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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m 투표용지 만들어 온 황교안 "선거법 통과되면 100개 정당 될 것"

황교안 "야합·막장 드라마, 숙주·기생정치... 문 대통령 나서서 즉시 중지시켜야"

등록 2019.12.23 11:14수정 2019.12.23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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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성동규 여의도연구원장이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지난 20대 국회의원 선거 투표용지를 들어보이며 “지금까지 총 50개의 정당이 창당했거나 창당을 준비 중이다”며 “총선까지 정당이 100개가 넘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고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비판하고 있다. ⓒ 유성호

"이 투표용지를 한번 보시라."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말하자, 옆에 서 있던 성동규 신임 여의도연구원 원장이 왼손에 들고 있던 투표용지를 펼쳤다. 1.3m의 긴 투표용지가 펼쳐졌다. 성동규 원장이 오른손에 들고 있던 투표용지(33.5cm)의 4배에 달하는 길이였다.

성 원장이 오른손에 든 투표용지는 지난 2016년 4월 13일에 치러진 제20대 국회의원 총선거 때 사용된 용지였다. 당시 비례대표 후보자를 등록한 정당은 21개였다. 그가 왼손에 든 투표용지는 오는 2020년 4월 15일에 실시되는 제21대 국회의원 총선거 용지를 시뮬레이션으로 만든 것이었다. 등록 정당은 '100개'로 가정했다.

현재 한국당을 제외한 '4+1 협의체(더불어민주당·바른미래당 당권파·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는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에 태운 공직선거법 개정안의 최종 합의안을 조율 중이다. 

황교안 대표는 23일 오전 국회의사당 본청 로텐더홀에서 당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4+1 협의체가 조율 중인 선거법이 통과될 경우 정당이 난립해 제대로 된 선거가 불가능할 것이라 주장했다.

황교안 "연동형비례대표제 날치기 처리되면 100개 정당 넘을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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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범여권의 4+1 선거법 협상을 비판하고 있다. ⓒ 유성호

황 대표는 "범여권정당들의 연동형비례대표제 협상이 우리 헌정사상 가장 추한 야합·막장 드라마가 되고 있다"라며 "온갖 명분도 다 내팽개치고 이제 한 석이라도 건지겠다면 탐욕밖에 남은 게 없다"라고 꼬집었다. 그는 "군소정당들이 차기 총선에서 살아남기 위해 민주당으로부터 연동형비례대표제를 얻고, 민주당은 그 대가로 공수처(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를 얻는 야합"이라며 "저들의 숙주·기생 정치가 이 나라의 민주주의를 뿌리부터 흔들고 있다"라고 공격했다.

이어 "연동형비례대표제가 얼마나 터무니없는 것인지는 내년 4월 15일 우리 국민들께서 투표용지를 받아들게 되면 바로 아시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자리에 앉아 있던 성동규 원장이 황 대표 옆에 선 것은 그때였다.


황 대표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된 정당이 무려 34개에 이른다, 창당준비위원회 신고를 마친 예비정당이 다시 16개로 모두 50개"라며 "총 50개의 정당이 이미 창당되었거나 창당 준비 중"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만약에 연동형비례대표제 선거법이 날치기 처리된다면, 비례대표의석 확보를 노리는 비례정당들이 우후죽순 생겨날 것"이라며 "총선 전까지 100개 정당이 넘을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100개 정당이 만들어져서 선거하게 되면, 이게 대체 공정하고 제대로 된 투표가 되겠는가"라며 "정당 이름 중에도 너무 비슷해서, 그거 분별하는 데도 힘든 정당들이 마구 나올 것"이라고 외쳤다.

그는 "국민들께서 터무니없는 투표용지를 받아들고 혼란스러워하실 것을 생각하면 벌써부터 죄송한 마음을 금할 수가 없다"라며 "야합과 협잡으로 얼룩진 1+4 선거법 협상은 우리 헌정사상 최악의 야합"이라고 꼬집었다. "이제는 민주당도 할 수 없다, 문재인 대통령께서 나서야 할 때"라며 "전세계적인 웃음거리가 되는 선거법 개악을 즉시 중지시켜주실 것을 강력하게 촉구한다"라고 대통령을 언급하기도 했다.

정미경 "비례한국당이 왜 꼼수냐"

한편, 한국당의 '비례한국당' 시나리오에 관한 항변도 나왔다. 앞서 심재철 원내대표 등은 선거법이 통과될 경우를 대비해 한국당이 위성정당인 '비례한국당'을 창당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실제로 의원총회에 교수를 초빙해 관련 시나리오 발표까지 들은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 기사: 심재철 "비례한국당 만들겠다" 엄포... 그게 가능해?) 그러나 당내외의 비판에 직면하면서 공식적으로는 한걸음 물러선 상태이다.

정미경 최고위원은 이날 "비례한국당을 꼼수라고 하는 언론에 한마디하겠다"라고 입을 열었다. 그는 "4+1 이건 꼼수 아니야? 512조 날치기한 문희상 국회의장은 꼼수 아니야? 연동형비례대표제, 이거 꼼수 아닌가? 위헌 아니야? 불법 아니야?"라고 되풀이했다. "결국은 자기네 금배지 숫자 얼마나 늘리느냐 고민하면서 만든 작전"이라며 "이 꼼수에 대해서, 위헌적인 것, 불법적인 것을 어떻게든 막아내려고 자구책 만들어낸 게 꼼수야?"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 최고위원은 "비례한국당이 왜 그렇게 꼼수라고 이야기하느냐"라며 "그러면 언론인들도 4+1이 꼼수라고 이야기해야지, 연동형비례대표제도 꼼수라고 이야기해야지"라고 불평했다. "집권여당의 품격에 대해서 말씀해주셔야 한다"라는 주장이었다. 그는 "그래서 지금 언론에 대한 불신이 팽배한 것"이라며 "이게 자꾸 반복되면 어떤 일이 벌어지냐면, 결국 국민들이 방송과 언론을 그냥 손에서 놓아 버릴 것이다, 언론의 힘이 사라질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23일 현재 4+1 협의체는 이날을 '결단의 날'로 선언하고, 선거법 최종 단일안 합의 및 본회의 상정을 위해 논의 중이다. 문희상 국회의장 주재 하에 교섭단체 3당(민주당·한국당·바른미래당) 원내대표 회동도 열린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연동형비례대표제 #비례한국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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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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