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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가 보낸 답장, 실망했습니다

[국민과의 대화 그 뒷이야기] '세월호 마지막 생존자' 김성묵씨가 받은 편지

등록 2019.12.15 10:07수정 2019.12.15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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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마지막 생존자 김성묵씨. ⓒ 공순주

세월호 마지막 생존자 김성묵씨는 지난 11월 19일 MBC에서 진행된 <2019 국민과의 대화>에 참석했다. 그는 그날 시민들의 세월호참사 진상규명 메시지가 담긴 '국민엽서' 2500장과 문재인 대통령에게 묻지 못한 질문지를 청와대 고민정 대변인에게 전달하였다. 당시 질문지를 건네받은 고 대변인은 '대통령께 꼭 전달해 주겠다'고 약속했다. (관련 기사 : '세월호 마지막 생존자'가 대통령에게 질문 못한 이유)

그리고 11월 29일 청와대로부터 답변서 발송을 위한 확인 전화를 받았고, 12월 11일 답변서가 도착했다.  
 

김성묵씨가 청와대로부터 받은 답변서. ⓒ 공순주

2019 국민과의 대화. 시민들의 질문에 대한 답변을 확인할 수 있다. ⓒ 공순주

질문 : 세월호에서 마지막으로 탈출한 생존자입니다. 공소시효 7년까지 1년 4개월밖에 안 남은 상황인데, 검찰이 그간의 부실수사를 인정하고 적극적으로 수사할 수 있다고 보시는지요. 진실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위해 단호한 결단과 의지를 보여주실 수 있습니까?

답변 : 2014년 4월 16일, 그날의 참사 이후 지난 5년이 넘도록 수차례 세월호 진상규명 시도가 있었음에도 정확한 침몰 원인 규명이나 책임자 처벌이 완전히 이루어지지 않은 채 새로운 사실과 의혹이 추가로 제기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사회적 참사 특별조사위원회'의 활동에 이어 수사권을 가진 검찰에서도 최근 '특별수사단'을 출범하고 "마지막 수사가 될 수 있도록 백서를 쓰는 심정으로, 제기되는 모든 의혹을 철저히 수사하겠다"고 밝힌 만큼 정부를 믿고 지켜봐 주시기 바랍니다.

 *문재인 대통령 관련 발언(19.4.16. 세월호 5주기)
 "늘 기억하고 있습니다. 다시는 같은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각오를 되새깁니다.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은 철저히 이뤄질 것입니다."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등을 위한 경과

참사 직후인 2014년 5월 '사고 대응 및 안전관리 감독실태'에 대한 감사원 감사, 검·경 합동수사본부(2014.4.~2014.10)를 통한 '침몰 및 구조과정의 전반적인 문제점에 대한 수사', 국회 국정조사(2014.6~2014.8), 1기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2015.3.~2016.9) 활동이 있었습니다.

현 정부 출범 이후, 검찰에서는 '세월호 7시간 의혹' 관련 수사(서울중앙. 2017.10.~2018.3), '제1기 세월호 특조위 활동방해 사건' 수사(서울동부. 2017.12.~2018.3)가 있었고, 2017년 11월 국회에서「사회적참사 진상규명 특별법」이 통과되어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가 활동을 개시한 이래 현재까지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위한 활동을 계속해 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 침몰의 명확한 원인 규명은 물론 책임자 처벌이 완전하지 않은 상태에서, 최근 특조위 조사를 통해 구조과정에 대한 새로운 사실이 드러나는 등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어 유가족은 물론이고 이를 바라보는 국민의 안타까움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지난 5월 국회에서도 여야 의원들이 함께 '세월호 참사 특별수사단 설치 및 전면 재수사 촉구 결의안'을 발의한 데 이어,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검찰이 2019년 11월 초 '세월호 특별수사단'을 출범하고 모든 의혹을 철저히 수사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간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향후 개선 필요사항, 추가 검토사항

세월호 사건의 진실규명과 책임자 처벌은 꼭 필요한 것이므로, 공소시효 완료를 앞두고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 검찰의 특별수사단을 통해 철저한 의혹 해소가 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법무부 등을 통한 관리·감독을 철저히 하도록 하겠습니다.

