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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감싸는 여상규? "쟁점도 별로 없던데"

[법무부장관 인사청문회] 한국당 '자료제출' 공세에 직접 방어도... 장제원 "왜 위원장이 예단하나"

등록 2019.12.30 12:24수정 2019.12.30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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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믿는다" 박지원 발언에 소리없이 웃은 추미애 추미애 법무부장관 후보자가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공수처법 관련 질의를 준비한 박지원 대안신당(가칭) 의원의 "저는 늘 (후보자의 약속을) 믿습니다" 발언을 듣던 중 잠시 웃고 있다. 추 후보자와 박 의원은 한 때 불화설이 돌 정도로 관계가 좋지 않다고 알려진 바 있으나 이날은 법무부장관 후보자와 청문위원으로 만나 이를 의식한 듯한 질의와 답변이 오갔다. ⓒ 남소연


자유한국당 여상규 법제사법위원장 : "오늘 본회의 개의와 청문회 끝 시점을 어느 정도 맞춰야..."

정점식 한국당 의원 : "후보자가 좋아할 말을 먼저 하시네 허허."

여상규 : "의원총회는 참석하기 어렵고, 본회의 개의 시점에 (청문회 종료 시점을) 맞춰야 할 것 같은데."

장제원 한국당 의원 : "그건 위원장 생각이시고 하하."

추미애 법무부장관 후보자 : "장 의원님이 위원장님의 의사진행에 협조해주셔야겠다."


시작부터 훈훈했다. 여상규 법사위원장의 다음 말은 "쟁점도 별로 없던데"였다. 추 후보자가 30일 인사청문회 시작 5분 전 여 위원장의 방을 방문한 자리에서 나온 대화였다. 장제원, 정점식 의원은 물론이고 한국당 소속 법사위 간사인 김도읍 의원도 동석했다.

한국당 청문위원들이 울산시장 선거개입, 정치자금법 위반 등 다양한 의혹제기를 준비한 상황에서, 여 위원장의 태도는 예상치 못한 반응이었다. 김도읍 의원이 추 후보자를 보자마자 "당대표까지 했으면 책임 있게 준비해야지 현직 의원이 의회를 이렇게 무시하면 되냐"고 역정을 낸 것과 다른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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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진행 발언하는 장제원 자유한국당 장제원 의원이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추미애 법무부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자료제출과 관련한 의사진행발언을 하고 있다. ⓒ 남소연

 
장 의원도 추 후보자의 재킷 색깔을 들어 견제구를 날렸다. 그는 "빨간 재킷을 입었다면 안심 했을텐데, 파란 재킷을 입어 걱정된다. 민주당 색깔이 잖나"라면서 뼈있는 농담을 던졌다.


그러자 추 후보자는 "저는 중립이다"라며 웃어보였다. 부실한 자료 제출 비판에 대해선 "기관 간 협조가 안 된 것도 있고, 제 의정활동이 길다보니 오래 전 내용은 기억하기가 쉽지 않다"고 해명했다.

여상규 칭찬한 박지원 "진행 끝물에 잘하시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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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후보자 인사청문회 진행 맡은 여상규 위원장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추미애 법무부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여상규 위원장이 의사진행발언을 신청하는 여야 의원들의 순서를 조정하고 있다. ⓒ 남소연

 
여 위원장의 자료 제출 '공세 차단'은 인사청문회 현장까지 이어졌다. 한국당 위원들이 2004년 추 후보자가 정치자금으로 지출한 출판 계약비 1억 원 횡령 의혹을 제기하며 관련 증빙 자료를 요구하자 여 위원장은 "기억을 더듬어 내서라도 답변하라"면서도 "자료를 도저히 구하지 못한다면 제출을 요구한 의원께 왜 할 수 없는지 설명하길 바란다"며 언쟁을 일축했다. 김도읍 간사가 "국무위원 자질 뿐 아니라 국회의원 자질도 의심스럽다"며 사퇴를 주문한 것과 상반된 모습이었다.

장제원 의원이 여 위원장의 판단에 대뜸 목소리를 높이며 "(지금) 답변 받아야 한다"고 요구하자 그는 "자료를 내라고 했는데 그 이상 뭘 하느냐"면서 "본인이 기억이 안 난다는데 잘 제출하겠다는 말 외에 무슨 답변을 하나"라고 옹호하고 나섰다. 장 의원이 "왜 예단을 하시느냐"고 다시 따지자 여 위원장은 다시 짜증 섞인 목소리로 "후보자 답변은 뻔하지 않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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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후보자에 질의하는 박지원 의원 박지원 대안신당(가칭) 의원이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추미애 법무부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공수처법 관련 질의를 하고 있다. ⓒ 남소연

 
'법사위 앙숙'으로 알려진 박지원 대안신당 의원이 여 위원장을 칭찬하는 아이러니한 상황도 표출됐다. 박 의원은 여 위원장이 한국당 위원들의 자료제출 요구에 "오전까지 제출하라했으니 이제 됐다. 회의 진행은 내가 한다"고 으름장을 놓자 "우리 위원장이 잘한다"고 치켜세웠다.

박 의원은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서도 "최소한 1억 이상의 거래는 자료가 없더라도 경험 상 기억할 수밖에 없다. 한국당 의원들의 요구는 옳다"면서도 "그런데 여 위원장이 끝물에 너무 사회를 잘 보셔서 존경을 표한다"고 말했다. 박 의원의 이 말에 주변에 있던 취재진과 청문위원들의 웃음이 터지기도 했다.

한편, 추 후보자는 한국당 위원들의 요구에 대해 "법률상 보존기간이 지난 자료는 발견하기 어렵지만 최대한 노력하고 있다. 제출할 수 있는 것은 최선을 다해서 하고, 안 되는 것은 왜 안 되는지 소상히 설명하겠다"고 밝혔다.
#추미애 #여상규 #장제원 #법무부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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