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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선거법 개정안 합의... 민주당 손익은?

민주당, 의석수 줄 수도 있지만 공수처법 얻어... 정의당, 21대 총선 뛸 발판 마련

등록 2019.12.24 10:54수정 2019.12.24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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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희상 "이것이 의회민주주의입니까?" 문희상 국회의장이 23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임시국회 회기결정 안건에 대해 필리버스터(무제한토론)를 거절하자 자유한국당 소속 이주영 국회부의장과 심재철 원내대표가 의장석에 올라가 문 의장에게 항의하고 있다. 문 의장이 정상적인 회의 진행을 막고 있는 자유한국당 의원들을 향해 "이것이 의회민주주의입니까?"라고 목청높이고 있다. ⓒ 남소연

 
여야 '4+1'(더불어민주당·바른미래당·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 협의체가 공직선거법 개정안 단일안에 합의했습니다. 지난해 여야 5당 협의부터 시작해 패스트트랙로 대표되는 동물국회, 4+1 협의체까지. 올 한 해 국회를 뒤흔들었던 선거법 개정안이 마무리 단계로 접어든 셈입니다.

오랜 시간 협상 끝에 이뤄진 합의안이지만, 결과물은 그리 신통치 않습니다. 가장 먼저 지역구를 줄이고 비례대표를 늘린다는 당초 취지는 무색하게 지역구 253석+비례대표 47석 현행 의석수가 그대로 유지됐습니다.

다만, 비례대표 30석에 연동률 50%가 적용되면서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살아남았습니다. 끝까지 논란이 됐던 석패율제는 도입하지 않기로 최종 합의가 이뤄졌습니다.

4+1 협의체가 최종 합의했기에 그대로 본회의를 통과할 가능성이 큽니다. 새롭게 바뀐 선거제도, 누가 수혜자고 누가 손해를 봤는지 이해득실을 따져봤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선거법 주고 공수처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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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총 추인 받아낸 이인영 원내대표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가 23일 오후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마친 후 나서고 있다. 이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4+1 협의체의 선거법 개혁 단일안에 대해 의원들에게 설명한 후 추인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 남소연

 
4+1 협의체 사이에서 논의됐던 지역구 250석이 현행 253석으로 최종 합의되자 기자들은 윤호중 민주당 사무총장에게 '무슨 차이냐'라고 물었습니다. 그러자 윤 사무총장은 "군소정당의 요청에 따른 것"이라며 한 발 뒤로 물러섰습니다.

민주당은 4+1 협의체에서 가장 큰 힘이 있는 여당이지만 협상에서는 소극적인 자세를 취해왔습니다. 선거제도를 개혁하겠다는 강한 의지 대신, 다른 야당이 내미는 선거안을 조율하거나 선을 지키려는 모습이었습니다.

거대 여당이 많이 양보하면 할수록 군소정당에 유리합니다. 민주당 입장에서는 선거제 개혁에는 찬성하지만 현실적인 의석수를 무시할 수 없습니다. 이런 배경 속에서 민주당이 4+1 협상 자리를 떠날 수 없었던 이유는 바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법'(공수처법) 등 검찰개혁 법안입니다.

공수처법은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이 가진 최후의 보루입니다. 만약 공수처 설치를 포기한다면 촛불 민심의 역풍을 맞게 됩니다.

자유한국당이라는 제1야당이 버티며 반대하는 한 공수처법은 민주당 자력으로 본회의 문턱을 넘을 수 없습니다. 민주당은 선거법은 양보하고 공수처법을 받아오는 전략을 취한 것입니다.

바뀐 선거제를 대입하면 민주당은 20대 총선 123석보다 9석이 적은 114석 정도를 차지할 것으로 보여집니다. 전체 의석수는 적어졌지만, 정치적 전쟁에서 이길 수 있는 동맹군을 얻은 셈입니다.

