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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츠의 강속구 유망주 프렉센, 두산 유니폼 입는다

[KBO리그] 8일 우완 프렉센과 총액 100만 달러 계약... 후랭코프 대체재?

19.12.09 09:24최종업데이트19.12.09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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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펜딩 챔피언' 두산이 구멍 뚫린 외국인 원투 펀치의 한 자리를 채웠다.

두산 베어스 구단은 8일 보도자료를 통해 뉴욕 메츠에서 활약한 미국 출신의 우완 투수 크리스 프렉센과 총액 100만 달러(한화 약 12억 원)에 계약했다고 발표했다. 올해 두산을 통합우승으로 이끈 외국인 투수 조쉬 린드블럼, 세스 후랭코프와의 재계약이 무산된 두산은 2020 시즌을 함께 할 두 외국인 투수 중 한 명으로 1994년생의 강속구 투수 프렉센을 선택했다.

2017년 빅리그에 데뷔해 올해까지 3년 동안 메츠에서 활약한 프렉센은 27경기에서 3승 11패 평균자책점 8.07의 성적으로 빅리그에서는 큰 실적을 남기지 못했다. 하지만 최고 시속 157km의 강속구를 던지는 투수로 메츠에서도 꾸준히 지켜 보던 유망주인데다가 1994년생으로 아직 성장 가능성도 남은 투수다. 빅리그에서도 주목할 만큼 뛰어난 구위를 갖춘 만큼 팀에 잘 적응한다면 내년 시즌 두산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보우덴 탈삼진왕-후랭코프 다승왕, 첫 해 성적 좋은 두산 외국인 투수
 

뉴욕 메츠 크리스 프렉센 ⓒ UPI/연합뉴스

 
두산은 지난 2016년 외국인 원투펀치 더스틴 니퍼트와 마이클 보우덴이 시즌 40승 합작과 함께 개인 타이틀 4개를 싹쓸이하며 KBO리그 최강의 원투펀치로 군림했다. 이 같은 활약을 바탕으로 2017년 니퍼트의 연봉은 210만 달러, 보우덴의 연봉도 45만 달러나 인상된 110만 달러로 치솟았다. 하지만 합계 320만 달러의 연봉을 수령한 두산의 외국인 원투펀치는 2017 시즌 이름값을 하지 못했다.

그나마 니퍼트는 풍부한 경험을 앞세운 노련한 투구로 14승 8패 ERA 4.06을 기록하며 최소한의 자존심을 지켰다. 하지만 어깨 통증에 시달리며 17경기 등판에 그친 보우덴은 3승 5패 ERA 4.64로 제 몫을 해주지 못했고 KIA 타이거즈와의 한국시리즈에서도 4이닝 5피안타 4실점으로 패전 투수가 됐다. 결국 두산은 2017 시즌이 끝난 후 니퍼트, 보우덴과의 재계약을 포기했다.

두산이 2018 시즌 새 외국인 원투펀치로 선택한 투수는 롯데 자이언츠의 에이스로 활약하며 국내 야구 팬들에게도 익숙한 린드블럼과 빅리그 경험이 1경기에 불과한 후랭코프였다. 니퍼트와 보우덴에 비하면 아무래도 이름값이 떨어지는 원투펀치로 팬들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하지만 린드블럼은 15승 4패 ERA 2.88로 평균자책점 1위, 후랭코프는 18승 3패 ERA 3.84로 다승 1위를 차지하며 두산을 4년 연속 한국시리즈로 이끌었다.

린드블럼과 후랭코프는 올 시즌을 앞두고 각각 192만 달러와 132만 달러라는 많은 연봉을 받으며 재계약에 성공했다. 한국 생활 5년째를 맞은 린드블럼은 올해 30경기에서 20승 3패 ERA 2.50의 성적으로 다승, 탈삼진, 승률 타이틀을 차지하며 투수부문 3관왕과 함께 정규리그 MVP에 선정됐다. 하지만 후랭코프는 어깨 통증으로 55일이나 1군에서 자리를 비우면서 9승 8패 ERA 3.61로 다소 아쉬운 성적에 그쳤다.

후랭코프는 지난 10월 25일 키움 히어로즈와의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6이닝 2피안타 무실점 호투로 승리 투수가 되며 '빅게임 피처'임을 재확인했다. 하지만 두산은 후랭코프의 어깨 상태에 대한 확신이 없었고 내년 시즌 보류 선수 명단을 제출하기 전 후랭코프에게 메디컬 테스트를 제안했다. 하지만 자신을 신뢰하지 못하는 구단에 실망한 후랭코프는 이를 거부했고 두산은 보류 선수 명단에서 후랭코프의 이름을 제외하며 결별을 선택했다.

깅속구 투수 프렉센 영입한 두산, 나머지 한 자리는 누구?

후랭코프가 메디컬 테스트 유무로 인해 구단과의 감정이 상했다면 린드블럼은 선수의 강력한 해외 진출(선수 입장에서는 본국 복귀) 의지로 인해 재계약이 불발됐다. 올해 메릴 켈리(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라는 성공모델이 나오면서 KBO리그를 지배한 외국인 투수들에 대한 빅 리그 구단들의 관심이 커졌고 그 중 '20승 투수' 린드블럼은 빅리그 역수출이 가장 유력한 선수로 꼽혔다.

이에 두산에서는 지난 4일 린드블럼에 대한 보류권을 포기했고 8일 프렉센과의 계약소식을 발표했다. 물론 이적료 협상을 포함해 외국인 선수와의 협상과 계약이 하루 아침에 이뤄지는 게 아닌 점을 고려하면 두산은 프렉센을 린드블럼이 아닌 후랭코프의 대체 선수로 생각했을 수도 있다. 결과적으로 두산은 어깨의 건강을 장담할 수 없는 후랭코프 대신 시속 155km를 넘나드는 강속구를 뿌리는 1994년생의 영건을 데려오게 됐다.

사실 프렉센은 메츠의 유망주 출신이지만 빅리그 통산 성적이 3승11패 ERA 8.07에 불과하다. 실제로 2017년 3승을 거둔 이후 최근 2년 동안 빅리그 무대에서 단 1승도 추가하지 못했다. 최근 2년 동안 빅리그에서 13경기에 등판해 20이닝을 던진 프렉센은 트리플A에서는 44경기에서 170.2이닝을 소화했다. 한 마디로 메이저리그보다는 마이너리그가 더 익숙한 소위 'AAAA형' 선수라는 뜻이다.

하지만 두산은 일본 프로야구에서 1년 만에 퇴단한 보우덴을 탈삼진왕으로 만들었고 빅리그 경험이 1경기에 불과한 후랭코프를 다승왕으로 만든 팀이다. 단순히 외국인 선수복이 많다고 하기엔 한국 야구를 처음 경험하는 투수가 두 번이나 타이틀 홀더가 된 것을 우연이라고 하긴 힘들다. 이는 두산의 코칭 스태프가 외국인 투수를 관리하는 남다른 노하우를 가지고 있다는 뜻이고 두산 팬들은 이 노하우가 프렉센에게도 잘 적용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두산은 아직 외국인 투수 1명을 더 영입해야 한다. 여러 후보군을 두고 나머지 한 명의 투수를 물색하고 있는 두산은 올 시즌 kt 위즈에서 활약하며 11승을 올린 라울 알칸타라 역시 유력한 후보군 중 한 명으로 염두에 두고 있다. 만약 두산이 알칸타라와 계약한다면 두산은 내년 시즌 프렉센과 알칸타라로 이어지는 시속 150km 이상의 강속구를 자유자재로 던지는 외국인 원투펀치를 보유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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