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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하명수사 아닌 '검찰의 비리수사 방해' 사건"

[황운하 대전경찰청장 인터뷰①] "고래고기 사건 보복으로 수사 방해"

등록 2019.12.09 13:55수정 2019.12.09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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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운하 대전지방경찰청장. ⓒ 오마이뉴스 장재완



검찰 발 '청와대 하명수사-선거개입사건'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황운하 대전경찰청장. 지난 8일 대전경찰청장실에서 만난 황 청장은 해당 사건을  '경찰의 토착 비리-부정부패·비리 수사-검찰의 방해 사건'으로 불러야 한다고 주장했다(관련기사: 황운하 "울산에 남았다면 '김기현 정치자금' 더 수사 했을 것"). 

그는 울산청장 재임 시절 토착비리 수사가 미흡했다고 자평하며 그 이유로 검찰의 수사 방해를 들었다. 황 청장은 "김기현 울산시장의 형과 동생이 각각 출처 불명의 거액의 돈을 받은 게 있었다"며 "수상한 금전거래의 출처를 밝히기 위해 계좌추적을 하려고 했지만 검사가 막았다"고 주장했다. 

'선거 개입 수사' 논란에 대해서는 "부패·비리가 적발됐을 때 그것을 덮는 게 옳은 것이냐"며 "오히려 이게 직무유기 아니냐"고 반문했다. 그는 "이런 논리라면 당장 선거에 나올 황운하 개인에 대해서 악의적인 소문을 퍼트리고 있는 검찰의 수사는 '명백한 선거 개입''이라고 비판했다.

다음은 황 대전청장과 지난 8일 오후 나눈 주요 인터뷰 요지다.

"담당자도 모르는 하명수사가 있나"  

 - 검찰은 이 사건을 '청와대 하명수사-선거 개입 사건'으로 보고 있는 것 같다. 이에 동의하나?
"당시 울산경찰청에서 한 수사를 검찰은 '청와대 하명수사-선거 개입 사건'으로 보고 있다. 악의적인 프레임 설정이다. 이것은 자유한국당 측이 설정한 프레임이기도 하다. 검찰이 자유한국당 측, 즉 특정한 정치 세력이 설정한 프레임을 그대로 받아들여서 이 프레임대로 여론몰이를 해 왔다. 검찰이 '어, 조금 의심스러운데?' 정도는 할 수 있다. 그런 의심스러운 생각은 가질 수 있는데, 그때부터 하나하나 팩트 체크해 봐야 한다.

그런데 의심스러운 것에 대해 곧바로 자신들이 원하는 그림, 사건의 틀, 사건의 얼개를 그려 넣었다. '아, 이것은 청와대가 하명한 거야, 그래서 울산경찰청이 사건도 안 되는 것을 수사하면서 선거 개입의 의도가 관철된 거야' 이런 식으로 몰고 가면 그럴듯한 수사 결과인 것으로 보인다. 검찰의 모종의 불순한 동기가 보이는 대목이다."  

- 검찰이 그러게 할 이유가 있나?
"이렇게 프레임을 짠 가장 큰 이유는, 검찰이 자신들의 수사권을 무기로 대한민국을 자신들이 좌지우지 할 수 있다는 착각과 오만에 빠져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청와대가 선거 개입을 하고 경찰은 하명 수사나 하는 조직으로, 검찰은 그런 부정한 선거 개입을 밝혀내는 경이로운 존재로 구도를 설정하고 있다. 검찰의 위상을 높이고 자신들의 영향력을 강화하기 위해 먼저 그림을 그려놓고 거기에 억지로 짜맞추어 가는 과정에 있다.

또 하나는 검찰개혁의 추진본부이자 강력한 추진동력이라고 할 수 있는 청와대 민정수석실을 직접 공격, 검찰개혁에 대한 동력을 약화하려는 것이다. 내가 '피고발인'으로 되어 있다. 수사대상으로 올려놓고 경찰을 마구 흔들 수가 있다. 이런 이유로 악의적인 프레임을 설정해 놓고, 지금 그쪽으로 몰아가고 있다. 이 사건의 본질은 울산경찰청의 '토착 비리 수사' 또는 '부패·비리 수사'를 검찰의 수사 방해나 검찰의 불기소 처분으로 덮은 것이다. 이게 사건의 본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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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 전 울산광역시장이 지난 2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작년 6월 실시된 울산광역시장 선거에 대해 선거 무효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 남소연



- '청와대 하명수사-선거 개입 사건'이라는 이름부터 잘못됐다는 건가?
"경찰의 '토착 비리-부정부패·비리 수사, 검찰 방해 사건'으로 불러야 본질에 맞다. 이번 건은 '적반하장' 격이다. 방귀 뀐 놈이 성내는 격이다. 즉 부패·비리를 저지른 쪽이 교묘하게 검찰과 야합이 되어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이 틈을 이용해서 수사한 쪽을 공격하는 적반하장인 상황이다."

