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안 선물 보따리 들고 서울시 누비는 박원순

선거법 위반 시비 속 행사장은 '북적'

등록 2019.12.23 17:20수정 2019.12.23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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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23일 오후 2시 서울 광진구 광진구청 대강당에서 열린 서울시 예산설명회에서 김선갑 광진구청장과 박원순 서울시장(오른쪽)이 시민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서울시 유튜브



23일 오후 서울 광진구 자양동에 있는 광진구청 3층 대강당. 500여 명의 청중들이 빽빽한 강당 한 가운데로 박원순 서울시장이 입장했다.

박 시장은 19일 중랑구를 시작으로 매일 1~3개 구씩 25개 구를 돌며 시민들에게 내년 서울시 예산안의 집행 계획을 발표하는 설명회를 하는 중이다. 올해 15개 자치구를 돌고, 내년 1월 중에 나머지 10개 자치구를 모두 방문하는 '강행군' 일정이다.

한 해 예산이 40조 원에 육박하고, 중앙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속에 대다수를 '서울형 복지'에 투여할 수 있는 만큼 '정책 세일즈'를 해보겠다는 심산이다.

박 시장은 "미국 뉴욕시장이 도시 운영과 관리를 매년 시민에게 보고하더라. 서울시도 시민들 세금으로 어떤 정책을 펴는지 설명하는 게 의무라고 생각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날 박 시장은 오전 구로구, 오후 광진구를 각각 방문했다. 두 곳 모두 서울시에서 비교적 개발이 더딘 지역으로 주민들의 민원이 많은 곳이다.

행사의 전반부는 청년수당 확대와 신혼부부 임차보증금 지원 등 최근 시작한 사업을 설명하고, 후반부는 지역주민들이 온라인 게시판에 올린 질문에 답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시민운동가 시절부터 수많은 강연회로 단련된 박 시장이 선호하는 형태의 이벤트라고 할 수 있다.

지역마다 다니면서 빼놓지 않고 나오는 얘기는 '도서관'과 '미세먼지'다.

구로구에서는 박 시장이 "이성 구청장에게 관내에 (건축업자가) 짓다가 중단한 건물이 있는데, 서울시가 재정을 지원해주면 구청이 인수해서 도서관으로 만들겠다고 제안해서 감동했다. 시 전역에서 건설이 중단된 건물을 찾아 도서관이나 주민편의시설 만들겠다는 아이디어가 여기서 나왔다"고 소개했고, 광진구에서는 김선갑 구청장이 "이용률이 떨어지는 어린이대공원 내 어린이도서관 신축하는 문제를 시와 협의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구청을 다닐 때마다 나오는 "미세먼지가 심각하다"는 민원에 대해서는 "시도 노력해야하지만, 시민들도 협력해주실 게 있다. 여기 오신 분들부터 승용차를 버리고 대중교통을 주로 이용해 달라"고 당부했다.

박 시장이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선거법 위반 시비다. 21대 총선을 넉 달 앞두고 시동을 건 예산 설명회가 관권 선거운동으로 비치지 않도록 언행을 조심했다. 특히 20대 서울 총선에서 대다수의 지역구에서 민주당에 패한 자유한국당이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다. 한국당은 박 시장이 설명회를 시작한 이후 거의 매일 같이 25개구 순회 예산 설명회의 중단을 촉구하면서 선관위에 선거법 위반 여부를 철저히 모니터할 것을 촉구하는 논평을 내고 있다.

이 때문에 광진구청장이 지역의 숙원사업인 서울지하철 2호선 지중화를 언급하며 "2조 원 이상의 예산이 들어가는 만큼 박 시장이 결심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하자 박 시장은 급히 "오늘은 시장님이라고 하지 말고 '서울시'라고 해야 한다"고 주의를 주기도 했다. 박 시장도 "선관위 직원이 이 자리에 있을 텐데 이 정도까지는 괜찮다고 한다"며 발언 수위를 각별히 조절하는 인상을 보였다.

선거법 논란의 부담이 없지 않지만 김선갑 구청장은 "헌정 이래 서울시장이 예산을 주민에게 직접 설명하는 것은 처음이다. 굉장히 새로운 경험"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박 시장 주변에서도 "지난해 '강북 옥탑방'보다 반응이 좋다"는 평가가 나왔다. '강·남북 격차 해소'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한여름 옥탑방 생활을 마다하지 않았는데, 여의도·용산 개발 논란에 파묻혀 일회성 이벤트로 끝난 것에 대한 회한이 담긴 진단이다.

박 시장의 핵심참모는 "시민들과의 적극적인 소통의 일환이니만큼 내년에도 계속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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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23일 오후 2시 서울 광진구 광진구청 대강당에서 열린 서울시 예산설명회에서 청중들이 박원순 서울시장의 설명을 듣고 있다. ⓒ 손병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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