 상무를 상대로, 2018년에 FC 서울을 상대로 2년 연속 승강 플레이오프를 치르며 다시 1부리그에 올라가기 위해 안간힘을 썼지만 모두 쓴 잔을 들고 말았다. 

이번까지 3년 연속 승강 플레이오프에 도전했으니 섣불리 공격에 나서기보다는 뒷문을 단단하게 걸어잠그는 일이 급선무였다. 경남 FC에는 득점 능력이 검증된 골잡이 제리치가 있었고 천재 미드필더 쿠니모토, 슈퍼 서브 배기종이 버티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부산을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측면 미드필더 고경민까지 뛰었기 때문에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후반전, 디에고 활용한 변칙 전술 통했다

2차전 전반전까지 실점 없이 잘 버틴 부산 아이파크는 후반전을 기다렸다는 듯 조금씩 벌어지는 경남 FC의 수비 공간을 기막히게 파고드는 맞춤 전술을 꺼내들었다. 그 중심에 교체 선수 디에고의 활약이 반짝반짝 빛났다.

구덕운동장에서 열린 1차전에서 왼쪽 측면에 세운 디에고의 장점이 잘 통하지 않자 조덕제 감독은 2차전에 디에고를 우선 벤치에 앉혀놓았고 전반전이 끝나기 조금 전에 한지호 대신 들여보내며 더 넓은 공간으로 자유롭게 빠져다니는 역할을 맡겼다. 결과적으로 홈 팀 경남 FC 수비수들은 양 측면으로 뛰어다니는 디에고에게 호되게 당한 꼴이었다.

부산 아이파크는 58분에 오른쪽 날개 이동준의 공간 침투에 이은 기막힌 발리 슛으로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얻었지만 아쉽게 크로스바 불운을 겪어야 했다. 여기서 낙심하지 않은 부산이 계속해서 경남 FC 수비 라인 뒤쪽 공간을 노린 것이 승리의 원동력이 됐다.

72분, 이동준이 뛰어다니던 바로 그 오른쪽 측면으로 이번에는 디에고가 빠져들어가며 날카로운 컷 백 크로스를 시도했다. 그런데 낮게 깔린 이 크로스를 경남 FC 왼쪽 수비수 이재명이 슬라이딩 태클로 막다가 오른팔에 맞았다. 고형진 주심은 일단 페널티킥을 선언했고 VAR(비디오 판독 심판) 룸의 조언을 듣고 온 필드 리뷰까지 확인한 다음에도 원심을 재확인했다. 부산 아이파크로서는 하늘이 주신 기회를 잡은 것이다.

홈 팀 경남 FC 선수들이 억울함을 호소하며 항의했지만 77분에 부산 아이파크 간판 미드필더 호물로의 왼발 페널티킥은 골키퍼 이범수를 속이고 오른쪽 구석에 정확하게 꽂혔다. 1차전 득점이 없었기 때문에 경남 FC로서는 남아 있는 10여 분 동안 최소 2골을 넣어야 하는 엄청난 부담을 안고 뛰게 됐다.

이에 경남 벤치에서는 센터백 이광선을 제리치와 나란히 투톱으로 배치하기 위해 공격형 미드필더 고경민을 빼고 수비수 곽태휘를 들여보내는 전술 변화를 주문했다. 하지만 수신야르가 수비 중심을 잘 잡고 있는 부산 아이파크의 골문은 견고했고 오히려 후반전 추가 시간에 1골을 더 얻어맞으며 완전히 주저앉고 말았다. 

교체 선수로 들어와 부산의 변칙 공격 전술 중심에 선 디에고가 후반전 추가 시간 5분이 다 끝날 무렵에 오른쪽 측면에서 기습적인 얼리 크로스로 노보트니의 헤더 극장골을 도운 것이다. 

이렇게 부산 아이파크는 3년 연속 승강 플레이오프에 도전한 끝에 2020 시즌을 K리그 1에서 당당하게 겨루는 감격을 누렸고, 경남 FC는 2018 시즌 K리그 1 준우승을 차지하며 구단 역사상 최초로 2019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까지 경험하는 호사를 누렸지만 정규리그 순위를 유지하지 못하며 2부리그로 다시 미끄러지고 말았다.

2019 K리그 승강 플레이오프 2차전 결과(8일 오후 2시, 창원 축구센터)

경남 FC 0-2 부산 아이파크 [득점 : 호물로(77분,PK), 노보트니(90+5분,도움-디에고)]
- 1, 2차전 합산 2-0으로 부산 아이파크 K리그 1 승격 성공!

O 경남 FC 선수들(3-5-2, 감독 : 김종부)
FW : 제리치, 김효기(69분↔배기종)
MF : 쿠니모토, 조재철, 고경민(78분↔곽태휘), 김준범, 이광진
DF : 이재명(83분↔안성남), 이광선, 김종필
GK : 이범수

O 부산 아이파크 선수들(4-4-2, 감독 : 조덕제)
FW : 이정협, 노보트니
MF : 한지호(40분↔디에고), 호물로, 김진규, 이동준(84분↔박호영)
DF : 김치우(46분↔박준강), 수신야르, 김명준, 김문환
GK : 최필수

O 2020 K리그 1 소속 12팀 목록
전북 현대, 울산 현대, FC 서울, 포항 스틸러스, 대구 FC, 강원 FC, 상주 상무, 수원 블루윙즈, 성남 FC, 인천 유나이티드 FC, 광주 FC(승격 팀), 부산 아이파크(승격 팀)

O 2020 K리그 2 소속 10팀 목록
제주 유나이티드(강등 팀), 경남 FC(강등 팀), FC 안양, 부천 FC 1995, 안산 그리너스, 전남 드래곤즈, 아산, 수원 FC, 대전 시티즌, 서울 이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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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K리그 부산 아이파크 조덕제 승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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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대인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일합니다. 축구 이야기, 교육 현장의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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