- '하명 수사'가 아니라는 근거는 뭔가?
"하명 수사라면, 하명을 한 쪽과 그 하명을 실행하는 쪽이 모종의 의사소통이 있어야 하는 게 아닌가. 하지만 청와대는커녕, 경찰청과도 이 건과 관련해서 단 한 번도 수사 책임자인 제가 소통한 적이 없다. 연락 한번 이뤄진 적이 없다. '하명'을 담당한 사람도 모르는 '하명수사'가 가능하냐는 거다.

또 청와대의 '하명'이 첩보로 내려왔다면 해당 건에 대해서 강도 높은 수사가 이뤄져야 맞다. 당시 경찰청이 이첩한 첩보에는 약 10여 건 정도의 범죄첩보가 있었는데, 울산경찰청은 그중에 딱 한 건만 수사가 이뤄졌다. 10여 건 중 달랑 1건만 수사하는 게 어떻게 하명 수사가 될 수 있겠나?"

- '선거 개입 수사' 논란에 대한 의견은?
"당시 김기현 전 울산시장은 피고발인 신분이었다. 무리한 수사를 진행하려면 얼마든지 입건 소환 조사할 수 있었지만 선거 개입이라는 오해를 사지 않기 위해 소환조사 한번 하지 않고 최대한 절제된 방법으로 수사했다.

부패·비리가 적발됐을 때 그것을 덮는 게 옳은가. 선거에 영향을 주지 않기 위해서 덮는다면 오히려 이게 직무유기 아닌가, 또 울산시장 공천 발표일에 맞춰 압수수색을 했기 때문에 선거 개입이라고 한다. 경찰이 어떻게 자유한국당 공천발표일을 미리 알아서, 그 날짜에 맞춰 압수수색을 영장을 청구하고, 거기에 맞춰서 압수수색을 하나.

압수수색 이후 지지율이 떨어졌다는 보도도 있다. 우선 공정한 여론조사로 보기 어렵고, 공정성 여부를 떠나 당시 전체적인 여론은 민주당이 상승곡선, 자유한국당은 하향곡선을 그리는 추세였다. 선거에서 결과적으로 진 것도 전국적인 현상이었다. 울산지역에서도 시장 선거뿐만 아니라 구청장 선거에서도 자유한국당이 다 졌다. 이를 수사 때문이라고 단정 지어서 얘기해서는 안 된다. 이런 논리라면 지금 검찰의 수사는 '명백한 선거 개입'이다. 당장 선거에 나올 사람인 황운하 개인에 대해서 악의적인 소문을 퍼트리고 있다. 이건 선거개입 아닌가"

- 사건이 불거진 후 벌써 한 달이 돼 간다. 이렇게 논란이 될 것으로 예측했나?
"검찰이 이렇게 노골적으로 되지도 않는 사건을, 있지도 않은 하명수사, 실체도 없는 선거 개입 수사로 국민을 혼란스럽게 하고, 나라를 시끄럽게 할 정도로 요란하게 여론전을 전개하리라고는 전혀 생각 못했다. 객관적 요소가 완전히 결여되어 있는데, 설마 그쪽으로 몰고 갈 수 있을까? 이렇게 대대적으로 여론몰이를 해서, 여론에 막 흘려가면서 그렇게 몰고 갈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 명예퇴직을 신청할 때, '안 받아들여질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은 했나?
"명퇴를 신청할 때 검찰이 수사 중이라고 통보하면 명퇴가 안 될 수도 있겠다 하는 생각은 했었다. 그러나 이렇게 시끄럽게 할 줄은 정말 몰랐다. 시끄러워질 만한 실체가 없는 사건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이 사건을 울산지검에서 중앙지검으로 보냈다고 했을 때, 저는 순진하게 사건을 빨리 종결하기 위한 절차로 이해했다. 내가 보기에 청와대의 통상적인 업무처리에 불과한 것을 갑자기 '하명수사'라는 프레임을 짜놓고 거기에 맞춰서 마구 여론몰이를 할지는 정말 몰랐다."