정의당: 처음과 달라진 선거제,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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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상무위원회에 참석해 “오늘은 결단의 날이다”며 “오늘 3+1 대표를 만나서 모든 것을 내려놓고 설득하고 합의해서 마지막 결단이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유성호

 
"그동안 정의당은 작은 힘이지만 불가능했던 선거제도 개혁을 사력을 다해 여기까지 밀고 왔습니다. 하지만 6석의 작은 의석이란 한계 속에서 저희가 할 수 있는 것은 여기까지인 것 같습니다.

선거제도 개혁의 초심과 취지로부터 너무 멀리 왔고 비례의석 한 석도 늘리지 못하는 미흡한 안을 국민들에게 내놓게 된 것에 대해 정말 송구스럽습니다. 그럼에도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첫발이라도 떼는 것이 중요하다는 국민의 뜻을 받들겠습니다. 이번 선거제도 개혁안에 대해 아쉽고 부족한 부분은 국민들께서 채워주실 거라 믿고 있습니다." - 심상정 정의당 대표

이번 4+1 선거제 합의안에 따른 정의당의 이해득실은 심상정 대표가 상무위원회에서 했던 모두 발언에 담겨 있었습니다.

정의당 지지자와 과감한 선거제도를 요구했던 시민들 입장에서 보면 이번에 합의된 선거법은 실망 그 자체입니다. 오죽하면 심 대표가 "미흡한 안을 국민에게 내놓아 송구스럽다"라고 표현했을까요?

하지만 큰 틀에서 보면 일단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첫 발을 딛었다는 사실이 중요합니다. 처음에 그렸던 연동형 비례대표제라는 그림을 제대로 완성하지는 못했지만, 선거가 치러지면서 그 장점이 알려지면 충분히 업그레이드가 가능할 수 있습니다.

정의당은 석패율제를 고집한다는 보도가 이어지면서 '자기 밥그릇을 챙긴다'는 비난 여론도 일었습니다. '정의당이 원하는 것이 결국 국회의원 배지냐'는 비아냥도 들었습니다.

이번 합의로 정의당이 몽니를 부리고 있다는 비판은 어느 정도 사그라들 전망입니다. 여기에 다음 선거에서 기존보다 더 많은 6석(20대 총선 지역2석+비례4)인 12석(협의안  지역2석+비례10석) 정도를 확보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었다는 평가입니다. 과감한 개혁은 못 이뤘지만, 출발선에서 자리를 잡고 뛸 준비는 됐습니다.

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대인신당: 지역구를 유지하게 된 의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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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민주평화당, 손학규 바른미래당,유성엽 대안신당,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만나 회동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군소정당 입장에서 이번 선거제는 유리하면 유리하지 손해는 없는 결과입니다. 특히 지역구가 사라지거나 통폐합이 예상됐던 호남 지역 의원들이 살아남게 됐습니다.

4+1 협의체는 선거구 획정 인구 기준을 '선거일 전 3년 평균'으로 잠정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럴 경우 인구수가 적은 지역에서는 기준 인구수가 줄어들어 지역구 통폐합을 막을 수 있게 됩니다.

지역구가 축소될 경우 전남 여수갑, 전북 익산갑·을과 남원·임실·순창, 김제·부안 등은 통폐합이 불가피했습니다. 호남 지역에만 의석 3~4개가 줄어들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역구 의석이 유지되면서 한숨을 돌리게 됐습니다.

4+1 협의체에 참여한 정당들을 보면 누구 하나 엄청난 이득을 취하지는 못했습니다. 그러나 내줄 것을 내주고 받을 것은 착실하게 받아 큰 손해를 보지 않았습니다. 전형적인 정치 협상에서 나올 수 있는 결과물로 보여집니다.

국회는 임시회의 회기가 끝나는 25일 자정까지 필리버스터가 이어지게 됩니다. 26일 오후 2시 본회의가 소집되면 선거법이 상정됩니다. 4+1 협의체 소속 의원들이 표결에 참여하면 무난히 통과될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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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언론 '아이엠피터뉴스'를 운영한다. 진보나 좌파보다는 상식적인 사회를 꿈꾸며 서울과 제주도를 오가며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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