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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펭하~!" 남극에서 건너온 10살 펭수의 '무한도전'

남녀노소 모두의 사랑 받는 EBS 연습생, 올해의 스타로 등극하다

19.12.19 10:52최종업데이트19.12.19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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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유튜브 채널 <자이언트 펭TV>의 펭수 ⓒ EBS


남극에서 건너온 10살 펭귄 '펭수'는 요즘 매우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방탄소년단(BTS)를 넘는 스타가 되기 위해 한국에 온 펭수는 EBS 소속 연습생이 되었다. 올해 봄부터 EBS에서 제작하는 유튜브 채널 <자이언트 펭TV> 크리에이터로 활동했는데, 지난 9월에 공개된 'EBS 아이돌 육상대회(이하 이육대)' 이후 사람들의 큰 주목을 받았다. 이후 EBS는 물론 KBS, MBC, SBS, JTBC 등에도 출연하고 광고계, 영화계의 끊임없는 러브콜을 받는 스타로 발돋움하게 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알아보는 유명 펭귄이 된 이후에도 펭수는 일일 소방관이 되었다가 가수도 되고, 화장품 판매에 도전 했다가 영화 오디션을 보러가기도 한다. 외교통상부 홍보 영상을 찍은 것이 엊그제 같은데 얼마 전에는 보건복지부 일일 장관 체험도 했다. 

펭수는 애초 초등학교 고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제작된 캐릭터다. 미취학 시절에는 EBS 대표 캐릭터 '뽀로로'에 열광하던 어린이들이 초등학교에만 진학해도 EBS를 보지 않고 성인 시청자들을 대상으로 한 예능 프로그램을 즐겨보는 현실에 고육지책으로 만들어진 10살 펭수는 재기발랄하면서도 자기 의사 표현이 확실하며 감정표현에 굉장히 솔직하다. 불합리한 상황에서도 재치있게 할 말 다하는 캐릭터인지라 EBS 사장의 이름(김명중)도 마음껏 부른다. 화를 숨기지 않으면서도 상대방에게 따뜻한 위로와 공감을 건네는 모습 또한 인상적이다. 

이렇게 펭수와 비슷한 또래인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만들어진 캐릭터이지만, 펭수는 애초 EBS가 염두에 두던 연령대가 아닌 20~30대 이상 성인들에게 더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실제로 최근 취업 전문 사이트 인크루트에서 성인 23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올해의 인물' 방송·연예 부문에서 20.9%의 득표율을 얻어 그룹 방탄소년단, 가수 송가인 등을 제치고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제작진의 예상과 달리 펭수의 부모, 이모, 삼촌뻘 어른들에게 주목을 받고 있는 탓에 펭수가 출연하는 <자이언트 펭TV>는 초등학생들이 볼 수 있는 전체관람가 수준으로 제작하면서도 성인들이 이해할 수 있는 유행어, 유머 코드를 종종 심어 놓는다. 

직업 탐방에 콩트까지 소화하는 만능 '펭수'
 

EBS 유튜브 채널 <자이언트 펭TV>의 펭수 ⓒ EBS

  

EBS 유튜브 채널 <자이언트 펭TV>의 펭수 ⓒ EBS

 
가령 펭수 매니저를 그만둔 이후에도 틈만나면 리콜 당해 재등장 하는 전원배 전 매니저가 등장할 때마다 온라인 상에서 '퇴사자'를 지칭하는 태사자의 '도' 전주곡("아~예, 태(퇴)사자 인더 하우스~")가 흘러 나온다거나 12월 초에 공개된 '펭수전'에서는 최근 온라인에서 새롭게 화제가 되었던  2007년 영화 <타짜>의 곽철용 대사("나도 순정이 있다")가 등장했다. 펭수의 행동이 10살이 아니라 30대 동년배 어른을 보는 같다는 몇몇 누리꾼들의 익살스런 댓글에는 펭수가 화장품 판매원에 도전하는 에피소드 방송 직전 '동년배 관람가'라는 타이틀을 내놓는 넉살로 응수한다. 

아무리 성인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펭수라고 한들, 펭수는 10살이고 펭수가 메인으로 등장하는 <자이언트 펭TV>는 유튜브를 염두에 둔 콘텐츠이면서 동시에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 EBS <생방송 톡!톡! 보니하니>(이하 <보니하니>)의 속 코너로 제작된 프로그램이다. 

이러한 기획 의도 때문인지 <자이언트 펭TV>는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다양한 직업체험을 보여준다. 올해 JTBC 아나운서를 퇴사하고 프리랜서 방송인으로 승승장구 중인 장성규가 세상에 있는 모든 직업을 탐방하는 콘셉트로 만들어 인기를 얻은 웹예능 <워크맨>의 순한 버전, 어린이 버전으로 비견되는 이유다.

그러나 <자이언트 펭TV>는 펭수의 다양한 직업 탐방만 보여주지 않는다. <자이언트 펭TV>에서 펭수는 화려한 무대에 서서 노래도 부르고 춤도 추고, 인간극장, 인생극장, 펭수전과 같은 콩트도 능수 능란하게 소화한다. 또 모 건설사가 지어준 새 집이 완공되었을 때는 EBS 선배 캐릭터를 초청하여 집들이도 열었다. 
 

EBS 유튜브 채널 <자이언트 펭TV>의 펭수 ⓒ EBS


펭수를 주축으로 하되, 별다른 프로그램 콘셉트 없이 펭수의 다양한 일상, 활동을 보여주는 <자이언트 펭TV>는 펭수를 아끼는 동년배들이 사랑했던 MBC <무한도전> 혹은 <무한도전>을 이끌었던 유재석이 혼자 고군분투 하는 MBC <놀면 뭐하니>에 좀 더 가까워보이긴 하다. 

그러나 <무한도전>, <놀면 뭐하니>, <워크맨>과 상관없이 펭수는 펭수고 <자이언트 펭TV>는 <자이언트 펭TV>이다. 유튜브 채널을 개설한 지 8개월 만에 열성적이고 탄탄한 팬덤을 보유하게 된 펭수와 <자이언트 펭TV>는 펭수만의 길을 갈 것이고, 펭수를 지지하는 팬들은 펭수가 무엇을 한다 해도 응원할 자세가 되어있다.

무엇보다도 어떤 상황에서도 할 말 다하고 감정 표현에 주저함이 없는 솔직한 면모를 가졌음에도 거친 욕설, 성희롱, 성차별 없이 상대방을 배려하는 펭수 덕분에 흐뭇해질 수 있는 클린 콘텐츠이다. EBS 사장 이름을 막 부르며 화를 낼지언정 적정선을 넘지 않는 10살 펭수의 '무한도전'은 앞으로도 쭉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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