재난과 참사의 원인을 제대로 규명하고 대응 과정을 꼼꼼하게 점검하는 것은 시한이 있을 수 없습니다. 해외에서도 진실을 찾기 위해 10~20년 이상 노력하고 결론이 여러 차례 뒤집힌 경우도 없지 않습니다.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세월호' 관련 법안은 45건에 달합니다. 주로 안전관리 문제와 관련된 법안입니다. 의혹은 끝까지 추적하고, 법과 제도를 보완하면서 정부의 책임을 다하겠습니다.

아이들을 기억하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 최우선이라는 정부의 다짐을 반드시 지키겠습니다. 다시는 우리 아이들, 우리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 위험에 처하지 않도록 진상규명·책임자 처벌은 물론 법과 제도적 장치를 함께 보완해 나가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11월 19일 청와대에 전달된 2500명의 시민들이 보낸 준 '국민엽서'. ⓒ 공순주

지난 5월 27일 청와대 국민청원 답변과 크게 달라진 내용이 없었다. 다만, 국민청원 답변에서는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의 조사활동을 이유로 세월호참사에 대한 재수사를 하지 않겠다고 말했고, 이번 답변서에는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 검찰의 특별수사단을 통해 철저한 의혹 해소가 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이겠다"고 답변한 내용이 다를 뿐이었다. (청와대 답변 링크 : "2019 국민과의 대화 국민패널 300인 질문에 답변을 드립니다." http://omn.kr/1lvcc)

청와대 답변서를 본 김성묵씨는 기대한 만큼 실망도 크다고 말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이 과연 "국민엽서에 적힌 2500명 시민들의 메시지를 본 것이 맞는지, 고민정 대변인에게 건넨 질문지가 문재인 대통령에게 전달된 것이 맞는지 의문이다"라고 말하며, "시민들의 뜻과 자신이 건넨 질문지를 문재인 대통령이 읽었다면 이렇게 답변할 수 없다"고 강하게 말했다.

"문 대통령이 엽서와 질문 읽었다면 이렇게 답할 순 없어"

국민적 공분을 일으켰던 이른바 '김학의 성접대 의혹사건'은 세차례 검찰 수사가 진행되었으나 결국 공소시효의 완성으로 김학의 전 법무부차관도, 건설업자 윤중천씨도 처벌받지 않았다. 전형적인 검찰의 제 식구 감싸기와 부실 수사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은 상황이다.

<노컷뉴스>는 2019년 12월 10일 "국내에서 가장 많이 트윗된 키워드는 '검찰개혁'"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사회 분야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키워드는 '검찰개혁'으로 나타났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퇴 관련 검찰개혁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진 결과라고 트위터는 분석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리고 서초동과 여의도, 그리고 전국에서 '검찰 적폐청산 촛불'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한편 <고발뉴스>는 2019년 11월 6일 "세월호 특수단장에 '우병우 라인' 임관혁 임명.. 네티즌 '우려'"라는 기사를 통해 "임관혁 검사는 참여연대가 지난 2017년에 발간한 <박근혜 정부 4년 검찰보고서 종합판: 빼앗긴 정의, 침몰한 검찰>편에서 '정윤회 문건' 수사 관련, 검찰권 오남용한 최악의 수사 사례에 이름을 올렸다. 임 검사는 2014년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장 시절 해당 사건을 수사, '정윤회 문건'을 허위로 결론 내린 바 있다. 또 2015년 수천억 원대 국고 손실을 일으킨 이명박 정부의 '자원외교 비리'를 수사하면서 전직 공기업 사장 2명만 기소해 '꼬리 자르기 수사'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특히 임관혁 검사는 1심에서 뇌물 무죄 판결을 받은 한명숙 전 총리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다시 재판에 넘긴 장본인이다"라고 전했다. 

