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과 악연' 최명희 전 강릉시장 총선 출마 선언... 맞대결 관심

무소속 출마 선언은 여론에 대한 자심감 때문인 듯

등록 2019.12.26 18:00수정 2020.01.02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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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명희 전 강릉시장 ⓒ 김남권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던 최명희 전 강릉시장이 입장을 번복해 출마 의지를 밝혔다. 이를 두고 지역 내 정당들은 최 전 시장의 최종 선택지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최명희(65) 전 강릉시장은 23일 내년 총선 출마 의지를 밝히면서 "완전한 주민자치제 실현을 위해 현실 정치에 뛰어들겠다. 이것이 내가 마지막으로 지역을 위해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최 전 시장은 "시장에 나온 것도 지방행정을 오래했기 때문에 지방 자치를 구현해보고 싶어서였는데 현직 때 많이 느낀 것은 지자체 갈 길이 멀었다"면서 "지방자치는 주민 중심이 되어야 하는데 불출마 선언 후, 두달동안 객관적인 입장에서 바라본 상황은 지방자치가 거꾸로 가는 것 같았다"고 출마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나 최 전 시장은 당장 특정 정당으로의 입당보다는 당분간 무소속으로 주변의 여론을 살핀 뒤 최종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최 전 시장은 전화 인터뷰에서 '민주당과 사전 교감이 있었느냐'는 질문에 "없다"고 선을 그은 뒤, "이제는 유권자들의 지지를 받아야지 정당 조직으로 선거를 치르는 시대는 지났다"면서 무소속 출마에 대한 자심감도 내비쳤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최 전 시장이 일단 무소속으로 몸값을 올린 뒤 향후 입당 과정에서 유리한 협상 카드로 이용하려는 전략으로 보고 있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최 전 시장이 민주당을 택할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이는 그동안 민주당이 최 전 시장에게 직간접적으로 꾸준한 러브콜을 보냈왔다는 점과, 또 4선 도전 의사를 밝히고 있는 자유한국당 권성동 의원과 과거 강릉시당협위원장 자리를 놓고 심한 갈등을 겪였던 악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최 전 시장은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탄핵 국면이었던 지난 2017년 2월, 권성동 의원의 탈당으로 공석이 된 강릉시당협위원장 자리를 맡았지만, 지방선거를 앞둔 같은해 12월 바른미래당에서 복당한 권 의원에게 밀려 당협위원장 자리를 내준 뒤 강력 반발하며 1000여 명의 지지자와 집단 탈당한 바 있다.


민주당 강릉시지역위원회 측에서는 최 전 시장과 교감설에 대해 부인했다.

민주당 강릉위원회 복수 관계자들은 "최명희 전 시장이 출마선언 과정에서 중앙당은 모르겠지만, 적어도 우리 쪽과는 전혀 교감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는 최 전 시장의 포석이 민주당 입당을 전제로 한 것이 아닐 수도 있음을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일각에서는 최 전 시장이 이처럼 무소속 출마에 방점을 찍고 자신감을 보이고 있는 것은, 지난 10월 24일 <강원일보>에서 발표한 여론조사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 전 시장은 불출마 선언 직후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한번 결정한 것은 절대 번복하지 않는다"면서 불출마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보였기 때문이다.  

민주당 입당설 등 총선 출마를 놓고 고민하던 최 전 시장은 지난 10월 17일 불출마를 선언했다. 하지만 일주일 뒤인 24일 발표된 여론조사 후보자 적합도에서는 최 전 시장이 권 의원에 앞선 1위로 나타났다. (리얼미터가 <강일일보> 의뢰로 지난 10월 12일~13일 동안 조사해 발표.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고.)

따라서 최 전 시장의 정당 입당 등 진로에 대한 결정은 향후 여론의 향배에 따라 좌우 될 것으로 보인다. 최 전 시장 역시 인터뷰에서 "지역 원로들 의견들도 들어보고, 설 연휴 때 여론이나 분위기가 중요하기 때문에 상황을 보고 무소속으로 갈건지 특정 정당을 선택 할 것인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해 이를 뒷받침 하고 있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최 전 시장이 자유한국당을 택할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출마 의지를 확실히 밝히고 있는 권성동 의원의 강원랜드 채용비리 2심 재판 결과에 따라 변수가 생길 경우를 대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최 전 시장은 "권 의원이 무죄가 나올 것"이라고 예측하고 선을 긋는 모양새다. 권 의원 측 역시 검찰 쪽에서 추가 증거를 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내년 1월로 예상되는 2심 판결에서 무죄를 확신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민주당 일부 관계자들 사이에서 강력한 후보군으로 거론되던 최종구 전 금융위원장이 지난주 중앙당에 출마의사를 밝혔다는 소문이 흘러나오기도 했지만, 최 전 금융위원장은 오마이뉴스에 "그런 적 없다"고 부인했다.
#강릉시 #최명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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