"김기현 비리 수사 3건 벌였지만 검찰이 방해"   

 - 울산경찰청장에 부임(2017.7)해 이듬해까지 김기현 울산시장과 시장 주변 인물과 관련 3건의 수사를 했다. 건별로 내용을 간단히 설명해 달라.
"먼저 세 가지 사건에 대해 간단히 설명하겠다. 제가 울산경찰청장에 부임하기 전인 2016년부터 건설업자 A씨가 공무원들이 인허가 과정에서 특혜를 제공했다는 취지로 고발해 온 사건이 있었다. 그런데 내가 부임하자 A씨가 '경찰이 수사대상자와 유착돼 이 사건을 제대로 수사하지 않고 있다'는 불만을 제기했다. 구체적으로 김기현 전 울산시장 동생이 인허가 대가로 30억 원을 받기로 한 문건을 수사팀에 제출했는데도 제대로 수사를 안 해 준다는 내용이었다. 즉 2017년 9월께 시작한 '김기현 당시 울산시장 동생의 변호사법 위반 의혹 건'으로 이게 경찰의 첫 번째 내사 사건이다.

두 번째는 2017년 10월 무렵으로 기억하는데, 건축업자인 B씨가 울산시청을 찾아가 항의하면서 난동(자해 소동)을 부린 사건이 있었다. 경위를 파악해 보니 이 사람이 김기현 울산시장에 불법적인 정치자금을 제공하고 대가를 약속받았는데 김 시장이 돈만 받고 약속한 보상을 안 해줬다는 게 요지였다. 이 사건은 '김기현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이다.

여기에는 SK라는 기업이 등장한다. 이 기업이 공장 증설을 했고, 지경부(지식경제부, 현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신규전력공급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지경부 허가가 나지 않다가 김기현에게 로비한 이후 허가가 이뤄졌다는 내용이 주된 골격이다. 김기현에게 로비할 때, 건축업자 B씨가 중간 다리 역할을 했고 그 과정에서 (김기현에게) 불법 정치자금을 제공했다는 내용이다. '김기현 정치자금법 위반 의혹사건'이 경찰의 두 번째 내사 사건이다. 두 사건은 2017년 9월과 10월에 시작했으니까 논란이 되는 청와대 첩보와는 무관하다."

- 세 번째 건이 청와대 하명 사건 논란이 되는 2018년 초에 경찰청으로부터 넘겨받은 건인가?
"그렇다. 세 번째 사건이 문제의 첩보 건이다. 경찰청으로부터 넘겨받은 건은 김기현 울산시장의 비서실장 비리에 관한 것이었다. 김 시장 비서실장의 각종 비위, 비리에 관한 수사로 '김기현 측근 비리 의혹 사건 수사'였다."

- 세 건에 대한 수사 내용도 설명해 달라.
"3건 모두 경찰의 수사 결과가 충분하지 못했다. 3건 중 기소된 건은 두 번째 건인 '김기현 정치자금법 위반 의혹 사건'이다. 하지만 이마저도 김기현 전 시장이 기소된 게 아니다. 회계책임자 등 밑에서 사무 보던 실무자들이 기소됐지 몸통 의혹을 받던 김 전 시장은 기소되지 않았다. 수사가 미흡했다."

- 수사가 미흡했던 이유는 뭔가?
"가장 큰 이유는 검찰의 수사 방해다. 경찰 수사가 원만하게 진행되도록 협조해 주어야 하는데, 협조는커녕 방해했다. 가장 큰 이유는 고래고기 사건에 따른 앙갚음이었던 것 같다. 또 하나의 이유를 꼽자면 경찰이 전통적인 검찰의 영역인 고위공직자에 대한 부패·비리 수사를 경찰에서 수사 성과를 내는 걸 싫어한 때문으로 보인다. 성과가 나오면 자기들의 존재 가치가 훼손되고 영역을 침범받는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 어떻게 수사를 방해했다는 건가?
"검찰이 압수수색영장을 막으면 수사를 진행할 방법이 없다. 그 중 하나만 예를 들자면, 김기현 울산시장의 형이 1억 8천만 원, 동생이 4천만 원 가량의 출처 불명의 돈을 받은 게 있었다. '출처가 어디냐'고 물으니 본인들은 '기억이 안 난다'고 답했다. 상식에 맞지 않는 답변이었다. 이럴 경우 계좌추적을 해나가야 한다. 그런데 계좌추적을 검사가 막았다. 그래서 수상한 금전거래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지 못했다. 검찰이 수사를 방해했다고 생각하는 근거다."

- 만약 지금까지 울산경찰청장으로 남아 있다면 제일 마무리하고 싶은 수사는?
"검찰의 방해로 순조롭지는 않았겠지만, 울산지역의 토착 비리, 부패와 비리에 대해서 조금 더 강도 높은 수사를 했을 것이다. 구체적으로 김기현 전 울산시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을 계속 수사했을 것 같다. 상당히 범죄 의심이 드는 사건이었다. 선거 전에는 오해 받을까 봐 수사하지 않았고 선거 후에 본격적으로 해 보려고 했는데, 결국은 못하고 떠나왔다."

(두번째 인터뷰 기사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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