한편, 2014년 세월호참사 검경합동수사본부장이었던 이성윤 당시 목포지청장은 현재 법무부 검찰국장이며, 세월호참사 검경합동수사본부 팀장이었던 박재억 당시 광주지검 강력부장은 현재 법무부 대변인이고, 세월호참사 한국선급과 해운비리를 수사했던 부산지검 특별수사본부장이었던 배성범 당시 부산지검 2차장은 현재 서울중앙지검장이다.

"왜 세월호참사만 검찰을 믿으라고 하나"

김성묵씨는 "지금 대한민국은 검찰을 믿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 왜 세월호참사만 검찰을 믿으라고 말하는 것인지 납득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5월 27일 청와대 국민청원 답변에서는 수사권과 기소권이 없는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 조사를 지켜보자고 말하더니, 이제 모든 국민이 '적폐'라 말하는 검찰의 수사를 지켜보겠다고 말하고 있다"며, "청와대 고민정 대변인에게 건넨 질문지에도 분명 이 내용을 적었다. 무엇보다 검찰은 군에 대한 수사권이 없어 해군, 공군, 육군, 기무사 등을 수사 할 수 없고, 국정원 역시 현실적으로 수사가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문재인 대통령이 나서지 않으면 세월호참사 진상규명도, 철저한 수사도, 관련자들에 대한 처벌도 할 수 없다는 내용도 있다"고 말한다. 

또한 "세월호참사 공소시효가 1년 3개월밖에 남지 않았다. 지금이 아니면 세월호참사는 영원히 과거사가 되고 만다. 더 늦기 전에 문재인 대통령의 세월호참사 진상규명 의무와 책임을 다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그는 "세월호참사특별수사단이 철저히 수사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다. 그래서 대통령에게 세월호참사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것이다. 지금 세월호참사 진상규명은 시간이 없다. 2014년 세월호참사를 수사했던 검사들이 모두 검찰 지휘부에 있다. 이런 상황에서 특별수사단이 이대로 수사를 마무리하면, 우린 재수사를 요구할 수 있는 명분도, 공소시효도 모두 사라지고 만다. 촛불을 들어 정권을 바꾼 후에 오히려 이런 저런 이슈로 세월호참사 진상규명은 주목받지 못했다. 더욱이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시민들의 목소리도 거의 들리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총선정국이 되면 세월호참사 진상규명 목소리는 더더욱 들리지 않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더 늦기 전에 문재인 대통령이 진상 규명 나서야"
 

12월 6일 청와대 앞에서 '20210415 청와대촛불버스킹'을 진행하고 있는 김성묵씨. ⓒ 공순주

김성묵씨는 "우리는 이미 공소시효가 지난 수많은 과거사들을 알고 있다. 그러나 여러 과거사들과 달리 정권을 바꾼 사건은 세월호참사가 처음이다. 그러나, 진상규명 과정은 다른 과거사들을 똑같이 쫓아가고 있는 것 같아 답답하다"고 말한다.

"세월호 참사가 과거사가 되기까지 1년 3개월 남았다. 또한 과거사가 되지 않도록 만들 수 있는 시간도 1년 3개월 남았다. 우리는 세월호참사 재수사 대상인 검찰이 자발적으로 시작한 세월호참사 재수사를 지켜볼 이유도, 여유도 없다. 문재인 대통령 명령 하루 만에 만들어진 '기무사특별수사단'처럼, 과거 박근혜정부 당시 박근혜대통령의 지시로 만들어진 '범정부 방위사업비리 합동수사단'처럼, 더 늦기 전에 문재인 대통령이 세월호참사 진상규명에 나설 수 있도록 한목소리로 강하게 요구해야 한다."

김성묵씨는 매주 금요일 청와대 앞에서 촛불을 드는 심정으로 세월호참사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20210415청와대촛불버스킹'을 진행하고 있으며, 이외에도 세월호참사 공소시효 임박과 대통령직속특별수사단의 필요성을 알리기 위한 행동을 멈추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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